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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을 소식들 310

절제하지 못하는 사회의 끝은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절제하지 못하는 사회의 끝은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입력 2025.01.24. 00:02   일러스트=이철원이런 신화가 있다. 신들의 왕 제우스가 하늘에서 인간 사회를 내려다보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서로 죽고 죽이느라 사회가 늘 파탄 나고 종국에는 소멸되어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제우스는 인간 사회를 구할 방도를 고민하다 전령사 에르메스를 시켜 두 선물을 내려보낸다. 하나는 ‘염치’를 뜻하는 ‘아이도스’, 또 하나는 ‘정의’를 뜻하는 ‘디케’다. 또 모든 인간에게 동물과 다른 특별한 기술을 부여하는데, 그게 ‘정치적 기술(arete politike)’인 ‘말(言)’이다.세상은 대체로 강자와 약자, 부자와 가난한 자, 재능이 있는 자와..

지금의 대한민국 만든 보물들… 현대사 특별전, 45일 만에 13만명 관람10대부터 80

지금의 대한민국 만든 보물들… 현대사 특별전, 45일 만에 13만명 관람10대부터 80대까지 인기… 가족 단위 관람객이 60%유석재 기자입력 2025.01.23. 00:51업데이트 2025.01.23. 04:50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사람들이 ‘나의 보물, 우리의 현대사’ 특별전이 열리는 3층 전시실에서 ‘혜은이 부띠끄 원피스’를 관람하고 있다. ‘원조 아이돌’이라 불렸던 혜은이가 무대에서 입었고 1980년대 초 자신이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팔기도 했던 옷이다. 혜은이가 홍보 차원에서 이 옷을 입고 가게 안에 앉아 있으면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그 아래 보이는 종이학은 팬들이 접어서 가수 전영록에게 선물한 것이다./김지호 기자 “이 사람은 홍수환 아냐? 세..

당대 거장들의 표지화… 한 호도 안 쉬고 낸 '현대문학' 70년

당대 거장들의 표지화… 한 호도 안 쉬고 낸 '현대문학' 70년1955년 창간한 월간 '현대문학' 70주년 맞아 기념 특대호 출간황지윤 기자입력 2025.01.02. 00:35업데이트 2025.01.02. 09:04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인류의 운명은 문화의 힘에 의존된다. 때로 민족은 멸할 수도 있고 때로 국가는 패망할 수도 있으나 인류가 남겨놓은 문화는 결코 그 힘을 잃은 적이 없다… 이러한 문화의 기본적인 핵심은 문학이다.”올해로 창간 70년을 맞은 월간 ‘현대문학’ 1955년 1월호(창간호)에 실린 창간사다. 당시 유일한 종합 문예지로 출범했다. 독립운동가 출판인 김기오(1900~1955), 조연현(1920~1981) 문학평론가, 오영수(1909~1979) 소설가가 의기투합했다. 각각 ..

“현대사 옥죈 ‘너는 어느 편이냐’… 이젠 벗어나야”

“현대사 옥죈 ‘너는 어느 편이냐’… 이젠 벗어나야”문화일보입력 2024-12-10 11:40업데이트 2024-12-10 11:48이근배 시인은 “인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를 써야 한다는 게 평생의 화두였다”며 “죽기 전에 마음에 꼭 드는 시 한 편을 쓰고 싶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다”고 했다. ‘월간시인’ 제공■ ‘64년 문단생활’ 육성 회고록 펴낸 이근배 시인스승으로 모신 김동리·서정주박정희를 박첨지로 부른 구상김지하 숨겨준 이종찬 등 일화“독립운동한 아버지가 평생 힘지금도 소설로 신춘문예 꿈꿔”그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중앙일간지 신춘문예 7관왕. 1961년부터 1964년까지 시조, 동시, 시 분야에서 이룬 일이다. 그 사이에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 3번을 받은 것까..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오늘 개막

초미니 금동손·맹꽁이 벼루… 큐레이터들이 콕 집어낸 유물들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오늘 개막경주=허윤희 기자입력 2024.12.10. 00:32업데이트 2024.12.10. 09:13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손. 손 길이 4.8㎝. /허윤희 기자“나는 오른손입니다. 팔에서 떨어져 나온 지는 오래되었어요. 왼손도, 몸체도, 나 말곤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부처의 금동 손바닥이 덩그러니 공중에 떠 있다. 손 길이 4.8㎝. 몸체는 어디로 갔을까. 통통한 네 손가락을 곧게 편 모양새, 손바닥을 가로지르는 손금까지 디테일한 묘사가 갖가지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경주 월지에서 발견된 이 손은 꽤 오래 전시실에 진열돼 있었지..

