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9] 세월의 물결이 어여쁘구나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5.02.12. 23:50 어느덧 새봄달밤은 깊어가네얼굴의 주름はる つきよ かお しわはつ春も月夜となるや顔の皺 ‘사람 얼굴은 어딘가 예쁜 구석이 하나라도 있으면 아무리 봐도 싫증이 안 나는 법이다. 그림 같은 것은 몇 번 보면 금방 질려 버린다. 옆에 세워 둔 병풍의 그림 속 인물도 예쁘기는 한데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은 안 든다. 그러고 보면 사람 얼굴은 참 오묘하다. 받침대같이 하찮은 것도 어디 한 군데 좋은 점이 있으면 자꾸 보게 되는데 하물며 사람 얼굴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하지만 보기 싫은 곳도 그와 마찬가지로 금방 눈에 띈다고 생각하면 기운 빠진다.’얼굴 하면 떠오르는 산문. 지금으로부터 약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