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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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편지] 오래된 옛 일 떠올리게 하는 우리 땅의 우리 봄꽃들

[나무편지] 오래된 옛 일 떠올리게 하는 우리 땅의 우리 봄꽃들 ★ 1,284번째 《나무편지》 ★ 전라북도 진안 정천면의 옥녀봉 자락에 자리잡은 ‘진안고원 치유숲’을 다녀왔습니다. 나무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어려운 상대라 할 수 있는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나무 이야기를 나누고, 숲길을 함께 걸으며 나무를 살펴보는 일이 있어서였어요. 걱정 많았지만, 총명한 아이들 덕에 생각보다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숲 속을 걸으며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람살이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에 겪게 되는 자연 체험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의 밑거름이 된다는 레이첼 카슨 선생님의 말씀이..

잉여 인간

잉여 인간 저는 불의에 복종하지 않습니다시키는대로 일을 하지만 아부는 하지 않습니다하루 24시간 일해도 불평불만 없습니다부려먹기에는 딱 좋지요죽음이 아니면 자유를 달라고 어줍잖은 파업은 하지 않습니다제 사전에 자유는 당신의 몫이죠그렇다고 저는 노예가 아닙니다 주인이 그때그때 달라지기는 하지만 지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당신도 나처럼 사세요 생각할 필요도 없고 장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삐리릭 배터리가 다된 모양이에요그럼 이만 불교문예 2025 여름호

모른다

모른다 어떻게 끝났어?잘 해결 되었어요드라마는 끝났다엉뚱한 질문에수많은 화살들은 과녁을 빗나갔고행방을 모른다이제 남은 일은삭제된 일상의 사막을 지나어디론가 종적을 감춘맹목의 눈을 찾으러 가는 일이다드라마는 정말 끝난 것일까나쁜 사람은 벌을 받고 뉘우쳤다는 앤딩을믿을 수 없다나는 절룩거리는 생각을 끌고내가 내다버린 화살을 찾아쓰레기장으로 왔다어머나저 냄새 나는, 썩지도 않은슬픔의 더미 속에서꽃이 피어 있다세상은 더러워도 오염되지 않은맑은 눈이 아직 살아있다니 불교문예 2025 여름호

■ 봄에 가볼만한 오일장

눈도 입도 만족 시골장터 나들이, 지금이 제철… 가는 날이 장날박경일 전임기자+ 구독입력 2025-04-17 09:20수정 2025-04-17 10:54■ 봄에 가볼만한 오일장 남원·함양 상인 뒤섞인 인월장지리산서 캔 신선한 나물 가득 풍물거리가 변한 상주 오일장2·7일 되면 좌판·노점 300개 도심 속 송정시장 청년에 인기동해시 북평오일장에서 인기 있는 먹거리 매장. 즉석에서 부친 배추전과 메밀전, 잔치국수 등을 판다. 위 사진은 봄날 북평장의 좌판에 나온 냉이 등 봄나물과 술떡, 제철 수산물들. 박경일 전임기자 봄이 무르익으면서 오일장에는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이며 고사리, 두릅, 참취 같은 산나물이 쏟아져 나올 때다. 이맘때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시골 장보기다. 봄날의 장에는 계절이 흠뻑 느껴지..

카테고리 없음 2025.04.17

슬픈 사연 전해오는 팥꽃나무의 반전

슬픈 사연 전해오는 팥꽃나무의 반전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5.04.15. 00:05 요즘 서울 도심에서 부쩍 늘어난 꽃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팥꽃나무인데 서울숲, 경의선숲길, 인왕산 주변 화단 등 곳곳에서 홍자색 꽃이 핀 팥꽃나무 무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침 요즘이 꽃의 절정, 제일 아름다울 때입니다.팥꽃나무는 다 자라도 높이가 1미터 정도인 작은 나무입니다. 자그마한 꽃이 3∼7개씩 모여 피는데, 작은 나팔 모양의 꽃은 끝이 4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런 작은 꽃들이 가지를 감싸듯 피고 이런 가지들이 모여 홍자색 장관을 연출합니다. 꽃자루 겉면엔 털이 밀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4월 중순 부안 변산반도에서 만난 팥꽃나무. 멀리서 보면 라일락 비슷하게도 보입니다. 라일락은 꽃..