한강, 노벨문학상 강연 '빛과 실'… 31년간의 작품 세계 회고

한강 "세계는 왜 폭력적인가, 왜 아름다운가… 내 모든 질문의 근원은 사랑"한강, 노벨문학상 강연 '빛과 실'… 31년간의 작품 세계 회고스톡홀름=황지윤 기자입력 2024.12.09. 00:36업데이트 2024.12.09. 13:26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7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 연단에 섰다.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그는 1980년 광주를 다룬 ‘소년이 온다’에 대해 긴 시간 이야기했다. 한강 소설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한강은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 드리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AP 연합뉴스“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

‘살아있는 장례식’ 연 김언희 “예술가는 두 번 죽는다”

‘살아있는 장례식’ 연 김언희 “예술가는 두 번 죽는다”중앙일보입력 2024.11.25 00:01위성욱 기자 지난 23일 진주 와인바 사건의 장소에서 김언희 시인(가운데 뒷모습)과 후배 시인들이 이야기고 있다. 김 시인은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위성욱 기자지난 23일 오후 3시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인근 와인바에서 ‘살아 있는 장례식’이 열렸다.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뒤 『트렁크』라는 파격적인 시집을 내놓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김언희(71) 시인이 성윤석·조말선 등 후배 시인들 몇 명에게 ‘작별인사’를 하겠다고 연락해 만들어진 자리였다.일흔이 넘은 김 시인은 최근 의사로부터 ‘심장 박동기’를 달지 않으면 위험한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받았다. 온화한 걸음걸이..

[2024 동인문학상 수상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소설 쓰기는 취미와 신앙 사이 어딘가… 점점 신앙에 가까워지고 있다[2024 동인문학상 수상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황지윤 기자입력 2024.11.06. 01:49업데이트 2024.11.06. 09:36  올해로 55회를 맞은 동인문학상은 ‘파격’을 선택했다. 등단 3년 차 신예 소설가 김기태(39)가 쓴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에 수상 영광을 안겼다. 연애 예능 출연자, 아이돌 팬, 대형 마트·공장에서 일하는 20대 청춘, 학생들에게 ‘자본론’을 읽히는 고등학교 교사 등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로 북적이는 소설집이다.동인문학상은 2000년 개편 이후부터 단편이 아닌 소설 단행본에 시상해 왔다. 2000년 이후 작가가 처음 출간한 책이 수상작으로 뽑힌 첫 사례다. 등단..

제31회 방일영국악상 이영희 가야금 명인

승무에 홀려 국악길… 제자 위한 집 기부 안 아깝네제31회 방일영국악상 이영희 가야금 명인윤수정 기자 입력 2024.11.01. 00:35업데이트 2024.11.01. 11:05   “여가 원래 안동 권씨 종갓집이 있던, ‘궁안리’로 불린 명당 자리여. 예인들이 소리 펼치기에 딱이제?”환희 웃는 이영희 가야금 명인(86)의 뒤편으로 탐스럽게 영근 배추밭이 줄지어 보였다. 이곳,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청계산 아래 자락에 있는 이 명인의 집과 너른 텃밭은 2022년부터 국가에 귀속됐다. 그는 200억원 상당에 이르는 이 일대 땅 1656평(5474㎡)을 전통 무용과 국악 예능 보유자들의 전승교육관을 짓는 데 써달라며 문화재청(국가유산청)에 기부했다. 2027년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예능전수관이 들어..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광화문·뷰] ]'혼신의 글쓰기'와 그의 아내 25일은 故 김윤식 교수 6주기인간은 두 번 죽는다고 한다육체적 죽음과 그마저 잊혔을 때이를 막아보려는 어떤 아내가 있다어수웅 기자입력 2024.10.22. 00:06업데이트 2024.10.22. 11:34  낙 전면에 등장하는 걸 꺼리는 만큼 조심스럽지만, 한번쯤은 그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윤식 교수의 아내 가정혜 여사  사흘 뒤 25일은 김윤식(1936~2018)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일이다. 벌써 6주기. 동사 ‘읽다’와 ‘쓰다’의 주어라는 비유처럼 평생을 읽고 쓰고 가르쳤던 문학평론가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언론은 유족의 기부 소식도 함께 전했다. 교수 월급과 원고료로 모은 재산 30억원을 새로 짓는 국립한국문학관에 내놨다는 소식이었다..

