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시창작 도움자료 344

집단 우울증 앓는 대한민국… 부끄럽도록 푸른 하늘에 '길'을 묻는다

[윤동주 80주기] 집단 우울증 앓는 대한민국… 부끄럽도록 푸른 하늘에 '길'을 묻는다[어둠 넘어 별을 노래하다] [4] 길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입력 2025.05.08. 00:34업데이트 2025.05.08. 06:45 일러스트=이철원 길잃어버렸습니다.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길에 나아갑니다.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내가 사는 것은, 다만,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941. 9. 31.걸음마 단계를 거친 후 모든 인간은..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 낸 박준… 특유의 연애풍 덜고 후회 드러내

사랑기 빠진 '앓는 詩'… 예쁜 말 대신 미안한 마음 담았어요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 낸 박준… 특유의 연애풍 덜고 후회 드러내황지윤 기자입력 2025.04.29. 00:51 적막 속에서 말을 삼킨다. 삼킨 말은 속을 깊게 베어 상처를 낸다. 속으로 피 흘린다. 시인 박준(42)이 7년 만에 낸 세 번째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창비)는 여백이 많다. 그러나 생략된 문장 사이로 언뜻 보이는 심연이 깊고 검다.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박준. 어디서 사진을 찍고 싶은지 묻자 시인은 "저쪽에 라일락이 피어있던데요"라며 라일락 나무로 향했다. /김지호 기자 박준 특유의 연애풍을 덜어냈다. 22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서정을 기대했다면 다른 ..

활과 리라의 오솔길에서 -모더니즘의 발자취 / 김영찬

활과 리라의 오솔길에서 -모더니즘의 발자취 김영찬 옥타비오 빠스는, '詩가 시를 쓰게하라'고 말했지만 그가 쏜 화살은 정작 과녁을 향해 날아가기 일쑤였습니다.궁수는 과녁을 맞추고 포수는 사냥감을쏘지만시인은 펜촉이라는 촉 없는 화살을 과녁 없는 무한 천공에 쏴 올릴 때, 언어에 대하여 예우를 제대로 하는 거라는 생각^^시인이 무한 천공에 쏘아올린 촉없는화살이 수금을 타는 리라현絃의 떨림 위에 멜로디로 이어지는《활과리라의오솔길>에 우리의 詩는 이슬 맺힙니다^^시詩란, 1. 인간 감정의 기본이라 할 서정적 파동(波動)이거나 2. 꿈이라고 해야 할 몽환적 몽상(夢想)이거나 3. 무엇보다도 정신을 화들..

이생진 시인을 만나다

이생진 시인은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1929년 생)시인이다. 50 여권에 이르는 시집, 시선집, 사화집은 끊임없이 삶의 진실에 다가서려는 열정의 결실이다. 허세를 멀리하고 탐욕에 물들지 않은 꼿꼿함은 오늘날 우리 시단이 안고 있는 병폐에 경종을 울리만 하다.가까운 동네에 살면서도 자주 뵙지 못하는 처지인데 도봉문화원 편지문학관에서 편지의 밤에 이생진 시인과 젊은 마윤지 시인을 초청하여 2025 편지낭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 티켓그 중 ‘후배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한다. 이 글은 후배시인을 북돋아 주는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이 글에는 깊이 새겨야 할 질문 하나가 들어가 있다. 그 질문은 젊었을 때 죽음을 긍정과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수신 修身의 자세를 가져야함을 ..

전쟁 후 가난하고 헐벗은 조국… 담담히 다가올 희망 그렸죠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전쟁 후 가난하고 헐벗은 조국… 담담히 다가올 희망 그렸죠박수근유석재 기자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3.27. 01:34업데이트 2025.03.27. 03:42 63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온 박수근의 연하장 안쪽에 그려진 판화. 연 날리는 두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화가 박수근(1914~1965)이 지인에게 보낸 연하장이 6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박수근이 1962년 12월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 부부에게 보냈던 연하장과 봉투, 개인전 리플릿 등 3점을 강원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 기증했다고 지난 20일 밝혔어요. 연하장 안쪽에 있는 박수근의 판화는 연을 날리는 사람을 묘사했어요. 박수근은 ..

