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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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지지가 기반, 민주주의와 파시즘은 '동전의 양면'

대중 지지가 기반, 민주주의와 파시즘은 '동전의 양면'중앙선데이입력 2025.03.22 00:09업데이트 2025.03.24 13:04[임지현 ‘반전의 세계사’] 민주주의 위기와 파시즘지난 15일 런던 테슬라 대리점 앞에서 시위자가 “나치 차를 사지 말라”라는 팻말을 들었다. [EPA=연합뉴스]민주주의가 요동치고 있다. 언론이나 학계가 1930년대 파시즘의 시대를 자꾸 되돌아보는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이다. 21세기 민주주의 위기가 1930년대 파시즘의 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반파시즘 진영의 축이었던 서유럽과 미국도 그 위기의 한 축이라는 점이다.서유럽과 동유럽을 가를 것 없이 극우 정치세력이 약진하고 있는 유럽 대륙은 물론이고, 영국의 극단적 보수주의 정당인 ‘개..

문화평론 2025.03.27

대련(對聯)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63] 대련(對聯)문태준 시인입력 2025.03.24. 00:18업데이트 2025.03.24. 18:04 일러스트=이철원대련(對聯)고희 넘긴 촌로가 이르기를최고의 음식은두부와 오이와 생강과 나물이며최상의 모임은아비와 어미, 아들과 딸 그리고손자들이라 말하니고희 앞둔 중늙은이가 되받기를최고의 음식은마른 두부와 물외와 된장과 막걸리최상의 모임은아내와 나 그리고 나이를 잊은술벗들이라 답한다촌로는 섬이 모질다 하는데중늙은이는 섬이 어질다 한다-김수열(1959-)대련(對聯)은 시문에서 대(對)가 되는 연(聯)을 뜻한다. 대(對)는 대비가 된다는 의미이지만 한 쌍을 이루는 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촌로와 중늙은이는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크게 벌어지지는 않아서 속..

공부할 시 2025.03.27

전쟁 후 가난하고 헐벗은 조국… 담담히 다가올 희망 그렸죠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전쟁 후 가난하고 헐벗은 조국… 담담히 다가올 희망 그렸죠박수근유석재 기자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3.27. 01:34업데이트 2025.03.27. 03:42 63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온 박수근의 연하장 안쪽에 그려진 판화. 연 날리는 두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화가 박수근(1914~1965)이 지인에게 보낸 연하장이 6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박수근이 1962년 12월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 부부에게 보냈던 연하장과 봉투, 개인전 리플릿 등 3점을 강원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 기증했다고 지난 20일 밝혔어요. 연하장 안쪽에 있는 박수근의 판화는 연을 날리는 사람을 묘사했어요. 박수근은 ..

해남의 숨은 매력 (下)

정돈된 정원 너머 호젓한 바다… 33년 만에 채워진 ‘땅끝’ 풍경[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3-27 09:41업데이트 2025-03-27 09:42 해남 126 오시아노호텔의 자연지형을 살린 정원. 시아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리다. 호텔은 바다와 가깝다. 당초 환경영향평가 기준은 ‘해안선에서 100m 이격’이었는데, 공사과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해안선 80m 이격으로 기준을 완화해 지었기 때문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덜 알려져서 더 멋진… 해남의 숨은 매력 (下)수십년 진척없던 관광개발 단지화원반도 언덕에 공공예산 투입호텔 ‘해남 126 오시아노’ 건립낮은 담·처마 등 한옥식 구조에간결한 선 · 색감으로 ‘절제미’섬풍경 어우러져 오션뷰 빼어나국내 최초 ‘무장애 인증’ 받아간..

김해 가야 유적서 2000년 전 명품 옻칠 그릇 대거 출토

김해 가야 유적서 2000년 전 명품 옻칠 그릇 대거 출토목둘레 1㎝ 가늘고 긴 형태의 제기… 당시 물레로 그릇 만드는 기술 확인창원·함안=허윤희 기자입력 2025.03.25. 00:21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품 일괄. ①옻칠 두형 그릇. ②~④옻칠 두형 그릇 배신 및 대각. ⑤칠 뚜껑. ⑥항아리 모양 목제품. ⑦새 모양 목제품. ⑧·⑨칠 뚜껑. ⑩점뼈(복골). ⑪소형 토제품(모형토기).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금관가야의 중심지로 알려진 경남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2000년 전 명품 옻칠 그릇이 무더기로 확인됐다.경남 창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봉황동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1세기대 최고급 옻칠 제기(제사용 그릇) 15점을 비롯해 목제품 300여 점이 쏟아져나왔다”며 2..