"창가 쪽엔 절대 앉지 않았다"…한강 목격담에 서촌 들썩

"창가 쪽엔 절대 앉지 않았다"…한강 목격담에 서촌 들썩중앙일보입력 2024.10.15 05:00업데이트 2024.10.15 13:10업데이트 정보 더보기김서원 기자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한강 작가 자택 겸 작업실로 알려진 한옥 주택 앞에 축하 화환들이 놓여 있는 모습.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김서원 기자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54) 작가의 숨결이 닿은 장소를 따라 시민들의 ‘문학 성지순례’가 이어지면서 서울 종로구 서촌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서촌은 한강의 서울 자택과 그가 운영하는 책방이 위치한 동네다.14일 오전에 찾은 한강의 집 겸 작업실로 알려진 한옥 주택 문이 굳게 잠겨 있었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대문 앞에 즐비했던 문학 관련 ..

"한국영화 충무로 시대 끝" 66년 역사 '벤허 극장' 문 닫는다

"한국영화 충무로 시대 끝" 66년 역사 '벤허 극장' 문 닫는다중앙일보입력 2024.09.18 17:23업데이트 2024.09.18 20:10업데이트 정보 더보기나원정 기자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의 1960년대 모습. 초유 흥행을 거둔 할리우드 대작 '벤허'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 대한극장서울 충무로 흥행사를 상징했던 간판 영화관 대한극장이 66년 역사의 막을 내렸다.국내 최초 70㎜ 초대형 스크린 시대를 열었던 대한극장은 1962년 할리우드 대작 ‘벤허’의 전차 액션을 보려는 관객들이 전국에서 몰려와 ‘벤허 극장’이란 애칭도 얻었다.대한극장의 운영사 세기상사는 올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9월 30일 극장 영업 종료를 예고했지만, 극장은 지난달 말까지 ‘아듀 대한극장 1958~2024’ 타..

'숏폼' 같은 詩에 빠진 2030

'숏폼' 같은 詩에 빠진 2030구아모 기자입력 2024.09.03. 00:45  오다록씨 시 필사. /인스타그램직장인 오다록(32)씨는 이은규 시인의 ‘다정한 호칭’을 회사 책상 한 편에 꽂아뒀다. 최근엔 김은지 시인의 시집 ‘아주 커다란 잔에 맥주 마시기’에 수록된 시를 필사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오씨는 “사랑·이별 등 근래 처한 상황과 비슷한 구절,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구(詩句)를 필사한다”며 “‘기억의 삼투압’ ‘그리움은 곡선’ 같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을 구체적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시어(詩語)가 와닿는다”고 했다.최근 시집(詩集)을 찾는 10~30대가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시를 필사해서 올리고, 시 한 줄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식이다. 지난달 26일까지 집계된 교보문고의..

내달 3일 대구간송미술관 개관展… 금동삼존불감 등 국보·보물 97점 전시

미인도·훈민정음 해례본… 대구에 모인 간송의 보물들내달 3일 대구간송미술관 개관展… 금동삼존불감 등 국보·보물 97점 전시대구=허윤희 기자입력 2024.08.28. 00:35업데이트 2024.08.28. 01:11   대구간송미술관 2전시실에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단독으로 전시됐다. 배추같이 풍성한 옥색 치마를 입은 조선 최고의 미인이 옷고름 쥔 자태로 관람객을 맞는다. 간송 컬렉션의 '대표 얼굴' 같은 작품이다. ⓒ 2024 김용관 /대구간송미술관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미인도, 촉잔도권, 금동삼존불감…. 간송미술관 소장품 중 이동 가능한 국보·보물은 지금 죄다 대구로 내려갔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다음 달 3일 대구 수성구에서 대구간송미술관을 개관한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