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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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가고 싶다(신문 스크랩) 553

‘재개통 한달’ 경기 북부 교외선 여행(3)

송추계곡이든 의정부 부대찌개든…입석이어도 50분이면 가는 '춘식이'중앙선데이입력 2025.02.15 00:02업데이트 2025.02.15 11:46‘재개통 한달’ 경기 북부 교외선 여행                       일영역은 교외선 유일한 복선 구간으로 상행(오른쪽)과 하행 열차가 교행한다. 김홍준 기자대곡역. 아이 하나. 손가락으로 V자를 계속 그리고 있었다. 의정부역. 다른 아이 하나. 신나게 뛰었다. 아빠가 이제 그만 타자고 따라다녔다. 이 아이들을 잇는 선 하나. 좀 길다. 30.5㎞. 이름하여 교외선. 이 철로의 한쪽 끝과 다른 쪽 끝에서 아이들은 설렘에 부풀어 풍선처럼 날아올랐다.지난 9일 대곡역. 이호영(7)군 가족은 의정부로 향했다. “(경)전철도 타보고, (제일)시장도 가서 맛난..

뿌리깊은 나무 마을 경남 의령

용이 승천하듯 솟은 ‘460살 자송령’… 위풍당당한 노거수 ‘거 참 잘생겼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2-13 09:05업데이트 2025-02-13 09:41의령 가례면 운암리 상촌마을의 소나무 자송령. 의령에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넷이나 되지만, 그것보다 한 급 아래 보호수인 이 나무의 자태가 훨씬 더 근사하다. 특히 구불구불한 잔가지들이 그려내는 조형미가 인상적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뿌리깊은 나무 마을 경남 의령1982년 보호수된 운암리소나무멀리서 봐도 균형잡힌 수형 자랑하늘 향한 실핏줄같은 가지 으뜸의령=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축적된 시간을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내는 건 ‘나무’다. 나무는 제가 살아온 유장한 시간을 보여준다. 다 그런 건 아니..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통영 사량도

칼바위 딛고 마주한 ‘360도 바다’… 전국 섬 산 중 단연코 원톱이로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2-06 08:50업데이트 2025-02-06 10:08바다만 좋아도 명산이고, 암봉만 좋아도 명산인데, 사량도 지리산은 둘 모두를 다 가졌다. 사량도 지리산 경관의 정점은 단연 옥녀봉이다. 옥녀봉 주변에는 바위 봉우리를 건너가는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마치 섬 사이로 비상하는 느낌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통영 사량도뱀같은 해협에 갈라진 두 개 섬윗섬엔 해발 400m ‘지리산’매년 국내 名山 순위권에 들어8㎞ 동서 종주 코스가 ‘정석’5시간 걸을 체력 모자라다면택시로 성자암까지 오를 수도아랫섬엔 7개 봉우리‘칠현산’도로변 해맞이 공원도 명소..

치악산·소금산·뮤지엄SAN…'악' 소리 날 일 없는, 산·산·산

치악산·소금산·뮤지엄SAN…'악' 소리 날 일 없는, 산·산·산중앙선데이입력 2025.02.01 00:01업데이트 2025.02.01 08:02겨울철 당일치기 쏠쏠, 강원 원주                                            구룡사에서 바라본 치악산의 그리메. 김홍준 기자19세. 즐겁다. 미끄러지면 서로 잡아주고, 뒤처지면 서로 끌어준다. 그리고 웃는다. 이 ‘원주 고딩’ 넷은 올해 소망을 최소 둘은 이뤘단다. 전석훈군이 말했다. “1순위가 넷 모두 바로 대학에 붙는 거였어요. 효도했죠(웃음). 두 번째가 치악산 등산이었어요. 동네 산인데, 이제야 오네요.”치악산(1288m). 이 산에 가면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친다’는데, 이 원주 원주민들은 ‘동네 산’이란다. 한겨울 7부..

새해 희망 품으러 가는 삼척

민화 한점 술 한잔… 동해바다서 한해를 다짐하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1-23 09:09업데이트 2025-01-23 09:40삼척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화 호작도(虎鵲圖).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호작도는 신년의 평안과 풍요를 비는 마음으로 문에 붙이거나 선물하던 그림 풍속인 ‘세화(歲畵)’의 단골 그림이다. 집을 지켜주는 강한 호랑이와 좋은 소식을 알려주는 까치를 함께 그려 가정의 평안과 기쁨을 기원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새해 희망 품으러 가는 삼척100년전 ‘민화의 전설’ 살던곳박물관엔 대표작 ‘효제문자도’4개 고사성어 뜻 새겨 읽는 맛봉황산 미륵불의 투박한 매력미륵바위 해하려 하면 ‘재앙’민중 안식처…새해 소원 빌기도불 써서 빚는 100일 숙성 ‘불술’담황색 빛깔에 감..

