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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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 437

'의심하는 도마'처럼… 증거를 찾고 믿으라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의심하는 도마'처럼… 증거를 찾고 믿으라박성희 이화여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입력 2025.05.16. 00:02 도마는 의심이 많은 제자로 전해진다. 스승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사실을 그는 직접 보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던 그의 앞에 부활한 예수가 나타나 못이 박힌 손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여주며 만져보라고 했다. 증거를 본 도마는 그때야 예수를 알아보고 부활을 받아들인다. 의심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의심하는 도마(doubting Thomas)’라는 말의 유래다.그렇다고 도마가 예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 ‘의심’을 뜻하는 그리스어는 ‘보류하다’ ‘주저하다’라는 의미에 가까우며, 의심이 많은 것이 아니..

문화평론 2025.05.16

집을 '장수 생활 캠프'로 꾸며라

[김철중의 생로병사] 집을 '장수 생활 캠프'로 꾸며라김철중 의학전문기자입력 2025.05.13. 00:02 8 일러스트=이철원 만성 신부전증으로 콩팥 기능을 잃은 김모(64)씨는 투석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는 의료 기관 인공신장실을 다니지 않는다. 대신 매일 밤 잠자리에 들 시간에 가정용 투석기를 꺼낸다. 복막 투석이다. 배 안의 공간 복강으로 연결한 튜브에 투석액이 담긴 투석기를 연결하면, 잠자는 동안 투석액이 배 안으로 흘러 들어가 몸속 노폐물을 걸러낸다. 복막이 투석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거른 투석액은 자동으로 배 밖으로 빠져나와 투석기에 담긴다. 자는 동안 새로운 투석액으로 이런 순환이 수차례 이뤄진다.투석이 잘 이뤄졌는지는 투석기 제어 장치에 나타난다. 그 기록은 인터넷으..

문화평론 2025.05.13

역사 속 교황들

[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그리스도의 대리인' 교황… 예수와 베드로 관계서 비롯됐죠역사 속 교황들정세정 옥길새길중학교 역사 교사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5.07. 00:30업데이트 2025.05.07. 04:11 15세기 말 그려진 그림으로, 앞줄 가운데 무릎을 꿇고 있는 베드로가 예수로부터 열쇠를 받고 있는 모습이에요. /위키피디아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가톨릭교회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교황은 가톨릭교회에서 어떤 존재이고, 교황을 뽑는 절차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많은 추모객이 몰린 바티칸은 언제부터 교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된 것일까요. 오늘은 세계사 속에서 큰 족적을 남긴 교황을 통해 교황의 역사와 역할을 다섯 문답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문화평론 2025.05.09

성당 종탑 점거한 전장연…"중단하라"는 장애인 부모들, 무슨일

성당 종탑 점거한 전장연…"중단하라"는 장애인 부모들, 무슨일중앙일보입력 2025.05.02 07:00업데이트 2025.05.02 10:561일 서울 종로구 소재 혜화동성당의 종탑 위 십자가에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깃발이 걸려 있다. 사진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1일 오전 9시쯤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자 서울 종로구 소재 혜화동성당의 종탑 위에 있는 3명이 1평 남짓한 텐트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이들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소속 민푸름·박초현·이학인 활동가다. 이들은 텐트 안에서 빗방울은 피할 수 있었지만 옷을 2~3겹 껴입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이들은 지난달 14일부터 혜화동성당 종탑을 점거하고 있다. 천주교 교단이 ‘장애인 탈(脫)시설 정책’을 공개 비판했다는 점과 100곳 이상..

문화평론 2025.05.02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빛과 어둠 품은 박물관, 생사 초월한 순교의 역사중앙일보입력 2025.04.22 00:26업데이트 2025.04.22 03:40업데이트 정보 더보기지면보기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김정탁 노장사상가서울을 대표하는 건물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들고 싶다. 이 건물들은 여러 면에서 대칭적이고 대조적이라 서울을 대표할만한 건물이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는 도심지 동쪽에,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도심지 서쪽에 각각 자리해 먼저 위치상으로 대칭을 이룬다. 또 디자인플라자는 지상에 지어진 데 반해 역사박물관은 지하에 세워지고, 디자인플라자가 곡선의 미를 뽐내면 역사박물관은 직선의 미를 자랑하는 점에서 서로 대조적이다. 그리고..

