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문화평론 430

풍자인가 조롱인가'거울 치료'의 양날

"거울아, 거울아~ 다음에 긁힐 사람은 또 누구니?"[아무튼, 주말]풍자인가 조롱인가'거울 치료'의 양날정시행 기자입력 2025.03.15. 00:34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튜브에서 선보인 '대치맘 패러디' 두 편이 장안의 화제다. 강남 엄마 교복이라는 몽클레르 패딩이 개그 소품이 되자 헐값에 중고 시장에 쏟아졌다. 상대를 거울처럼 따라 해 자아 성찰의 기회 혹은 수치심을 안기는 소위 '거울 치료'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예다. 대치맘이 '치료'의 대상인 지는 논외다. /일러스트=김영석 “현실 고증 미쳤다. 거울 치료 장인(匠人)이다.”코미디언 이수지가 지난달 유튜브에서 선보인 ‘대치맘’ 패러디를 놓고 쏟아진 네티즌 반응이다. 이씨가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 대치동 학부모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과 말투,..

문화평론 2025.03.15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

포퓰리즘 시대의 사회통합중앙일보 입력 2025.03.10 00:30업데이트 2025.03.10 13:22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2025년. 21세기가 4분의 1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인류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미국 현대사를 ‘진보 시대’(1930~1960년대)와 ‘보수 시대’(1980~2008년 금융위기)로 구분한 바 있다. 이 역사 인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진보 시대가 ‘복지국가 시대’였다면, 보수 시대는 ‘신자유주의 시대’였다.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열린 것은 ‘포퓰리즘 시대’다. 미국 ‘트럼프주의’에서 프랑스 ‘국민전선’,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형제들’, 스페인 ‘포데모스..

문화평론 2025.03.10

20세기의 유산, 공산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20세기의 유산, 공산주의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중앙일보입력 2025.02.27 00:28지면보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나는 비교적 많은 여행을 했다. 목적이 있는 여행이었기에 배우고 얻은 것도 많았다. 1961~1962년, 1년 가까이 미국에 머물렀고 유럽을 거쳐 귀국했다. 세계여행을 한 셈이다. 10년이 지난 72년에도 한 학기를 미국 대학에 가 있었고, 두 번째 세계여행을 시도했다. 40세부터 90을 넘길 때까지 공산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를 찾아보았다. 그러는 동안에 20세기 들어 공산 국가들의 탄생과 쇠퇴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 과정에서 세계의 정신문화와 ..

문화평론 2025.02.27

2030세대, 민주주의를 의심하다

2030세대, 민주주의를 의심하다중앙선데이입력 2025.02.15 02:01업데이트 2025.02.15 02:28한때 민주주의는 ‘목놓아 부르던 이름’이었다. 이젠 아니다. 대통령부터 사법부까지 민주주의의 주요 제도들은 불신받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더하다.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다.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23일 성인 1514명을 대상으로 웹서베이(web survey)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한국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0~10점)라는 질문에 20대(18~29세)는 5.08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60대(5.07점)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전체 평균(5.36점)에도 미치지 못한다.그래픽=이현민 기자특히 20대 남성은 4..

문화평론 2025.02.17

Rich Men North of Richmond(2023)

[박은식의 보수주의자의 Rock] 그 노래는 어떻게 보수 우파의 찬가가 됐나Rich Men North of Richmond(2023)박은식 의사입력 2025.02.14. 00:02업데이트 2025.02.14. 09:40   일러스트=양진경미국 대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던 2023년 9월. 가난한 노동자 올리버 앤서니(Oliver Anthony)가 부른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Rich Men North of Richmond)’이 발표되자마자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꾸준히 음원을 내며 차트에 들기는커녕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두개골 골절상을 당한 후유증으로 일용직만 전전하던 이가 전 세계 음악인들이 동경하는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그것도 2주씩이나? 세계 최초 ..

문화평론 2025.02.14

[WEEKLY BIZ] [Cover Story] 트럼프는 어떤 논리로 애덤 스미스에 맞서나

조선경제WEEKLY BIZ도널드 트럼프 vs 애덤 스미스[WEEKLY BIZ] [Cover Story] 트럼프는 어떤 논리로 애덤 스미스에 맞서나조성호 기자입력 2025.02.06. 18:05업데이트 2025.02.06. 18:54  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그래픽=백형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취임 후 12일 만인 1일 관세 인상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이 발표 후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중국의 관세는 전격 인상했고, 다음 표적으로 유럽연합(EU)을 벌써 거론하는 등 전선..