유물과의 대화 2025.03.25

베스트셀러보다 '일·삶·쉼·흥'을 진열합니다

베스트셀러보다 '일·삶·쉼·흥'을 진열합니다[우리 동네 이런 서점] [2] 스틸북스 회현황지윤 기자입력 2025.01.21. 01:28업데이트 2025.01.21. 08:56  책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지만 어떤 서점은 건재하다. 여전히 불을 밝히고 동네 한 귀퉁이에서 사람들을 맞는다. 이들이 살아남은 비결은 각양각색이지만 결국 ‘취향’이라는 단어로 수렴된다. 서점지기의 취향이 명확하고, 그 취향에 따른 책 선정이 빼어날 때, 서점을 찾은 독자들의 취향이 그에 응답한다. 개성이 분명하고 특색 있는 서점은 오래 버틴다. 독특하고 색다른, 자기주장 강한 독립 서점들이다.‘스틸북스 회현’ 1층 ‘웰컴 센터’ 한쪽에 ‘브랜드의 서재’가 마련돼 있다. ‘로컬 스티치 회현’에 모인 7개 브랜드(서점 제외)가 추천하는..

봄꽃을 담은 명화

[신문은 선생님] [명화 돋보기] 눈 사이로 매화 찾아 나선 선비… 군자의 강인함 닮고자 했죠봄꽃을 담은 명화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3.24. 00:44업데이트 2025.03.24. 04:00  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꽃 소식이 들려옵니다. 겨우내 비쩍 말라 있던 나무에 물이 올라, 가지 위에 꽃봉오리들이 탐스럽게 솟고 있어요. 봄꽃 중에 우리 옛 그림 속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꽃은 무엇일까요? 봄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용감한 매화랍니다. 조선의 옛 학자들은 매화를 덕망 높은 사람을 뜻하는 군자(君子)의 모습 중 하나라고 여겼고, 매화를 그림으로 그리고 시로 읊으며 그 의연한 자태를 닮고자 했지요.조선 시대 화가 중에서는 김홍도(1745~?)..

내 자식을 훈계할 자격

내 자식을 훈계할 자격젊은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늘 착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들은 여느 부모들처럼 웅변학원, 미술학원이니 하는 곳으로 아이들을 내몰지 않았고 늘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했다. 공부가 싫은 아이들을 억지로 책상 앞에 앉히는 일도 없었고, 아이들의 성적에 연연해하지도 않았다.그들의 소박한 바램은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서 평범하고 행복한 사회의 일원이 되는 일일 뿐, 아이들의 합리적이고 자연스런 성장을 위해 자신들의 사고를 맞춰 나갈 줄 아는, 어쩌면 이 시대에 그리 흔치 않은 부모였는지 모른다.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남편은 집안을 감싸고 있는 침묵과 암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는 잔뜩 주눅이 든 채로 구석을..

[221] 환이삼롱(桓伊三弄)

[정민의 세설신어] [221] 환이삼롱(桓伊三弄)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7.31. 03:03  진(晋)나라 때 환이(桓伊)는 뛰어난 피리 연주자였다. 그가 작곡한 '낙매화곡(落梅花曲)'이 유명했다. 이백(李白)은 "황학루 위에 올라 옥피리 빗기 불자, 5월이라 강성에서 매화꽃이 떨어지네(黃鶴樓上吹玉笛, 江城五月落梅花)"라 노래했다. 5월이면 꽃이 진작에 다 지고 매실이 주렁주렁 달릴 시절이다. 하지만 황학루에서 누군가 부는 젓대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갑자기 눈앞에서 난분분 날리는 매화 꽃잎의 환영을 보는 것만 같더라는 뜻이다. 허공으로 흩어지는 피리 소리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을 연상한 것은 참 대단하다. 이백은 이때 환이의 '낙매화곡'을 떠올린 것이 분명하다.하루는 왕휘지(王徽之..

