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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 396

서얼 차별 없었던 일부일처 사회

이익주의 고려, 또 다른 500년인구 감소 우려 다처제 주장, 부인들 눈치 보다 논의 중단중앙일보입력 2024.06.21 00:53서얼 차별 없었던 일부일처 사회이익주 역사학자“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세상 불쌍한 홍길동이 하는 말이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은 공전의 히트를 쳤고, 이 말은 지금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는데 어머니의 신분 때문에 차별 대우를 받아야 했던 사람들, 이들을 ‘서얼(庶孽)’이라고 한다. 정실 부인이 낳은 자식인 적자녀(嫡子女)에 대비되는 서자녀(庶子女)와 얼자녀(孽子女)를 합친 말로, 어머니의 신분이 양인이면 ‘서’, 천민이면 ‘얼’이라고 했다. 얼은 곁가지란 뜻이다. 홍길동은 양반인 홍 판..

문화평론 2024.06.22

성공회 집안 김용철, 온수리교회 스테인드글라스 만들어

성공회 집안 김용철, 온수리교회 스테인드글라스 만들어중앙선데이입력 2024.06.15 00:23예술가와 친구들김용철, 1976년 온수리 작업실에서. [사진 김용철]화가 김용철(1949~)은 강화도 온수리 토박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본향인 강화도 온수리에서 자랐다. 여전히 작업실은 온수리에 있다. 지금은 강화도에 엄청난 숫자의 차량이 오간다. 다리가 없던 과거에는 육지와 완전히 고립된 섬이었다. 김용철은 온수리의 길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961년 서울의 대광중학교에 진학했다. 서울로 가는 길은 멀었다. 우선 온수리에서 십리 떨어진 초지항까지 걸어가야 한다. 초지항에서 인천 연안부두로 가는 배는 물때를 맞추어야 했기에 출항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겨울에는 한강과 임진강에서 흘러온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꽝꽝..

문화평론 2024.06.16

적은 인구라도 모여 사는 압축도시, 지방 소멸 해법이다

적은 인구라도 모여 사는 압축도시, 지방 소멸 해법이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5.25 00:01 게임이론으로 본 세상처음 인터넷이 도입되었을 때 한국은 빠르게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었던 나라 중 하나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분명한 한 가지 요소는 한국인이 아파트에 오밀조밀 모여 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넓은 들판에 드문드문 농가가 있는 지역에 인터넷을 설치한다고 하면 그 비용이 어떠할까? 일단 인터넷 케이블을 깔아야 하는데 평균적으로 농가 사이의 거리가 100m라고 한다면 한 가정에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서 100m의 인터넷 케이블을 설치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인구 밀집한 아파트가 IT 강국 비결도야마시는 노면전차등 공공교통망을 활성화하고 그 주변으로 도시 기능을 모으는 압축도시를 ..

문화평론 2024.06.03

제주 만장굴 발견한 부종휴

[한국 과학의 선구자들] 다섯 시간의 행군… 그는 횃불과 줄 하나를 들고 동굴로 들어갔다⑩ 제주 만장굴 발견한 부종휴민태기 에스앤에이치연구소장·공학박사입력 2024.05.08. 00:48업데이트 2024.05.08. 00:50 부종휴 부부. 1972년 제주 한림 쌍용굴과 협재굴의 바닷가 쪽 입구를 발견한 이후 촬영한 사진이다. 두 사람은 1969년 5월 31일 제주 만장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46년 만장굴을 최초로 발견한 부종휴가 만장굴을 알리기 위해 결혼식을 동굴에서 한 것이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선각자 부종휴 사진집 1969년 6월 1일 자 조선일보는 다소 특이한 결혼식을 보도했다. 그 전날 5월 31일 지하 10m 동굴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종휴에 관한 기사였다. 이 굴은 만장굴로, 현재는 제..

문화평론 2024.05.08

‘목마와 숙녀’ 가수 박인희

박인희 ‘모닥불’ ‘방랑자’ 담은 음반… 1970년대 학생들 소풍때 부르던 단골노래[나의 현대사 보물] [50] ‘목마와 숙녀’ 가수 박인희 윤수정 기자입력 2024.05.07. 03:00업데이트 2024.05.07. 16:1                                             ‘모닥불’이 담긴 솔로 1집 초판본을 든 가수 박인희./박상훈 기자 가수 박인희(78)에게 광화문은 잊히지 않는 장소다. 1970년대 신문로 파출소 인근 레코드방 ‘박인희의 집’은 지갑 가볍던 청춘들이 마음껏 노래를 듣는 사랑방이었다. 박인희 자신에겐 DBS(동아방송), MBC 등을 누비며 라디오 DJ로 활동하던 중 꿀 같은 쉼터이기도 했다. “청계천 거리에서 파는 해적판 말고는 레코드 원판을 구하기 어..

