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집』(1993)해설: 사회적 존재의 탐색과 휴머니즘의 길
『칼과 집』(1993)해설 사회적 존재의 탐색과 휴머니즘의 길 박윤우 문학평론가∙서울대 강사 詩가 언어를 통한 현실적 재의 발현인 한, 사람이 사는 일로부터 무관한 시쓰기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 사는 일을 어떻게 말하는가에 이를 때, 우리는 대상으로서 삶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를 문제 삼지 않으면 안된다. 시쓰기란 진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방법론적 도구가 아니라, 진실 자체에 접근하려는 끊임없는 인식과정의 드러냄, 즉 행위화이기 때문이다. 소이 해체의 방법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해체’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은 그야말로 현상이 본질을 대신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철저히 종속된 것이며, 그 언어들은 구조 속에 함몰된 인간에 대한 무책임한 발관이자 자의적인 동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