소크라테스가 답하다 "팬덤·여론 정치가 세상 망친다"

소크라테스가 답하다 "팬덤·여론 정치가 세상 망친다"중앙선데이입력 2025.03.22 00:01업데이트 2025.03.22 06:51[박상훈 ‘고전으로 읽는 민주주의’] 플라톤의 『국가』인간이 대면해 온 정치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은 왜 자신을 통치할 국가를 필요로 하나. 통치자에게 위임된 권력과 피통치자가 가진 권리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나. 인간이 만든 정치체제는 왜 퇴행의 운명을 피할 수 없나. 정치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과업을 면제받은 인류는 지금껏 없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강력한 논변을 펼친 고전이 안 읽힌 시대도 없었다. 앞으로도 읽히고 또 읽힐 것이다. 학문이란 그런 고전을 두고 평생을 씨름하는 직업이다. 그 가운데 10권을 꼽아..

철학 강의실 2025.03.24

"딱 세쪽 읽고 충격"…다석의 깨달음 일기, 20년 만에 풀다

"딱 세쪽 읽고 충격"…다석의 깨달음 일기, 20년 만에 풀다중앙일보 입력 2025.03.14 00:22백성호 종교전문기자다석 유영모(1890~1981). 아침 한 끼는 하느님에게 드리고, 점심 한 끼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저녁 한 끼만 자신을 위해 먹었던 사람. 그래서 호도 ‘다석(多夕)’이다. 그는 40년간 일일일식(一日一食)하며 영성의 가르침을 남겼다. 씨알 사상의 함석헌과 김흥호 목사의 스승이기도 하다.다석학회 회장인 정양모(90) 신부가 최근 『다석일지』(총 3권, 도서출판 길)를 출간했다. 무려 20년에 걸친 대작업이었다. 10일 경기도 용인의 자택에서 정 신부를 만났다. 그에게 ‘다석’을 물었다.정양모 신부는 "내 몸에 한국인 피가 흐르니까, 서양에서 배운 것 가지고 만족이 안 되더라. 늘..

인문학에 묻다 2025.03.24

주머니도 발걸음도 가볍게 즐기는 제주

가성비 숙박 챙기고, 가심비 봄꽃 채우고… 3월에 혼저옵서예[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3-13 09:25업데이트 2025-03-13 16:44제주 남원읍 수망리의 ‘덕덜생이’ 주변의 동백숲이 터널을 이뤘다. 심어 기르는 향나무와 다매, 동백이 한데 어우러진 숲이다. 숲이 워낙 근사해서 웨딩 촬영지로 인기 있는 곳이다. 애기동백(다매)이 붉은 꽃잎을 날리며 져버린 이즈음은 호젓하지만, 지금 가면 숲 주변에서 토종 동백을 볼 수 있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주머니도 발걸음도 가볍게 즐기는 제주이보다 쌀수 없다목~토요일 항공권 3만원 수준고급 타운하우스는 10만원대신학기·취업시즌에 비성수기1년 중 ‘경비 부담’ 가장 적어지금이 딱이로다은은한 香 멀리 퍼지는 백서향제주 토종동백도 3월이면 만개..

[나무편지] 봄을 가장 먼저 노래하는 꽃, 산수유 꽃의 머뭇거림이 ……

[나무편지] 봄을 가장 먼저 노래하는 꽃, 산수유 꽃의 머뭇거림이 ……   ★ 1,280번째 《나무편지》 ★   그곳의 산수유는 다 피었나요? 낮 기온이 26.8도(22일, 경남 의령)까지 올라가는 한여름 날씨의 3월, 산수유는 이미 개화를 마쳤어야 하겠지요. 낮 기온과 20도 정도 차이나는 낮은 아침 기온을 핑계로 머뭇거릴 여유는 없습니다. 날씨 변화를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운 시절이지만 아마도 낮 기온 27도까지 올라가는 한여름 날씨가 금세 예년의 봄 날씨로 돌아가지 않을 건 분명해 보이니까요. 주말의 낮 기온은 평년에 비해 10도 이상 높은 거였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곳곳의 산불 소식까지, 심상치 않은 이 땅의 날씨 사정이 불안을 넘어 두려움을 자아내는 날들입니다.   지난 주에는 ..

유적지

유적지꾹꾹 눌러써도 흐려진 연필 글씨처럼쌓으려해도 스스로 몸을 허물고 간 바람이남긴 공터를 읽는다햇살이 무심히 부리로 쪼아대는 적막의 깊이 속에다시 푸르게 돋아오를 것 같은 발자국들길이 없어도 눈이 환해지는 문장의 씨앗들기다리지 않아도 자락자락 어둠이 내리고그 어둠을 들여 더 큰 폐허를 일으켜 세우는순한 짐승에게 기도를 바친다모든 어머니!문학리더스 2025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