문화평론 2024.05.07

땅 위에 꽃으로 나무로 써내려간 정원…‘풍경을 짓는 시인’

땅 위에 꽃으로 나무로 써내려간 정원…‘풍경을 짓는 시인’중앙선데이입력 2024.05.04 00:01  서정민 기자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정영선 조경가가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중정에 조성한 작은 정원에서 촬영 중이다. 색도 키도 다른 꽃과 나무들에는 곧 저마다 이름표가 붙을 예정이다. 김상선 기자광릉수목원, 대전엑스포 정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국립중앙박물관 정원, 호암미술관 ‘희원’, 선유도공원, 청계광장,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 경춘선 숲길, 서울식물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공중정원… 뭔가 남다른 정원이다 싶은 곳은 모두 그의 손길이 닿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왜 이 아름다운 정원들을 마주하고도 이곳을 꾸민 이가 누굴까 궁금해 하지 않았을까. 앞서 예를 든 곳은 한국의 1세대..

문화평론 2024.05.05

반구대 암각화

비 오면 잠기는 ‘반구대 암각화’, 댐에 수문 달아 보호하기로 지자체들 20년만에 합의 박상현 기자 대구=노인호 기자 울산=김주영 기자 입력 2024.04.18. 20:18업데이트 2024.04.19. 10:56 2022년 9월 21일 오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울산 울주군 대곡천에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환경부는 암각화 침수를 막기 위해 인근 사연댐에 수문을 달 계획이다./김동환 기자 큰비가 내리면 물에 잠겨 침식돼 온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환경부가 2027년까지 댐에 수문(水門)을 3개 설치하기로 했다. 암각화 침수 문제가 제기된 지 20여 년 만에 구체적 보존 대책이 나온 것이다. 환경부는 울산시 울주군 대곡천 계곡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문화평론 2024.04.19

“한식 세계화? 변형 않고 우리 것 그대로 밥상 차리는 것”

“한식 세계화? 변형 않고 우리 것 그대로 밥상 차리는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24.03.30 00:01 서정민 기자 ‘한식의 대모’ 조희숙 셰프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에 본사를 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전 세계 미식업계 역사를 만들어 온 숨은 영웅들로 5명의 여성 셰프를 발표하고 경의를 표했다. 그 중 한 명이 ‘한식의 대모’로 불리는 조희숙 셰프(64)다. 그는 2020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 ‘2021 미쉐린 가이드-멘토 셰프’, 2022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50세 이상 성공한 아시아 여성 50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이 화려한 수식어들에는 한국 전통 요리법과 기술을 보존하는 데 바친 40년 세월이 담겼다. 사범..

문화평론 2024.03.30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중앙일보 입력 2024.03.22 00:24 이윤정 문화칼럼니스트 TV를 보며 몸에 대한 나의 편견을 바꾸게 된 계기가 몇 번 있다. 맨 처음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이었다. 천상의 연기를 펼치는 그의 완벽한 경기를 보고 나면 ‘다리 짧은’ 동양인 혹은 서양인의 이상적인 팔등신 비율 같은 고정관념은 깨끗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뛰어올랐다가 미끄러운 빙판에 안전하게 내려앉으려면 백인의 긴 다리는 좀 거추장스러운 게 아닐까 하는 ‘역 편견’이 생길 정도였다. 육체엔 각자 시간과 노력 새겨져 몸 만들며 한계 극복해 가기도 도전할 때 새로운 정체성 생겨 판앤펀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는 ‘섹시함’이란 단어에 대한 편견을 지워주었다. 자신의 몸으로 그렇게 당당하고 진..