글쓰기의 비법

천년에 한 번 있는 강의에 실력 부족한 나는 윤후명 박완서 강은교를 대동했다.광주에 오셨던 박완서 선생님께 누가 물었다.어떻게 하면 글을 잘 씁니까.선생은 웃었다.끼가 있어야하지 않겠어요.끼가 뭔가요.늘 솟구치는 안쓰면 안 될 것 같은 간절한 마음.내가 만난 윤후명선생은 술 좀 잡숫더라.누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소설이 잘 써지느냐.원고지 하루 한 장씩 꾸준히. 일년이면 365장 단편이 7.80매니 다섯편을 쓰는 것이오.강은교는 말했다.제자들이 시를 들고와 묻는다.제가 시로 성공하겠습니까. 자질이 보입니까.선생은 대답 대신 말했다.시를 쓰고 잠이 들면서,나는 나의 언어를 다 썼다. 내일 나는 쓸   말이 없다. 오늘 영혼을 끌어올려 쓰고픈 말을 다 써버렸다.그러나 내일이면 내게 시어가 고여있었다. 퍼올려..

‘월광’을 연주하듯 ‘풀’을 낭송하면

‘월광’을 연주하듯 ‘풀’을 낭송하면중앙일보입력 2025.02.27 00:20                                                                               성민엽 문학평론가베이다오는 지난 50년간의 중국 시를 대표하는 시인입니다. 망명 시인으로 유명한 그는 시가 난해하기로도 유명한데, 자신의 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나는 내 시의 의미를 모른다”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시의 의미는 시인의 의도와 같은 것이 아니며, 시인의 의식적 및 무의식적 의도를 벗어나 시와 독자 사이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김수영의 ‘풀’은 시의 의미라는 문제를 검토하는 데에 좋은 예가 되어 줍니..

한 달만에 4쇄까지… 감성詩로 2030 마음 훔친 젊은 시인들

한 달만에 4쇄까지… 감성詩로 2030 마음 훔친 젊은 시인들신인 시인 데뷔 시집 돌풍이영관 기자입력 2023.12.07. 03:00업데이트 2023.12.07. 18:16   시인의 첫 시집이 잔잔한 문학계에 돌을 던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020년 등단한 임유영(37)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오믈렛’(문학동네)은 지난 10월 말 출간 당일 초판 1500부가 모두 팔렸다. 곧바로 중쇄에 들어가 1달여 만에 4쇄(4500부)를 찍었다. 신인의 데뷔작으론 이례적 성공이었다. 팬덤이 있어 초판을 5000부 이상 찍는 일부 시인도 있지만, 시집은 초판 발행 부수인 1500~2000부를 소진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신인의 데뷔작이 단기간에 잇따라 쇄를 거듭하면서, 일부 문학 출판사에선 “신인 시인의 ..

다시- '몸(들)'으로서 위장하는 시간 : 이장욱·김승일·박참새의 시

[2025 신춘문예] 다시- '몸(들)'으로서 위장하는 시간 : 이장욱·김승일·박참새의 시문학평론 당선작김웅기입력 2025.01.01. 00:35업데이트 2025.01.02. 16:33    1. 코르푸스로서 생존하는 비범(非凡)들지금 여기 시적 주체가 들고 있는 슬로건은 적당한 생존방식, 즉 ‘잘 살아남는 법’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공적 가난이자, 스스로 애정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단정 짓는 일종의 체념이다. 현실에서 잘 살아남는다는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해지는 방법’과 동위를 이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들은 사회 구조의 변화나 세대 갈등 해소와 같은 대의적 명분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잘 영위하기 위한 자기 고투에 빠져 있는 것이라는 판단이 드는 것. 다시 말해 어쩔 수..

“시를 통해 위로천사 역할 할 수 있어서 감사”

“시를 통해 위로천사 역할 할 수 있어서 감사”문화일보입력 2024-11-22 11:39업데이트 2024-11-22 11:52이해인 수녀는 “60년을 수도자로 살며 시인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심부름 천사 역할을 한 스스로가 대견스럽다”고 했다. 이해인 수녀 SNS■ 수도원 입회 60주년 기념… 콘서트 주인공 이해인 수녀“입회전부터 언니와 신앙 편지환속않고 평생 수도자로 살아거기다 글도 쓰니 스스로 대견모두 향기 가득한 삶 살아가길” 이해인 수녀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언제나 그 여운이 길다. 밝은 목소리로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빠른 어조로 활기차게 말하는 편이다. 대화 도중 자주 웃음을 터트려 듣는 이의 가슴에 환한 기운을 불어넣는다.알려진 것처럼 그는 지난 2..