의정부 ~ 고양… 21년만에 다시 달리는 교외선 (2)

시속 36㎞ ‘느린 열차’ 타고… ‘아련했던 추억’이 돌아왔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1-16 09:42의정부역을 출발해 송추역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교외선 열차. 레트로 느낌으로 도색한 디젤기관차가 2량의 열차를 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의정부 ~ 고양… 21년만에 다시 달리는 교외선 (2)재운행 첫날 첫차부터 ‘만석’기관·발전차 3량에 객차 2량출퇴근 시간대에 주로 배치돼수요 늘면 낮 시간대 운행 확대이번 개통엔 디젤기관차 도입30.3㎞ 거리 50분 걸쳐 주행번듯한 驛舍 ‘일영역’이 유일BTS의 ‘봄날’ 뮤비 등장 영향장흥역 주변 명소 ‘토탈미술관’국내 최초의 사설미술관 명성국내 피자집의 효시격 ‘효인방’그 옆 청암민속박물관도 볼만고양·양주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

21년만에 다시 달리는 교외선 (1)

기형도 시 읊고 강산에 노래하던… ‘청춘의 해방구’로 기차가 떠난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1-09 09:11 원릉역에서 일영역 구간을 시험 운행 중인 교외선 열차. 교외선은 양방향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이용하는 단선구간이다. 단선의 철로를 전철이 아닌 디젤기관차가 달린다. 오래전 교외선 열차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겠다는 배려 같지만, 단선 선로 유지나 디젤기관차 투입 등은 순전히 경제성 측면의 선택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의정부 ~ 고양… 21년만에 다시 달리는 교외선 (1)1979년 유신체제 몰락 대혼란기, 백마역 철로변에 들어선 주점 ‘화사랑’신촌역서 가는 낭만의 문화살롱… 2015년 폐업뒤 우상호 등 단골들 ‘복원’의기투합4월 재개장… 김지하 육필 원고·80여권 방명록·..

강원도 태백

얼어붙은 땅 헤치고 ‘한강의 시작’에 서다… 싸우지 않는 물처럼 혼돈 가고, 희망 흘러라[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1-02 09:19업데이트 2025-01-02 09:24 한강 발원지 검룡소에서 솟아 넘친 ‘첫 물’이 작은 계단처럼 이어진 폭포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다. 1300리 물길의 한강의 시작은 이 물줄기다. 새로 솟는 물은,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다. 얼지 않는 검룡소의 물처럼, 새해에는 희망이 다시 샘솟을 수 있기를….■ 박경일기자의 여행 - 무겁게 맞는 새해… 다시 시작하는 ‘태백 여행’한강 발원지 ‘검룡소’1981년 도상 계측해 ‘금대봉 북서쪽 계곡’ 지목일제때 메운 물구덩이 발견… 2010년 ‘명승’ 지정태백산 정상, 하늘에 제사 지냈던 ‘천제단’도낙동강 발원지 ‘황지’태..

‘인생 해돋이’ 여기서 봤다, 2025년 꼭 걸어야 할 10곳

쉴 땐 뭐하지 호모 트레커스‘인생 해돋이’ 여기서 봤다, 2025년 꼭 걸어야 할 10곳카드 발행 일시2024.12.31에디터 김영주호모 트레커스는 올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길을 걸었습니다. 약 30여 군데의 둘레길과 트레일을 다녔습니다. 지난 1~2월 47일 동안 강원 고성군 진부령(해발 520m)에서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700㎞를 종주했으며, 지난 9~10월엔 다시 지리산에서 태백산(1567m)까지 백두대간 길을 한 번 더 걸었습니다. 한여름엔 울릉도 라운드 트레일(총 65㎞)을 걸었고, 산림청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동서트레일(총 849㎞) 중 경북 울진과 충남 태안·서산 구간을 모두 답사했습니다. 또 해남의 달마고도를 연결한 ‘땅끝 길’, 인제 아침가리 트레일 등 기존 걷기길에 더해 새..

동해의 비경 품고 달리는 '낭만 철도' 동해선이 온다

동해의 비경 품고 달리는 '낭만 철도' 동해선이 온다[아무튼, 주말]동해선 개통으로 뜨는강릉~부산 기차 여행삼척·울진·영덕·포항=박근희 여행기자입력 2024.12.21. 00:40업데이트 2024.12.21. 12:54     1월 1일 본격 개통을 앞둔 동해선 중 안인~정동진 구간을 KTX가 달리고 있다. 동해선엔 'ITX-마음' 등이 우선 투입 예정이다. 1년 뒤 'KTX-이음'이 투입되면 강릉부터 부산까지 3시간 이내 주파가 가능해진다. / 코레일 한반도의 등줄기를 잇는 동해선 열차가 개통 초읽기에 들어갔다. 동해중부선 삼척~포항(166.3㎞) 개통으로 강릉~부전(부산)을 잇는 동해선 전 구간이 연결되면 동해의 거대한 축을 잇는 철도망이 드디어 완성된다.개통 일자가 당초 12월 31일에서 1월 1일..