문화평론 2025.04.24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수퍼 유인원의 죽음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수퍼 유인원의 죽음100년 넘게 이어진 '유인원에게 사람의 말 가르치기' 실험3000개 이상 어휘 활용한 천재 보노보 칸지가 가능성 입증불 피우고 석기도 만들며 유인원 학습에 대한 고정관념 깨 박건형 기자입력 2025.04.01. 00:02업데이트 2025.04.01. 10:36  그래픽=박상훈1973년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교수 허버트 테라스는 야심 찬 실험을 기획했다. 아기 침팬지에게 수어(手語)를 가르쳐 사람과 소통하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침팬지·고릴라·보노보 같은 유인원에게 사람의 말을 가르치려는 시도는 20세기 초반부터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1960년대 이유가 밝혀졌는데 유인원의 성대 구조와 혀의 움직임으로는 사람 말소리를 만..

문화평론 2025.04.01

대중 지지가 기반, 민주주의와 파시즘은 '동전의 양면'

대중 지지가 기반, 민주주의와 파시즘은 '동전의 양면'중앙선데이입력 2025.03.22 00:09업데이트 2025.03.24 13:04[임지현 ‘반전의 세계사’] 민주주의 위기와 파시즘지난 15일 런던 테슬라 대리점 앞에서 시위자가 “나치 차를 사지 말라”라는 팻말을 들었다. [EPA=연합뉴스]민주주의가 요동치고 있다. 언론이나 학계가 1930년대 파시즘의 시대를 자꾸 되돌아보는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이다. 21세기 민주주의 위기가 1930년대 파시즘의 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반파시즘 진영의 축이었던 서유럽과 미국도 그 위기의 한 축이라는 점이다.서유럽과 동유럽을 가를 것 없이 극우 정치세력이 약진하고 있는 유럽 대륙은 물론이고, 영국의 극단적 보수주의 정당인 ‘개..

문화평론 2025.03.27

풍자인가 조롱인가'거울 치료'의 양날

"거울아, 거울아~ 다음에 긁힐 사람은 또 누구니?"[아무튼, 주말]풍자인가 조롱인가'거울 치료'의 양날정시행 기자입력 2025.03.15. 00:34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튜브에서 선보인 '대치맘 패러디' 두 편이 장안의 화제다. 강남 엄마 교복이라는 몽클레르 패딩이 개그 소품이 되자 헐값에 중고 시장에 쏟아졌다. 상대를 거울처럼 따라 해 자아 성찰의 기회 혹은 수치심을 안기는 소위 '거울 치료'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예다. 대치맘이 '치료'의 대상인 지는 논외다. /일러스트=김영석 “현실 고증 미쳤다. 거울 치료 장인(匠人)이다.”코미디언 이수지가 지난달 유튜브에서 선보인 ‘대치맘’ 패러디를 놓고 쏟아진 네티즌 반응이다. 이씨가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 대치동 학부모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과 말투,..

문화평론 2025.03.15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중앙일보 입력 2025.03.10 00:30업데이트 2025.03.10 13:22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2025년. 21세기가 4분의 1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인류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미국 현대사를 ‘진보 시대’(1930~1960년대)와 ‘보수 시대’(1980~2008년 금융위기)로 구분한 바 있다. 이 역사 인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진보 시대가 ‘복지국가 시대’였다면, 보수 시대는 ‘신자유주의 시대’였다.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열린 것은 ‘포퓰리즘 시대’다. 미국 ‘트럼프주의’에서 프랑스 ‘국민전선’,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형제들’, 스페인 ‘포데모스..

문화평론 2025.03.10

20세기의 유산, 공산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20세기의 유산, 공산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중앙일보입력 2025.02.27 00:28지면보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나는 비교적 많은 여행을 했다. 목적이 있는 여행이었기에 배우고 얻은 것도 많았다. 1961~1962년, 1년 가까이 미국에 머물렀고 유럽을 거쳐 귀국했다. 세계여행을 한 셈이다. 10년이 지난 72년에도 한 학기를 미국 대학에 가 있었고, 두 번째 세계여행을 시도했다. 40세부터 90을 넘길 때까지 공산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를 찾아보았다. 그러는 동안에 20세기 들어 공산 국가들의 탄생과 쇠퇴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 과정에서 세계의 정신문화와 ..

