[나무편지]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사이를 걸어보실 일입니다”의 그 나무 ★ 1,232번째 《나무편지》 ★ 나희덕의 시 《해미읍성에 가시거든》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 나무를 바라보는 마음이 이토록 애틋하지 않았을 겁니다. 해미읍성에서 간다 하더라도 아마 〈서산 해미읍성 회화나무〉만 한참 바라보고 그냥 돌아왔을 겁니다. 나희덕의 시를 알고난 뒤로는 이 나무 〈서산 해미읍성 느티나무〉를 스쳐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일은 없었지만, 혹시 회화나무만 보고 돌아섰다면 아마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처럼 허전한 마음이었을 게 뻔합니다. 그만큼 회화나무와 느티나무는 마음에 똑같은 크기로 남아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나무를 ‘식물도감’이 아니라 ‘시집’으로 배웠다”고 자주 올린 말씀이 허수로이 끄집어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