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기억나호열(시인· 문화평론가) 지금으로부터 48년 전 6월 나는 푸른 제복을 벗었다. 미제 GMC 트럭을 타고 의정부를 지나고 동두천 너머 한탄강을 건너고 하염없이 비포장도로를 북으로 달려갈 때, 남녘 출신 훈련소 동기 이등병은 눈물을 쿨럭거리며 연신 먼지 내려앉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는데, 그 친구는 사고로 부상을 당해 조기 제대를 해 버리고 나만 영문營門을 빠져 나왔다. 34개월 하고도 15일의 군복무를 마치는 날 아침 ,유월의 하늘은 유난히 맑았고 바람은 신선했다.훈련기간 4개월을 빼고 3년 동안 서부 전선의 한 모퉁이에서 청춘을 보냈다고 하니 가슴 한 켠이 아릿해지면서 울컥 목젖을 치고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이 솟아오르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는 교련 혜택이라는 것이 있어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