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목을 바라보다
연리목을 바라보다 강둑에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바닷가 파도소리에 키를 세우는 나무들깊은 산중 적막을 수행하는 나무들산마루 허리 꺾고 넘어질듯 넘어지지 않은 나무들그 나무들 오늘은 고고한 탑으로 내 앞에 서 있다어디를 둘러보아도 얼굴 보이지 않는오래된 시계를 몸 어딘가에 감추어 놓은울울함을 바라보며아득한 먼 옛날 씨앗으로 움트던 날을 기억한다생전에 그늘을 바라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달디 단 열매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면서도흙속에 마음을 묻은 사람처럼나도 한 그루의 작은 나무를 심는다흰 구름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날개를 가진나무는어느 생에 저 창공을 박차고 올라마악 사랑을 배우는 사람들의 눈빛을 닮은 별이 될 것이므로나는 한 그루 나무속에 내 이름을 숨기려 하니나이테 속에당신의 숨결로 빚은빛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