‘웃는 고래’ 상괭이 보러 가자…완도 개머리길, 행운의 절벽

쉴 땐 뭐하지 호모 트레커스‘웃는 고래’ 상괭이 보러 가자…완도 개머리길, 행운의 절벽카드 발행 일시2023.12.19에디터김영주‘겨울에 걷기 좋은 섬길’ 글 싣는 순서남쪽 바다에 떠 있는 섬은 12월에도 여전히 푸르다. 겨울에 걷기 좋은 섬길 3곳을 소개한다.① 한겨울 동백 터널, 통영 우도 둘레길② ‘웃는 고래’ 상괭이 찾아, 완도 개머리길 ③ 절해고도 섬길, 여수 초도 상산봉                           지난 15일, 전남 완도 개머리길을 걷고 있는 진호춘 완도수목원장. 김영주 기자지난 15일, ‘웃는 고래’ 상괭이를 찾아 전남 완도로 갔다. 실제로 완도읍 망남리 개머리곶에서 상괭이를 만났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해안가 끝에 서서 숨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괭이를 볼 수 있었..

정선으로 떠난 여행

속 시끄러운 날... 케이블카 타고 설산 속으로[아무튼, 주말]초겨울 雪景 맛집정선으로 떠난 여행정선=박근희 여행기자입력 2024.12.07. 00:45업데이트 2024.12.08. 16:23   겨울 초입에 찾은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은 운해(雲海)를 이끌고 마중 나왔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전망대에 서자 대자연이 그려낸 거대한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속 시끄러운 한 해의 끝자락, 마음의 평화를 찾아 첩첩산중으로 향한다. 헐벗고 앙상한 채로 겨울을 나는 나목을 만나러. 눈으로 뒤덮인 설산을 무념무상 걸으러. 자극적인 것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순백의 세상과 마주해 아이들처럼 순한 말, 순한 이야기를 나누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겨울 왕국’ ‘설경 맛집’으로 소문난 강원..

100년 만에 이어진 한반도 등줄기

100년 만에 이어진 한반도 등줄기… 강릉서 부산까지 기차타고 만나는 ‘동해안 비경’[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1-28 09:03업데이트 2024-11-28 10:40오는 12월 31일 개통하는 동해선 철도의 모습. 터널이 워낙 많아서 동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구간이 기대보다 길지는 않지만 7번 국도보다 바다에서 더 바짝 붙어 달리는 낭만적인 구간도 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동해선’ 따라 바다기행삼척~포항 166.3㎞ 구간 연결16년 공사끝 동해선 전체 완공차로 이동할 때보다 75분 단축교통오지 포구들 새로운 전기올 12월31일 열차 개통일 결정교통체증 걱정없이 해맞이 가능북적이는 강원 일출 명소 대신무인역 인근 바다서 감상 추천삼척역엔 오전만 여는 ‘번개시장’오징어·아귀 등 겨울 ..

집단 포기에 기자도 놀랐다, 스님과 신부님 ‘독특한 산행’

쉴 땐 뭐하지 호모 트레커스집단 포기에 기자도 놀랐다, 스님과 신부님 ‘독특한 산행’카드 발행 일시2024.11.26에디터김영주강원도 정선군엔 독특한 걷기 동호회가 있다. 스님과 신부님, 목사님이 뭉쳐 함께 걷는 ‘님과 함께’ 옛길걷기 모임이다. 첫 모임은 2년 전, 정선읍의 어느 짬뽕집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정선을 대표하는 절인 정암사 천웅 주지스님과 당시 정선종합사회복지관장으로 일하던 조원행(50) 신부가 “같이 정선의 옛길을 걸어 보자”고 한 게 발단이다. 여기에 스님과 신부를 따르는 ‘신도’가 따르면서 걷기모임은 어느덧 50~60명이 됐다. 님과 함께는 한 달에 한 번, 정선을 비롯한 강원도의 길을 걷는다. 총무를 맡는 권혜경씨는 “정선에 사는 사람들이 주축이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산따라 강따라 비경들 사이사이 비밀의 역사들이

산따라 강따라 비경들 사이사이 비밀의 역사들이중앙일보입력 2024.11.15 00:02최승표 기자 경기도 연천의 상징인 옥녀봉 그리팅맨. 2016년 유영호 작가가 설치한 작품으로, 자존심을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연천군은 경기도이긴 하나 멀다. 서울시청에서 연천군청까지는 약 83㎞. 인구(4만950명)는 경기도에서 가장 적고, 지방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런 조건은 걷기여행을 할 때 도리어 장점이 된다. 지난 6~7일 ‘DMZ 평화의 길’ 연천 구간을 걸어보니 고요히 만추를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임진강 너머 북녘땅이 아른거렸고 이따금 우리 군의 사격 소리가 들렸지만, 풍경만큼은 더없이 평화로웠다.천혜의 요새 당포성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로 지정된 임진강 주상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