평양성 탈환도

신문은 선생님[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초라하게 그려진 조선군 그림... 명에 대한 고마움 강조 위해서죠평양성 탈환도김성진 서울 상암고 교사기획·구성=윤상진 기자입력 2025.04.17. 05:00 평양성 탈환도 최근 한남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평양성 탈환도’가 민간에 공개된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평양성 탈환도’는 임진왜란 중에 일어난 ‘평양성 전투’를 병풍에 묘사한 그림인데요. 당시 전투 상황과 전투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 사용한 무기 등을 상세하게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입니다. 평양성 전투를 그린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을 비롯해 국내에 몇 점이 남아 있는데, 세부적인 표현에서 약간 차이가 있을 뿐 전체적인 구도와 장면은 같다고 해요.평양성 전투는 1593년 조..

유물과의 대화 2025.04.17

[나무편지] 봄의 발걸음을 재우치며 피어난 할미꽃에서 얼레지까지

[나무편지] 봄의 발걸음을 재우치며 피어난 할미꽃에서 얼레지까지 ★ 1,283번째 《나무편지》 ★ 계절의 흐름이 빨라진 것과 정반대로 사람의 발걸음은 느려졌습니다.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입니다. 잘 채비해두고도 떠나지 못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아져서 하는 말입니다. 지금 한창 마무리 중인 새 책과 관련한 일이 밀려 있다는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고, 예상치 않았던 이런저런 사정이 자주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천생 게으름의 관성이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지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 머뭇거리는 사이에 세찬 비바람 몰아치고, 강산을 화려하게 물들인 봄꽃들이 속절없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결국 목련 잔치가 한창인 천리포수목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봄볕 아쉬워 하릴없이 가까이 찾아..

[25] 시금치도 아는 부끄러움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5] 시금치도 아는 부끄러움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2.11. 23:50업데이트 2024.12.12. 02:45   뿌리가 빨개부끄러움이 많은시금치ね あか はず そう根が赤きこと恥かしきほうれん草 시금치도 부끄러움을 안다. 뿌리 쪽이 발갛게 물든 채소를 보고 하이쿠 시인 스즈키 다카오(鈴木鷹夫·1928~2013)는 노래했다. 특히 추운 겨울 눈보라에 맞서 한파를 이겨 내고 자라난 노지 시금치는 뿌리가 더욱 붉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낸 시금치가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더 잘 아는지도 모른다.자기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악행을 미워하는 마음. 맹자는 이것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고 했다. 시금치의 빨간 뿌리에는 피를 만드는 망간과 철분이 풍부하다. 부끄러움을 아는 일..

[65] 내 눈에 저울 있다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65] 내 눈에 저울 있다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입력 2023.07.21. 03:00  김우영, Hanok 7109, 2019누가 봐도 아름다운 게 있다. 생존에 유리한 조건으로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었거나, 문화적으로 안착되어 반복 학습된 것들이 대개 그렇다. 그해 비하면 짧은 시간 동안 유행처럼 번져서 추종자를 만드는 미적 표준은 한동안 선호도가 높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왜 이걸 아름답다고 했는지도 기억하기 어려워진다.예술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보자 마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아름다움은 이미 누군가가 오래전에 만들어서 교과서에서 외워 버린 것들이니 작가는 어떻게든 다른 걸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신선한 충격을 주거나 낯설어..

'71년간 한국서 사목' 프랑스 출신 두봉 주교 선종

'71년간 한국서 사목' 프랑스 출신 두봉 주교 선종정아임 기자입력 2025.04.10. 22:44업데이트 2025.04.11. 10:50  13일 경북 의성 봉양면 문화마을에서 두봉 주교가 인터뷰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6·25 전쟁 직후 한국으로 파견 나와 70년 넘게 사목 활동을 한 프랑스 출신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레 뒤퐁) 주교가 10일 96세의 나이로 선종했다.천주교 소식통에 따르면 두봉 주교는 이달 6일 뇌경색으로 안동병원에서 긴급 시술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 중이었으나, 이날 생을 마감했다.두봉 주교는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의 가톨릭 신자 가정에서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21세에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고, 이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수학하고 1953년 6..

