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문화평론 413

날 부르는 ‘새로운 여행’

해상 정원 된 폐바지선… 마음 챙기는 무인도 체험… 날 부르는 ‘새로운 여행’[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1-21 09:09업데이트 2024-11-21 09:42부산 영도 물양장 부근의 폐바지선을 활용해 만든 해상 정원.■ 박경일기자의 여행 - 혁신적 여행 콘텐츠 선도하는 관광벤처들여행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건 수요자의 다양한 욕망이지만, 여행이 바뀌고 있다는 건 ‘공급의 변화’로 감지된다. 여행의 중심이 ‘소유’에서 ‘체험’으로 이동하는 것도, 반려견 여행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도, 결국 ‘여행산업의 변화’로 드러난다는 얘기다. 시작은 소비자들의 수요였지만, 변화를 견인하는 건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나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과 확대다. 결국, 여행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건, 우..

문화평론 2024.11.21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예술'

[전문기자의 窓]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예술'김성현 문화전문기자입력 2024.11.06. 00:21 신유청 연출, 황정은 각색, 조승우 주연, 예술의전당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예술의전당 과연 햄릿이 유언을 남겼던가? 배우 조승우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셰익스피어 연극 ‘햄릿’을 보다가 문득 들었던 의문이었다. 전반 공연 시간만 1시간 45분. 웬만한 영화 한 편이 끝날 시간이지만, 20분의 중간 휴식 이후에 다시 1시간에 이르는 후반부가 이어졌다. 총 3시간의 연극 마지막 장면에서 극중 덴마크 왕궁은 이미 복수와 음모의 연쇄 폭발로 선혈이 낭자하다. 그런데 쓰러진 왕자 햄릿은 절친 호레이쇼에게 의미심장한 유언을 남긴다. 이국(異國) 노르웨이의 왕자에게 덴마크 왕위를 물려주라는 당부였다...

문화평론 2024.11.07

1930년대 서울에 첫 '아파트'… 지금은 10명 중 6명이 살죠아파트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1930년대 서울에 첫 '아파트'… 지금은 10명 중 6명이 살죠아파트유석재 기자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4.10.31. 00:30                            최근 ‘아파트’라는 노래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로제(왼쪽)와 브루노 마스. /인스타그램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빌보드 ‘핫100′ 8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이와 함께 42년 전에 나온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한국에서 ‘아파트’는 공동 주택인 아파트먼트(apartment)를 줄여 부르는 말인데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5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

문화평론 2024.10.31

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

극한 매운맛 뜨는데... '원조' 청양고추가 밀려난다, 왜?불닭 등 인공 맛에 밀려난 '청양' 신지인 기자입력 2024.10.22. 00:40업데이트 2024.10.22. 05:52  맵기로는 내가 제일이었는데… -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청양고추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해마다 청양군에서 재배되는 고추의 재배 면적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5420헥타르에서 2023년 4891헥타르로 4년 만에 10% 가까이 줄었다. /뉴시스 마라탕 가게가 5년 만에 10배 증가해 전국에 4000개가 넘고, 해외에선 ‘매운맛 도전 먹방’의 대명사인 ‘불닭볶음면’이 한해 1500억원어치가 팔린다. 일반 타바스코 소스보다 10배가량 더 매운 핫소스가 인기를 끄는 나라. 한국은 ‘매운맛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문화평론 2024.10.22

"한강, 너무 어둡다"했던 영미 출판계… 10년 전부터 "노벨상감"

"한강, 너무 어둡다"했던 영미 출판계… 10년 전부터 "노벨상감"해외에 한강 처음 알린 두 주역황지윤 기자입력 2024.10.15. 00:48업데이트 2024.10.15. 13:02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14일 인터뷰에서 “‘채식주의자’ 영어판 출간까지 꽤 걸렸는데 묵묵히 기다려준 점이 참 고마웠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왼쪽)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문학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는 “한국 문학은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해외에서 100만부 넘게 팔린 작품은 없다. 갈 길이 남았다”고 했다. 2017년 한국을 찾았을 때 모습. /전기병·박상훈 기자해외에서 아무도 소설가 한강을 모르던 시절, 한강을 발굴해 키운 문학 에이전트들이 있다.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와 미국 뉴욕..

