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빗자루를 들고 경계에 서 있는 시인 정 유 화 (시인·서울시립대 강의전담교수) 1. 경계 공간에서 나오는 시적 반향과 울림 익히 알고 있듯이,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계 내에 던져진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말에 의하면, 인간 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에 의해서 그 자신의 존재적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의미는 하나의 굳어진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어진 세계, 곧 현실적인 환경과 공간에 따라 그 의미는 유동적으로 변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그렇다면 그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다시 말해서 현실적인 세상에 대하여 가장 예민한 촉수를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시인들이다. 시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