문화평론 2024.03.22

‘파묘’ 속 풍수의 오해와 진실… 흥행 반갑지만 3가지 왜곡 있다

‘파묘’ 속 풍수의 오해와 진실… 흥행 반갑지만 3가지 왜곡 있다 [아무튼, 주말] [김두규의 國運風水]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입력 2024.03.16. 03:00업데이트 2024.03.17. 09:55 영화 '파묘'의 한 장면. 무당 화림(김고은)은 묫바람 때문에 집안에 우환이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쇼박스 영화 ‘파묘(破墓)’가 1000만 관객을 바라본다. ‘명당’ ‘대풍수’ 등 풍수를 재료로 쓴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만큼 흥행한 적은 없다. 풍수학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극장에서 본 ‘파묘’는 필자가 아는 사실과는 달랐다. 파묘란 무덤을 파헤친다는 뜻이다. 어떤 사연이 있어 기존의 무덤을 파서 이장하거나 소각하는 행위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 묘 때문에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

문화평론 2024.03.18

‘美 3대 커피’ 한국 상륙

“서울 서촌 한옥에 1호점… ‘얼죽아’의 나라에서 美食 커피로 도전장” [아무튼, 주말] ‘美 3대 커피’ 한국 상륙 인텔리젠시아 CEO 김성윤 기자 입력 2024.03.09. 03:00업데이트 2024.03.09. 12:10 ‘인텔리젠시아’의 제임스 매클로플린 대표가 서울 서촌점에서 플레어 머신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하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달 23일, 추위에도 서울 서촌의 한 한옥 카페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닫이문이 열리자 향긋한 커피 냄새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미국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서촌점. 이날 문 연 인텔리젠시아의 첫 국내 매장일 뿐 아니라 글로벌 1호점이기도 하다. 유리..

문화평론 2024.03.11

구례 화엄사

사진대회에 영화제에… 놀러가는 사찰로 바꾼 주인공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김한수 기자 입력 2024.03.06. 03:00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이 각황전 옆의 홍매화 가지를 가리키고 있다. 화엄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이 찾아오는 사찰로 각광받고 있다. /김한수 기자 “화엄사 홍매화는 항상 저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향기와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고마움을 전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한 음악제와 사진 콘테스트를 기획했는데, 마침 코로나 때여서 그런지 국민들이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각황전 옆 홍매화 가지마다 고운 꽃망울이 맺히던 지난주,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만난 주지 덕문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화엄사는 오는 9일..

문화평론 2024.03.07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중앙일보 입력 2024.03.04 16:51 업데이트 2024.03.04 17:2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이은주 기자 구독 2월 14일 개관한 솔올미술관. 마이어 파트너스에서 설계를 맡았다. [사진 솔올미술관] 솔올미술관 2층에서 내다보이는 강릉 시내 풍경. [사진 솔올미술관] 루치오 폰타나의 설치 작품 '제9회 밀라노 트리엔날레를 위한 네온 구조'. [사진 솔올미술관]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89)와 이탈리아 미술가 루치오 폰타나(1899~1968). 건축과 미술에 한 획을 그은 두 해외 거장이 국내 예술 애호가들을 지금 강릉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관한 강릉의 새로운 공공미술관 '솔올미술관'. 지난 3·1절 연휴에 3..

문화평론 2024.03.04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각축장 된 대한민국

캐나다 국민카페 VS 커피계의 에르메스… ‘3차 커피 전쟁’ 터진다 [아무튼, 주말]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 각축장 된 대한민국 이혜운 기자 입력 2024.02.17. 03:00업데이트 2024.02.17. 09:58 이 중 승자는 누구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 1호점.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1.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숭례문 SG타워 1층. 건물에는 국내 1위 ‘스타벅스’, 더티초코 빵으로 유명한 ‘아우어 베이커리’도 있었다. 그런데 개점 시간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다른 방향을 향해 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의 3호점 숭례문그랜드센트럴점이 문을 여는 날이었다. 팀홀튼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선수 팀 호턴이 1964년 만든 캐..

문화평론 2024.02.17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국가 앞세운 동서양의 근대, 문명의 종착점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4.02.16 00:53 업데이트 2024.02.16 09:40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김기협 역사학자 문명 전파가 남북보다 동서 방향으로 쉽게 이뤄지는 경향을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1997)에서 설명했다. 문명의 바탕이 농업에 있고, 농업 기술은 비슷한 기후대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가 동서축을 따라 동아시아권-인도권-이슬람권-기독교권으로 대략 구분되어 진행된 것도 이 까닭이다. 크게는 동양과 서양이 대비된다. 농업에 기반을 둔 세력들이 끊임없이 동서 방향으로 밀고 당긴 데 비해 남북 방향의 교섭은 호흡이 길었다.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문명의 시간-사..

문화평론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