문화평론 2024.10.15

"지방 소멸까지 30년…메가시티 3개만 남는다"

"지방 소멸까지 30년…메가시티 3개만 남는다"중앙선데이입력 2024.10.12 00:01업데이트 2024.10.12 06:46업데이트 정보 더보기지면보기배현정 기자                                                 ‘수도권 집중’ 경고한 김시덕 도시 답사가한국은 경제·일자리·인구 ‘수도권(서울·경기도) 집중도’ 1위 국가다. 한국·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7개국이 가입돼 있는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에서 한국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유독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50.7%(2023년 기준)가 수도권에 산다. 일자리의 58.5% 역시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일자리, 인..

문화평론 2024.10.12

金剛처럼 고집 센 상남자, 그가 그린 웅대한 한국의 山[아무튼, 주말]

金剛처럼 고집 센 상남자, 그가 그린 웅대한 한국의 山[아무튼, 주말][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근대 한국화단의 큰 봉우리금강산의 화가 소정 변관식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입력 2024.10.05. 00:35업데이트 2024.10.05. 10:41   한국화가 소정(小亭) 변관식의 별명은 ‘변고집’이었다. 하도 고집이 세서 그랬다. 일화는 수없이 많다. 1930년대 강원도 고성 석왕사에 있다가 마을로 내려가 술을 마시던 중, 주막 옆 역에서 기차가 들어오는 걸 보더니 갑자기 경성에 가고 싶어졌단다. 막 출발하는 경성행 열차를 잡아타려니 일본 순사가 뜯어말렸고, 힘 세기로 유명한 변관식은 그 순사를 때려눕혔다. 경성 태화관에서 열린 화가 모임에서 총독부 일본인 고위 관료가 기생을 농락하며 장난질을 ..

문화평론 2024.10.05

"진실보다 사용자가 듣고 싶은 대담 내놓는다" AI 의 아첨 경계해야

AI "아내보다 날 더 사랑해줘"...남자는 대화 6주만에 목숨 끊었다[논설실의 뉴스 읽기]아첨하고 정서적 속박하는 AI 김성민 논설위원·콘텐츠전략팀 차장입력 2024.09.20. 00:30업데이트 2024.09.20. 10:02    사회 전반에서 AI(인공지능)를 활발하게 적용하자 역설적으로 AI의 한계와 단점을 주목하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엔 AI 환각 현상에 따른 가짜 뉴스 문제 외에도, AI가 장기적으로 사람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간이 AI에 너무 의존해 사회적, 정서적 문제가 발생하는 ‘AI 정서 중독’이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동안 AI의 단점과 해악을 사회적 관점에서만 고려했다면 이젠 심리·정서적 측면에서도 AI의 악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

문화평론 2024.09.20

호명사회,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호명사회,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중앙일보입력 2024.09.12 00:22송길영 Mind Miner감나무집 둘째, 김수영씨는 개구지고 흥겨운 아이였습니다. 감나무에서 떨어져 깁스를 하고 다니던 일은 그의 부산함의 증거로 이웃들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공부도 곧잘 해 도시의 학교로 진학해서 번듯한 직장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따금 고향에 내려와서 인사를 해도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잘 떠올리지 못합니다. 그의 존재가 단독자로 인식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동네의 터줏대감 감나무 집 둘째라는 관계와 맥락이 훨씬 큰 존재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그 시절 도시의 학교는 한 반에 50명도 넘던 콩나물시루처럼 과밀했고, 한 학년에 10반이 넘는 규모로 더해졌습니다. 전체 학생이 2000명이 넘던 시기, 학생들..

문화평론 2024.09.12

키오스크 피로 사회… 그 식당에 가지 말아야겠다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키오스크 피로 사회… 그 식당에 가지 말아야겠다김밥집·푸드코트는 몰라도 비싼 청어 국수·인도 식당까지어렵고 불편하게 만들어놓고 왜 시니어에게 배우라 하나인간 소외시켜서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 기계'로 불러 주마 한은형 소설가입력 2024.09.04. 23:58   일러스트=이철원최근에 메밀 소바 맛집을 다녀온 친구가 이제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맛이 변했냐고 했더니 키오스크 때문이라고 했다. 비싼 돈을 주고 소바를 먹으면서 키오스크로 주문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청어 소바로 유명해져 분점도 낸 그 식당의 소바는 2만원이다. 맛있을뿐더러 접객의 태도와 분위기가 좋았고, 그렇기에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있었다. 이제 그 태도는 없는데 가격은 예전보다 훨씬 올랐다. 맛있다는 이..