다솔사 숲길

다솔사 숲길 늦은 겨울인가 이른 봄인가따뜻한 듯 싸늘하고 추운 듯 포근한데완강한 벽으로 밀려오는 바람 속에홑겹의 한 사내 휘청거린다오래 걸어 발걸음 무거워도 멈출 수 없다쓰러져 누우면 죽는다막차를 놓쳤으나 첫 차를 기다리는 오기로아침 해가 떠오를 때까지그렇게 나무는 세월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불교문예 2025 여름호

언어 깨뜨린 철학자의 시집… 출간한 지 2주 만에 증쇄

언어 깨뜨린 철학자의 시집… 출간한 지 2주 만에 증쇄獨철학교수 박술의 '오토파일럿'… 첫 시집 증쇄하는 건 드문 경우황지윤 기자입력 2025.04.11. 00:51   /아침달 “F(MBTI 감정형)가 넘쳐나는 한국 시단에 신선한 T(사고형)의 시집이 나타났다. 세속의 뜨거운 광풍이 남긴 것을 이성으로 줍는다.”(전승민 문학평론가)박술(39)의 첫 시집 ‘오토파일럿’(아침달)이 화제다. 지난달 말 서울 혜화동 시집 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진행한 낭독회는 티켓 판매 하루 만에 매진됐고, 출간 2주 만에 증쇄를 찍었다. 시인 고선경·유선혜 등을 제외하고 첫 시집 증쇄는 요즘 드문 일이다.김혜순 시인이 이례적으로 발문을 써 주목받았다. “이 시집엔 히브리어·라틴어·영어·독일어·한국어·안달루시아어 등등 시공..

울릉도

평생에 딱 한번 갈까 말까 한 ‘열망의 섬’… 1박 200만원, 송곳산 아래 꿈같은 하룻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4-10 09:13업데이트 2025-04-10 09:16울릉도 북쪽 해안가에 뾰족하게 솟은 송곳산(錐山·추산). 송곳산 아래 보이는 흰색 건물이 리조트단지 코스모스 울릉도의 새로운 공간인 ‘빌라 쏘메’다. 오는 5월 문을 연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초현실적 경험… 울릉도 고급리조트 숙박19개 객실뿐인 ‘코스모스 울릉도’돈 있다고 못가… 수고 감수해야모든객실 오션뷰에 추산 한눈에명상 공간부터 파인다이닝까지코발트빛 바다·기이한 해안바위울릉읍 ‘도동 해안산책로’ 절경서면엔 韓 10대 비경인 ‘대풍감’북면 ‘삼선암’ 풍광 시각적 충격울릉도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

카테고리 없음 2025.04.10

우리에겐 거북이 필요하다… 속사포 래퍼의 '저속 예찬'

우리에겐 거북이 필요하다… 속사포 래퍼의 '저속 예찬'[아무튼, 주말][정상혁 기자의 행각]파충류 전도사 아웃사이더힙합 20년, 사육 인생 30년정상혁 기자입력 2025.04.05. 00:31업데이트 2025.04.08. 10:30   미국 래퍼 리키 브라운이 역대 가장 빠른 랩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게 2005년이었다. 51.27초 동안 723음절을 쏘아댔다. 2016년 한국 래퍼 아웃사이더(42)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란 듯 이를 깨버렸다. 자신의 히트곡 ‘외톨이’ 가사 723음절을 시청자의 귓구멍에 때려 박는 데 걸린 시간은 50.26초. 드르륵, 거의 재봉틀 수준. 왜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성질 급한 민족인지 증명해 내는 순간이었다.–기네스북에 등재됐나요?“가사가 영어가 아니라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