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옷 오래 기다렸어요당신이 떠나가던 숲길을 오래 서성였어요그날 처럼 자욱한 안개를내 가슴에 가득 안고 돌아왔어요흐트러지기 쉬운 안개를 베틀에 얹고 하염없이한올 한올 실로 이었어요다가가면 눈물로 되돌아오는 안개를 짜서언젠가 당신이 돌아오시면고운 옷으로 입혀드리고싶었어요숲의 정령인 팔색조와 밀화부리의 노래를 몰래 새겨 넣었어요수줍어 말할 수 없는 길가찔레의 향기는 먼 훗날 기억으로 숨겨두었어요이렇게 그리움이 없다면 하루도 살 수 없었겠지요지으면 허물어져 사라져버리는안개옷을 짓기 위해오늘도 베틀 앞에 앉아 있어요다가오는듯멀어져가는 듯안개를 바라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