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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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나무편지 180

[나무편지] 사람살이의 아픔을 안고 생명활동을 멈춘 절집 향나무

[나무편지] 사람살이의 아픔을 안고 생명활동을 멈춘 절집 향나무   ★ 1,279번째 《나무편지》 ★   홈페이지 중간에 번번이 올려놓는 신문 연재 칼럼이 있습니다. 《경향신문》에 격주로 화요일에 실리는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라는 칼럼입니다. 2021년에 연재를 시작했으니, 벌써 5년째 되는 연재 칼럼이네요. 우리 곁에 살아있는 큰 나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은 일이지만,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서, 오래 된 큰 나무에 담긴 사연들을 온전히 담지 못하는 게 늘 아쉽습니다. 한 달쯤 전에 쓴 〈강화 보문사 향나무〉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최근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가 담아온 사진도 넉넉히 보여드릴 수 없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신문에 게재된 칼럼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보실..

[나무편지] 봄 오는 소리에 마음 설레는 삼월의 한가운데에서

[나무편지] 봄 오는 소리에 마음 설레는 삼월의 한가운데에서   ★ 1,278번째 《나무편지》 ★   지난 해 이맘 때에는 매화 꽃내음을 찾아서 광양 매화마을의 활짝 핀 매화 꽃그늘을 걸었습니다. 올에도 광양시에서는 엊그제 주말에 광양 매화축제를 시작했습니다만, 꽃은 채 피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입니다. 매화 꽃망울이 봄을 채비해야 하는 길목에서 난데없는 추위가 닥쳐온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진 지난 2월 중의 추위가 유난스러웠던 탓입니다. 매화 뿐 아니라, 벚나무 목련 산수유 등 봄꽃의 개화가 전반적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기상청에서 해마다 이 즈음에 발표하는 ‘봄꽃 개화 예상도’에서 예측한 올 봄 꽃들의 개화 시기는 죄다 조금씩 늦은 편입니다.   기상청의 예측이..

[나무편지] 멸종된 걸로 알려졌던 ‘라사로분류군’의 특별한 나무

[나무편지] 멸종된 걸로 알려졌던 ‘라사로분류군’의 특별한 나무   ★ 1,277번째 《나무편지》 ★   ‘라사로 분류군(Lazarus Taxon)’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의 ‘라사로’는 짐작하신 것처럼 그리스도교의 신약성서에 나오는 바로 그 인물입니다. 베다니아라는 마을에 살던 라사로는 큰 병에 걸려 죽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라사로의 주검 앞에 찾아온 예수가 “라사로야, 일어나 나오거라”라고 말하자 수의에 덮여있던 라사로는 예수의 말을 따라 살아 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도교 문화에 익숙한 서구인들은 “한때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가 나중에 살아있는 게 발견된 생물 분류군을 ‘라사로 분류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리는 나무가 바로 그 ‘라사로 분류군’에 속하는 나무..

[나무편지] 발맘발맘 다가온 봄꽃의 경이로움 … 지금 이 순간의 풍년화

[나무편지] 발맘발맘 다가온 봄꽃의 경이로움 … 지금 이 순간의 풍년화   ★ 1,276번째 《나무편지》 ★   중부지방에서도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를 시작했다는 뉴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한 주 내내 바람 차가웠어도, 봄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습니다. 남녘에서는 벌써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 그리고 매화까지 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왔어요. 봄입니다. 기온도 낮았고, 길 위의 바람이 차가웠지만, 봄을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무언지 모를 봄 기운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던 지난 며칠이었지 싶습니다. 그렇게 봄은 우리 안에 서둘러 스며듭니다. 여름 길어지고 봄 짧아진다는 예보대로라면 풀과 나무들도 서둘러야 할 겁니다. 오늘의 《나무편지》에서는 지난 주에 다녀온 천리포수목원의 봄꽃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나무편지] ‘새로 낼 책’에서 ‘큰 나무 답사’까지 … 우리 모두 함께 해요! (2)

[나무편지] ‘새로 낼 책’에서 ‘큰 나무 답사’까지 … 우리 모두 함께 해요! (2)   ★ 1,273번째 《나무편지》 ★   엊그제 월요일에 띄운 《나무편지》에서 알려드린 올해 제가 벌일 일들을 살펴보셨나요? 《나무편지》가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올 계획을 둘로 나누어 다시 알려드립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진행할 일은 꽤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해왔던 일입니다. 오늘 알려드릴 이 일들은 그 동안 《나무편지》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짧지 않은 동안 분에 넘칠 정도의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진행해온 일들입니다. 모든 분께 진심으로 큰 감사 인사 드립니다. 그저 형식적으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진심으로 드리는 인사입니다.   “고맙습니다!”   (3) 부천 상동도서관 ‘나무 강좌’ 100회 : 지난 번..

