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신작시 해설> 현자의 세상 보기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나호열 시인은 앞에 수식어를 붙이기 어려운 시인이다. ‘중견 시인’이라 하기에는 시력이 너무 깊고, ‘원로 시인’이라 하기에는 아직 젊고 팔팔하다. 그는 과거의 행적에 기대지 않고 항상 앞길만을 보며 아직도 자신의 시어를 갈고 닦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시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난만한 젊음의 열정으로 시를 쓰고 있지는 않다. 아직 어둡지 않은 눈과 귀로 세상을 보고 듣는 지혜가 그의 싱싱한 시어의 근원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시를 보자. 드라마는 정말 끝난 것일까나쁜 사람은 벌을 받고 뉘우쳤다는 앤딩을믿을 수 없다나는 절룩거리는 생각을 끌고내가 내다버린 화살을 찾아쓰레기장으로 왔다어머나저 냄새 나는, 썩지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