문화평론 2025.02.27

2030세대, 민주주의를 의심하다

2030세대, 민주주의를 의심하다중앙선데이입력 2025.02.15 02:01업데이트 2025.02.15 02:28한때 민주주의는 ‘목놓아 부르던 이름’이었다. 이젠 아니다. 대통령부터 사법부까지 민주주의의 주요 제도들은 불신받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더하다.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다.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23일 성인 1514명을 대상으로 웹서베이(web survey)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한국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0~10점)라는 질문에 20대(18~29세)는 5.08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60대(5.07점)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전체 평균(5.36점)에도 미치지 못한다.그래픽=이현민 기자특히 20대 남성은 4..

문화평론 2025.02.17

Rich Men North of Richmond(2023)

[박은식의 보수주의자의 Rock] 그 노래는 어떻게 보수 우파의 찬가가 됐나Rich Men North of Richmond(2023)박은식 의사입력 2025.02.14. 00:02업데이트 2025.02.14. 09:40   일러스트=양진경미국 대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던 2023년 9월. 가난한 노동자 올리버 앤서니(Oliver Anthony)가 부른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Rich Men North of Richmond)’이 발표되자마자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꾸준히 음원을 내며 차트에 들기는커녕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두개골 골절상을 당한 후유증으로 일용직만 전전하던 이가 전 세계 음악인들이 동경하는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그것도 2주씩이나? 세계 최초 ..

문화평론 2025.02.14

[WEEKLY BIZ] [Cover Story] 트럼프는 어떤 논리로 애덤 스미스에 맞서나

조선경제WEEKLY BIZ도널드 트럼프 vs 애덤 스미스[WEEKLY BIZ] [Cover Story] 트럼프는 어떤 논리로 애덤 스미스에 맞서나조성호 기자입력 2025.02.06. 18:05업데이트 2025.02.06. 18:54  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그래픽=백형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취임 후 12일 만인 1일 관세 인상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이 발표 후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중국의 관세는 전격 인상했고, 다음 표적으로 유럽연합(EU)을 벌써 거론하는 등 전선..

문화평론 2025.02.07

근대 이전 최장거리 여행자 이제현

왕명 따라, 왕 구명 위해 3만㎞…중국땅이 좁았다중앙일보 입력 2025.01.31 00:24 업데이트 2025.01.31 02:52근대 이전 최장거리 여행자 이제현이익주 역사학자·서울시립대 교수설날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정부가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이라고 하고 3일까지 연휴로 지정해서 공휴일도 아닌 음력 설을 고사시키려고 했다. 그때 이중과세(二重過歲) 금지란 말도 나왔다. 해를 두 번 보내지 말라는, 즉 설을 두 번 쇠지 말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음력 설 사랑을 막지 못했다. 결국 구정이 ‘민속의 날’이란 어정쩡한 이름으로 공휴일이 되더니 1989년부터는 ‘설날’ 이름을 되찾고 사흘 연휴가 되었다. 대신 신정 연휴는 점차 없어져 신·구정 싸움은 후자의 승리로 끝이 ..

문화평론 2025.01.31

쇄국 나선 사절단 태세 급변, 서양 문물 챙겨 귀국

쇄국 나선 사절단 태세 급변, 서양 문물 챙겨 귀국중앙일보 입력 2025.01.24 00:18스핑크스의 사무라이들윤상인 전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과거사 문제의 매듭도 양보할 수 없지만 상대를 더 잘 아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본의 근대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남긴 여행기와 일기, 문학작품을 통해 ‘현대 일본의 기원’인 일본 근대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살피는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우등생의 빛과 그늘서양 제국주의가 기세를 떨치던 19세기 후반의 시점에서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서양 대포의 위력에 굴복하여 국토의 전부 혹은 일부를 식민지로 내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궁금해한다. 왜 일본만이 식민지가 안 되..

문화평론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