[나무편지] ‘새로 낼 책’에서 ‘큰 나무 답사’까지 … 우리 모두 함께 해요! (1)

[나무편지] ‘새로 낼 책’에서 ‘큰 나무 답사’까지 … 우리 모두 함께 해요! (1)  ★ 1,272번째 《나무편지》 ★   설 지나고 오늘은 입춘입니다. 긴 설 연휴, 잘 보내셨지요. 연휴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아서 고향 오가는 길은 적이 불편하셨겠습니다만,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 계신 고향에 오가는 길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거 아닌가요? 설 전 주말부터의 길게 이어진 휴일 내내 저는 멀리 오갈 일 없어, 어쩌면 좀 지루하다 할 정도로 편안히 보냈습니다. 늘 올리는 말씀입니다만, 우리는 새해 인사를 두 번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달력 바꿔 달면서 이미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넉넉히 했어도 설날 맞이하면 꼭 다시 새해 인사를 올리게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202..

[나무편지] 새해 큰 복 많이 받으세요.

[나무편지] 새해 큰 복 많이 받으세요.  ★ 1,271번째 《나무편지》 ★   다음 《나무편지》에는 어떤 나무를 담아야 하나 궁리하다 보니, 내일부터는 고향 가시느라 모두 분주하시겠네요. 날짜 지나는 걸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겁니다. 규칙적인 직장 생활에서 벗어난 지 이십칠 년쯤 되고 보니, 휴일 감각은 물론이고, 심지어 요일 감각까지 다 떨어졌습니다. 함께 살던 자식들도 떨어져나간 뒤에는 더 그렇네요.   새해에는 무슨 일들이 생길까요. 요즘 사정으로 봐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좀더 아름답고 여유로운 좋은 날이 더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바삐 오가실 설 귀성 길, 모두 평안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잘 다녀오세요. 가야할 곳도, 오라는 곳도 없이 보내야 할 긴 설 연휴, 잘 쉬고 새 달 들어서면서 다..

[나무편지] 일본의 高僧이 즐겨 찾으며 노래했던 천년고찰의 거대한 나무

[나무편지] 일본의 高僧이 즐겨 찾으며 노래했던 천년고찰의 거대한 나무  ★ 1,270번째 《나무편지》 ★   오늘의 《나무편지》에서는 일본 시코쿠 지역의 나무 답사 이야기를 마무리하렵니다. 지난 해 12월 초의 답사에서 가장 풍요롭게 만난 나무는 녹나무였습니다. 역시 일본의 남부지역을 대표할 만한 나무인 걸 단박에 알 수 있던 답사였습니다. 그야말로 ‘발길에 채이는’ 나무가 녹나무였는데요, 그 중의 한 그루인 도쿠시마 가모마을에 국가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녹나무는 이미 보여드렸습니다. 사진으로 미처 다 표현하지는 못했어도 정말 훌륭한 나무였습니다. 그 외에도 크고 아름다운 녹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두 그루의 녹나무를 보여드리며, 12월 답사 이..

[나무편지] 나뭇가지를 24미터 펼친 ‘향나무 가운데 가장 큰 향나무’

[나무편지] 나뭇가지를 24미터 펼친 ‘향나무 가운데 가장 큰 향나무’  ★ 1,269번째 《나무편지》 ★   시간이 참 느리게 흘러갑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하루 빨리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산처럼 쌓인 탓이겠지요. 다시 또 나무 이야기 전해드려야 하는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주에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이리저리 움직이기 어려우셨지요. 다행히 주말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풀렸습니다. 예보가 정확히 맞지는 않겠지만, 45일 기상예보를 살펴보니, 올 겨울에는 지난 주보다 더 추운 날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 곁의 시간이 머뭇대고는 있지만, 세월은 분명 겨울 지나 봄으로 흘러갑니다. 이제 곧 설 지나고 우리 곁에도 모두 함께 환하게 웃으며 맞이할 봄이 찾아오겠지요.   오늘 《나무편지》의 제목..