문화평론 2025.02.07

근대 이전 최장거리 여행자 이제현

왕명 따라, 왕 구명 위해 3만㎞…중국땅이 좁았다중앙일보 입력 2025.01.31 00:24 업데이트 2025.01.31 02:52근대 이전 최장거리 여행자 이제현이익주 역사학자·서울시립대 교수설날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정부가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이라고 하고 3일까지 연휴로 지정해서 공휴일도 아닌 음력 설을 고사시키려고 했다. 그때 이중과세(二重過歲) 금지란 말도 나왔다. 해를 두 번 보내지 말라는, 즉 설을 두 번 쇠지 말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음력 설 사랑을 막지 못했다. 결국 구정이 ‘민속의 날’이란 어정쩡한 이름으로 공휴일이 되더니 1989년부터는 ‘설날’ 이름을 되찾고 사흘 연휴가 되었다. 대신 신정 연휴는 점차 없어져 신·구정 싸움은 후자의 승리로 끝이 ..

문화평론 2025.01.31

쇄국 나선 사절단 태세 급변, 서양 문물 챙겨 귀국

쇄국 나선 사절단 태세 급변, 서양 문물 챙겨 귀국중앙일보 입력 2025.01.24 00:18스핑크스의 사무라이들윤상인 전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과거사 문제의 매듭도 양보할 수 없지만 상대를 더 잘 아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본의 근대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남긴 여행기와 일기, 문학작품을 통해 ‘현대 일본의 기원’인 일본 근대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살피는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우등생의 빛과 그늘서양 제국주의가 기세를 떨치던 19세기 후반의 시점에서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서양 대포의 위력에 굴복하여 국토의 전부 혹은 일부를 식민지로 내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궁금해한다. 왜 일본만이 식민지가 안 되..

문화평론 2025.01.24

산분장(散粉葬)

[만물상] 산분장(散粉葬)김민철 기자입력 2025.01.15. 20:38업데이트 2025.01.16. 00:08  추석 당일인 24일, 성묘(조상의 묘를 손질하고 살피는 일)를 하기 위해 전북 전주효자공원묘지를 찾은 사람들. 1997년 세상을 떠난 덩샤오핑은 “각막은 기증하고 시신은 해부용으로 쓴 다음 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고 유언했다. 그의 유골은 홍콩 앞바다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바다에 뿌려졌다. 그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이 같은 유언을 남겼다. 그는 사후에 자신의 기념관을 세우지 말고 동상도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치고는 소박하게 삶을 마무리했다.일러스트=이철원 ▶상당수 국가에서는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바다장이 보편적인 장례 ..

문화평론 2025.01.21

"계엄도 탄핵도 모두 칼춤이다…지금 여야는 한풀이 정치"

"계엄도 탄핵도 모두 칼춤이다…지금 여야는 한풀이 정치"중앙일보 입력 2025.01.17 00:46백성호의 현문우답개척교회라지만 자신의 좁은 집이었다. 교인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자녀 둘. 그게 전부였다. 1990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교회를 개척한 류영모 목사는 결국 교인 1만6000명의 한소망교회(일산)를 일구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쓰리맨”이라고 부른다. 맨손과 맨몸으로 맨땅에서 우뚝 섰기 때문이다.류영모 목사는 몸소 개척해 34년간 일군 교회를 후임 목사에게 훌훌 승계했다. 승계 과정은 무척 투명하고 모범적이었다. 류 목사는 "교회의 주인은 저도 아니고 후임도 아니다. 하나님이다"라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지난해 11월, 70세 정년을 맞이한 류 목사는 피땀으로 일군 교회를 후임 목사에..