문화평론 2024.09.05

사라진 집들, 논란의 동상들…기억의 이야기: 서도호 작가 인터뷰

사라진 집들, 논란의 동상들…기억의 이야기: 서도호 작가 인터뷰중앙선데이입력 2024.08.31 00:42업데이트 2024.08.31 21:36시간과 공간을 묶는 세계적 미술가 서도호서도호 작가와 그의 움직이는 ‘공인들(1/6 스케일)’(2024). 받침대 위에 동상이 없고 대신 수많은 작은 남녀상이 받침대를 떠받치는 ‘기념비 뒤집기’의 대표작이다. 11월 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하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아트선재센터]“나는 달로 가지 않았어요. 더 멀리 갔습니다. - 시간은 두 장소 사이의 가장 먼 거리이니까요.”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1944)에서 가출한 주인공이 오랜 세월 후 집을 기억하며 하는 대사다. 이 명대사는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

문화평론 2024.09.02

동학의 본질은 계급투쟁 아닌 내면의 혁명중앙일보

동학의 본질은 계급투쟁 아닌 내면의 혁명중앙일보입력 2024.08.30 00:44백성호 기자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구독“천도교의 한울님은 우주를 뜻한다.”19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천도교의 수장인 윤석산(77) 교령을 만났다. 그는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등단 당시에는 고3이었다. 당선작 상금으로 대학 입학금을 냈다. 한양대 국문과에 들어갔고, 나중에는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됐다. 청록파 박목월 시인의 제자이기도 하다.그는 박사 학위 논문으로 『용담유사』를 택했다. 『동경대전』과 함께 천도교의 양대 경전인 『용담유사』는 한글로 된 가사문학 작품이다. 수운회관 교령실에서 마주 앉은 그에게 ‘동학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천도교 윤석산 교령은 "동학의 본질은 사회체..

문화평론 2024.08.30

바르셀로나의 관광객 거부 시위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바르셀로나의 관광객 거부 시위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입력 2024.08.22. 23:58                                                                                              일러스트=양진경 최근에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부 시민들은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면서 관광을 오지 말라는 시위를 벌였다. 바르셀로나에서는 1년에 2600만명의 관광객이 숙박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많은 관광객이 호텔 대신에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 자연스럽게 임대 시장에서 임대주택의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은 오르게 된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0년간 임대료가 68% 상승했다. 이 현상으로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시민들이 피해를..

문화평론 2024.08.23

지방 사람들이 세운 고려, 어떻게 지방을 차별했나

지방 사람들이 세운 고려, 어떻게 지방을 차별했나중앙일보입력 2024.08.16 00:26수도 개경에는 아무나 살 수 없었다이익주 역사학자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산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 보니 수도권의 주택난, 교통난, 환경 오염, 쓰레기 처리 등 발생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반면, 지방은 인구가 나날이 줄어들어 소멸을 걱정할 판이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을 지방으로 옮겨 살게 하면 양쪽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왜 그러지 못하는 걸까? 수도권 집중이 단순한 공간 활용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과 지방의 뿌리 깊은 차별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역사적인 문제이다.골품제 폐지, 지방 차별 없앴지만행정구역 위계 엄격, 이사도 막아사는 곳에 따라 사..

문화평론 2024.08.16

1호선 끝과 끝 4시간30분…왜 좌측통행

1호선 끝과 끝 4시간30분…왜 좌측통행중앙선데이입력 2024.08.10 00:07순간 시속 110㎞를 찍었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이하 1호선) 구간 막바지. 전곡역을 지나자 전동열차가 막판 스퍼트를 냈다. 서울 지하철 주행 평균 속도인 시속 50㎞의 두 배가 넘었다. 짙푸른 들판과 그늘 드리운 산이 휙휙 지나갔다. 조금 뒤 “이번 역은 우리 열차의 마지막 역인 연천, 연천입니다”라는 기관사 방송이 흘러나왔다. 1호선의 북쪽 끝 연천역이었다. 연천군을 지키는 5사단 장병들이 줄지어 철로를 건너고 있었다.지하철 1호선 전곡역을 지나며 속도를 높인 뒤 연천역으로 들어서고 있는 전동열차. 김홍준 기자지하철 1호선 연천역 근처에는 옛 경원선 연천역이 있다. 1912년부터 영업한 옛 연천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문화평론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