[나무편지] 아담한 절집을 장엄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나무편지] 아담한 절집을 장엄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 1,267번째 《나무편지》 ★   지난 해 말에 띄운 《나무편지》에서는 일본 시코쿠(四?) 가가와(香川)현에 속한 작은 섬 쇼도시마(小豆島)의 올리브나무를 보여드렸습니다. 쇼도시마는 그리 큰 섬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섬과 비교하자면 울릉도(72.86km²)의 두 배를 조금 넘고, 강화도(302.6 km²)의 절반쯤 되는 153.30 km²의 면적의 섬입니다. 이 섬에 사는 사람은 2만5천 명 정도인데, 그나마 점점 줄어드는 중이라고 합니다. 간장과 올리브나무로 유명한 섬이라는 건 이미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또 한 그루의 엄청난 나무를 보여드리려고 쇼도시마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일본어로 ‘소데쯔(ソテツ, 蘇?)’라고 부르는 ..

[나무편지] 2025년 첫 인사 올립니다 … “새해 큰 복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나무편지] 2025년 첫 인사 올립니다 … “새해 큰 복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 1,267번째 《나무편지》 ★   바꿔 단 달력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2025년입니다. 정신 없이 보낸 지난 해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새해가 시작됩니다. 엊그제 월요일 아침의 《나무편지》에서도 기원 올렸듯이 올에는 정말이지 가슴 쓸어내리는 놀랄 만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마음 속에 ‘차분한 절집’으로 기억되는 김천 황악산 직지사에 다녀왔습니다. 별다른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저 “바람 좀 쐬고 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지난 한햇동안 김천 지역에 다녀올 일은 참 많았습니다만, 부랴부랴 다녀오느라 직지사 코앞에서 돌아오곤 했기에 여유를 갖고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3, 끝)

[나무편지]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3, 끝)  ★ 1,264번째 《나무편지》 ★   아직 세상 하수상하여도 지금은 ‘아침’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이어온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남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죽음의 고비를 간신히 넘어서서 살아남아, 마침내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의 긴 이야기는 지난 번 《나무편지》에서 두 차례로 나누어 말씀드렸습니다. 충분하달 수는 없어도 대강의 흐름은 알 수 있으셨을 겁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게 있으면 따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아는 한, 혹은 더 알아볼 게 있다면 더 알아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 나무를 돌아볼 때면 떠올릴 수밖에 없는 한 사람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셋으로 나누어 전해드린 〈안동..

[나무편지] 닷새 동안의 일본 큰 나무 답사 잘 다녀왔습니다만, 지금은……

[나무편지] 닷새 동안의 일본 큰 나무 답사 잘 다녀왔습니다만, 지금은……  ★ 1,262번째 《나무편지》 ★   닷새 동안의 나무 답사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 《나무편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인 마키노 도미타로를 기념하기 위해 설립한 ‘마키노 식물원’을 비롯해 시코쿠 지역의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을 많이 바라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예고해드렸던 것처럼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살아온 ‘용계리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드려야 하는데, 글 한 줄이 잘 쓰이지 않네요.   지난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답사로 미루어두었던 일들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하는 일에 분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지금 우리 국민 모두가 그러신 것처럼 뒤숭숭한 이 땅의 사정에 온갖..

[나무편지]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2)

[나무편지]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2)  ★ 1,262번째 《나무편지》 ★   주말에 기온이 오르면서 길 위에 쌓였더 눈이 녹아내리자 그 아래에는 수북히 쌓여있던 낙엽이 드러났습니다. 폭설 아래 낙엽! 이런 일은 정말 처음입니다. 폭설로 쏟아진 주중의 눈은 단풍잎, 아니 아직 채 초록인 나뭇잎 위에 쌓였습니다. 날씨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사상 최초’ ‘역대급’ 등의 수식어는 이제 그냥 ‘일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지금 이 《나무편지》를 보시는 시간에, 나는 일본을 대표하는 식물학자인 마키노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마키노 식물원〉의 나무들을 살펴보고 있을 겁니다. 어제 일본 시코쿠에 왔습니다. 일본 나무 답사는 목요일인..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1)

[나무편지] 죽음의 고비를 넘고 넘어 30년…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1)  ★ 1,261번째 《나무편지》 ★   워낙 유명한, 더구나 우리 《나무편지》를 살펴보시는 분들에게라면 너무너무 잘 알려진 우리의 은행나무를 오늘의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리렵니다. 두 주 전에 〈대구 현풍휴게소 소원의나무〉를 보여드렸지요. 그때의 답사길에 찾아본 나무입니다. 조마조마하게 단풍드는 시기를 손꼽으며 뉴스에 등장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노란 단풍 풍경을 보고 재우쳐 찾게 된 것이었습니다. 노란 단풍잎이 화려한 사진이 첨부된 뉴스를 확인한 사흘 뒤의 주말이었습니다. 고작 사흘 지난 뒤이니, 은행나무의 화려한 단풍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진 날이 있어, 조마조마하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