사회주의·자본주의 양쪽 경험이 예술적 자산

사회주의·자본주의 양쪽 경험이 예술적 자산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자獨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 인터뷰황지윤 기자입력 2024.12.04. 00:37업데이트 2024.12.04. 07:39     독일 베를린에 사는 예니 에르펜베크가 책이 빼곡한 그의 서재에 섰다. 소설 ‘카이로스’는 한스와 카타리나의 뒤틀린 관계를 보여주며 베를린 장벽 붕괴 전후 독일을 비춘다. 에르펜베크는 “모든 관계는 서로 다른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관계의 대가로 자기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녀가 그를 향해 말했다. 벌써 문을 닫았네요. 그가 그녀에게 대답했다. 커피 한잔할까요? 그녀가 말했다. 네. 그게 전부였다. 모든 것이 마치 정해진 것처럼 그렇게 되었다. 1986년 7월 1..

시를 품은 한국 소설, 특유의 공감 문화 세계가 알게 되다

시를 품은 한국 소설, 특유의 공감 문화 세계가 알게 되다중앙선데이입력 2024.10.12 00:20업데이트 2024.10.17 14:13K문학 쾌거, 왜 한강인가노벨상 위원회는 올해 문학상 수상자를 잘 골랐다. 그들은 현재의 우리 문명이 병들었다고 진단하고 그 환부를 보여준 예술가를 정확하게 골랐다. 그들에게 상을 주고 싶다.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문학잡지 AZALEA(진달래)를 창간하고 편집장 노릇을 거의 20년간 하면서, 이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왜 한강인가. 대륙을 가리지 않고 세계의 젊은 세대는 모두 K-컬처에 홀딱 빠졌다는데, 그래서 K-문학이 이 흐름에 합류한 것인가? 어떤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관측은 한강의 작품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고 또한 세계 ..

詩人의 詩人 탐험 - 金光林의은둔생활

詩人의 詩人 탐험 - 金光林의은둔생활이유경     월간조선 11월호  일본과 대만에서 더 유명       이것은 일본 세이주사(靑樹社)의 世界詩人叢書 가운데 ⑤로 나온 「김광림시집(キム クワンリム·金光林 詩集)」 1995년 판에 대한 소개 말이다. 총서⑥은 프랑스의 대중詩人 자크 프레베르의 詩集이고, ⑦은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詩人이며 비평가인 이브 본느프와의 최신 詩集.   북한 원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한 학기까지 다니고 南으로 탈출해온 金光林 시인(72)은 지난 53년 동안 14권의 시집, 8권의 詩論-에세이集 등 많은 저서를 남기고 있다.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보다 일본과 대만 詩壇에서 더 많이 알려져 온 그는 특히 1996년엔 일본 최대의 동인 단체인 「地球」로부터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地球賞」..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

타자의 고통을 상상하는 문학중앙일보입력 2024.10.22 00:15김성중 소설가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상은 타인의 고통에 관한 것이다. 화성을 배경으로 삼거나 지구 절반이 사라지는 세계를 떠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다른 이의 고통에 관한 상상은 내가 경험한 고통의 기억을 통해서만 유추하고 확장된다. ‘이만큼 아팠을까?’ 하는 마음으로 넘기는 책들. 위대한 문학은 항상 타자의 고통을 상상한다.내가 처음으로 읽은 노벨문학상 작품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었다. 첫 장에 부엔디아 가문의 복잡한 족보가 펼쳐졌고,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라는 문장이 기다리고 ..

시를 품은 한국 소설, 특유의 공감 문화 세계가 알게 되다

시를 품은 한국 소설, 특유의 공감 문화 세계가 알게 되다중앙선데이입력 2024.10.12 00:20업데이트 2024.10.12 10:45K문학 쾌거, 왜 한강인가노벨상 위원회는 올해 문학상 수상자를 잘 골랐다. 그들은 현재의 우리 문명이 병들었다고 진단하고 그 환부를 보여준 예술가를 정확하게 골랐다. 그들에게 상을 주고 싶다.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문학잡지 AZALEA(진달래)를 창간하고 편집장 노릇을 거의 20년간 하면서, 이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왜 한강인가. 대륙을 가리지 않고 세계의 젊은 세대는 모두 K-컬처에 홀딱 빠졌다는데, 그래서 K-문학이 이 흐름에 합류한 것인가? 어떤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관측은 한강의 작품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고 또한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