문화평론 2025.01.17

일본 장수 사야카는 왜 김충선이 됐나

명분 없는 전쟁에 염증, 피 대신 문화국 귀화중앙일보입력 2025.01.10 00:34 업데이트 2025.01.10 10:06일본 장수 사야카는 왜 김충선이 됐나이숙인 동양철학자·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일본인 사야카(沙也可)는 스무살 남짓의 나이에 조선 정벌의 선봉장으로 부산에 상륙한다. 본격적인 침략군에 앞서 척후병으로 군사 3000명을 이끌고 온 좌선봉(左先鋒) 사야카는 상륙한 지 이틀 후 1592년 4월 15일에 조선의 백성들에게 효유서(曉諭書)를 돌린다. “조선 백성들은 전과 다름없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하시고 절대 동요하지 마시오. 나는 왜장으로 왔지만 당신 나라를 공격할 뜻이 없고 당신들을 괴롭힐 뜻이 없소이다. 나는 본디 동토(東土, 조선)가 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들은 바 한 번 와 보기를 ..

문화평론 2025.01.10

2024. 서울 지역학 페스타의 의미와 성과

2024. 서울 지역학 페스타의 의미와 성과 나호열 (도봉학연구소장)   도봉문화원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문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의 향토 사료 발굴과 전승에 머물렀던 문화원의 역할을 탈피하고 지역의 유, 무형의 문화자산을 아카이빙(archiving), 즉 체계적으로 보관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아카이빙 구축과 생활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대 간의 소통과 문화 향유의 통로를 넓히는 지역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체계가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도봉문화원은 부설기관으로 도봉학연구소를 개설하여 교수, 학술활동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활동가 등 유능한 여러 분야의 연구위원들을 초빙하여 매년 학술지 『도봉학..

문화평론 2025.01.07

조선 건국은 결국 역사의 발전이었다

조선 건국은 결국 역사의 발전이었다중앙일보입력 2025.01.03 01:021392년 고려 멸망, 조선의 건국이익주 역사학자혼란과 무질서, 충격과 슬픔 속에 한해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역사는 발전한다는 희망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역사의 발전은 아주 긴 시간을 두고 일어나기 때문에 길어야 100세에 불과한 사람의 일생으로는 목격할 수 없다. 단지 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며, 먼 훗날의 정당한 평가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 역사 속에도 그때는 몰랐지만, 역사의 발전으로 평가되는 사건이 있다. 바로 1392년 조선 건국이다.공민왕 피살로 고려말 개혁 좌초우왕 통치 14년 최악의 암흑기사대부 좌장 이색 우왕 비판 안 해정도전 “부작위 책..

문화평론 2025.01.03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2-26 09:11업데이트 2024-12-26 09:15부탄을 대표하는 명소인 불교사원 탁상 곰바. 부탄 국민의 행복한 삶의 바탕에는 티베트 불교가 있다. 욕망을 절제하고 자연 앞에 겸손하며 나보다 주변을 먼저 챙기는 부탄의 전통은 모두 종교적 가르침에서 온 것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올해의 여행 BEST 5글·사진=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한 해 동안 Culture&Life가 줄곧 관심을 기울였던 건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여행에 관한 한 ‘발견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명소는 샅샅이 수색됐으며, 속속들이 꺼내어졌다. 여행 정보의 유통도 빨라져서 ‘몰라서 못 가는’ 곳이란..

문화평론 2024.12.27

젠더 갈등 드러낸 문제작웹툰 '이세계 퐁퐁남' 작가 퐁퐁

"퐁퐁남이 여혐이라고? 억울하다 말도 못하나 페미니즘 해도 너무해"[아무튼, 주말][정시행 기자의 드라이브]젠더 갈등 드러낸 문제작웹툰 '이세계 퐁퐁남' 작가 퐁퐁정시행 기자입력 2024.12.21. 00:30   '여혐' 논란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차단된 웹툰 '이세계 퐁퐁남'의 얼굴 없는 작가 퐁퐁. 그는 본지와 첫 언론 인터뷰를 갖고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실명만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정치권 진영 갈등이 위험 수위를 향해 차오르던 지난가을, 마치 쌍둥이 같은 전쟁이 인터넷 만화판에서 벌어졌다. 한 짤막한 웹툰을 두고 MZ 세대가 남녀로 갈려 석 달을 싸운 것이다.상대를 없애야 내가 산다는 절박함, 너는 어느 편인지 묻는 날 선 긴장, 혐오..

문화평론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