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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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창연체하(愴然涕下)

[정민의 世說新語] [274] 창연체하(愴然涕下)정민입력 2014.08.06. 05:15업데이트 2014.12.10. 03:14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밝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내 동무 어디 두고 이 홀로 앉아서, 이 일 저 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현제명 선생 작사 작곡 '고향 생각'의 1절 가사다. 저물어도 마실 오는 친구 하나 없다. 초저녁부터 허공의 흰 달을 올려다보니 외로움이 바다 같다. 타지의 초라한 거처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 막막한 생계 걱정과 앞날 근심만 하염없다.늦은 밤 연구실을 나와 환한 달빛을 보며 걷다가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두운 길 위로 그 처연했을 심사가 엄습해와 툇마루에 나와 앉아 하늘 보며 흘리던 그 눈물을 떠올렸다. 인터..

피렌체 ~ 로마 일생 최고의 드라이브

‘느릿느릿’ 차 몰고 이탈리아 속으로…중세시대 박제된 ‘천공의 성’ 눈앞에[박경일기자의 여행]박경일 전임기자+ 구독입력 2026-04-30 09:20수정 2026-04-30 10:19■ 박경일기자의 여행 - 피렌체 ~ 로마 일생 최고의 드라이브피렌체서 출발차로 1시간 거리에 ‘산지미냐노’구릉 위에 솟은 14개 탑 한눈에 동쪽으로 1시간 더가면 ‘시에나’부채꼴 형태 캄포 광장 평화로워사이프러스 가로수길 한폭 그림S로드·Z로드 ‘뷰포인트’ 꼭봐야 로마 가까이케이블카 타고 닿은 ‘오르비에토’절벽위 도시 고딕양식 성당 장엄 해발 400m ‘치비타 디 반뇨레조’하늘에 떠 있는듯 압도적인 경관 대지진 겪은후 現주민 10명 남짓중세 돌길·석조건물 그대로 남아절벽 위의 마을 치비타 디 반뇨레조. 지반이 깎여나가면서 ..

카테고리 없음 2026.05.05

월정사, 오대산의 선사들 ‘고승전 시리즈’로 되살려

월정사, 오대산의 선사들 ‘고승전 시리즈’로 되살려중앙일보 입력 2026.04.15 04:00백성호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1층에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 작가들이 『오대산의 고승』(민족사)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총 10권의 고승전 시리즈 중 세 권이 먼저 출간됐다. 대상이 된 고승은 자장 율사, 범일 국사, 나옹 선사다.강원도 평창의 오대산 월정사는 신라 시대부터 지금까지, 1400년 수행 전통이 깃든 사찰이다. 불교 조계종에서 한 본사(本寺)가 자기 산문을 거쳐 간 고승들의 생애와 가르침을 시리즈로 출판해 체계화한 예는 지금껏 없었다. 월정사 측은 “오대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수행이 축적되고, 사상이 형성되며, 문화가 스며든 공간”이라며 “이번 ‘고승전’ 작업은 오대산이라는..

붓다를 만나다 2026.05.05

시대를 휘몰아친 문학을 찾는 당신께

사유(思惟)의 서재시대를 휘몰아친 문학을 찾는 당신께「광장의 문학」김진영 前 연세대학교 교수한 권의 책에 담긴 무한한 세계와 가능성. 활자 속 유영하는 저마다의 이야기는 일상에 전환점이 되곤 하는데요. 사유(思惟)의 서재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으로 탄생한 우수학술저서 한 권과 저자 인터뷰,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질문거리를 곁들여 전합니다. 책 너머의 저자, 저자 너머의 빛나는 사유가 담긴 서재에 들어오세요!문학은 개인의 고요한 서재를 넘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사회가 나아갈 길을 묻는 논쟁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러시아문학 속에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영감을, 때로는 삶을 버티게 하는 인문학적 성찰을 발견해 오곤 했는데요. 김진영 교수는 「광장의 문학: 격변기 한국이 읽..

[나무편지] 이팝나무 오동나무 꽃 지면 만나기로 했는데……★ 1,338번째 《나무편지》

[나무편지] 이팝나무 오동나무 꽃 지면 만나기로 했는데……★ 1,338번째 《나무편지》 ★ 예전에 그랬습니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한 해 중 가장 분주한 때가 봄과 가을이었습니다. 나무 답사도 그렇지만, 그 못지 않게 부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강연은 물론이고 방송 출연도 봄 가을에 집중됩니다. 일반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때에 나무 이야기를 강연이나 방송으로 내보내는 게 좋은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늘 그런 말을 했습니다. “봄 가을만이 아니라, 일년 내내 불러주시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건 방송에 더 많이 출연하고 강연을 더 자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나무에 대한 관심이 일년 내내 이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

302 강의실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다

발문 跋文 302 강의실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다나호열(시인·문학평론가) 유숙희 시인을 처음 만난 곳은 302 강의실이다. 젊은 날의 꿈을 시로 잇고자 강의실은 언제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지만 어느 사람은 쉽게 떠나고 오래 동행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등단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시인의 명예를 얻는 일이 용이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용이함은 시인이 되고자 하는 이의 정결한 마음가짐이 갖춰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유숙희 시인은 그런 우려와는 달리 언제나 꼿꼿하게 자신을 단련하는 일에 전력을 다했다. 유숙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바늘로 세상을 깁다』를 읽으면서 유숙희 시인의 자질을 알아보고 등단을 권유했던 판단이 그르지 않았다..

죽은 줄 알고 낸 유고 시집… 천상병 "88세까지 산다" 했지만

죽은 줄 알고 낸 유고 시집… 천상병 "88세까지 산다" 했지만[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1993년 4월 28일 63세이한수 기자입력 2026.04.28. 05:00업데이트 2026.04.28. 09:4 천상병 시인의 생전의 모습시인 천상병(1930~1993)은 생전에 유고 시집을 냈다. 1971년 12월 동료 문인들이 그의 시를 모아 시집 ‘새’를 출간했다. 폭음과 지병으로 원체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가 “지난 여름부터 소재를 알 수 없어” 죽었을 것이라고 여겼다.“시집 ‘새’는 46배판 126페이지의 호화 장정으로 출간됐다. 송영택씨가 추진, 성춘복씨가 사재를 내놓고 이형기 박재삼 김구용 정인영씨 등이 힘을 합쳐 나오게 됐다. 의사로부터 한두 달밖에 더 살 수 없다는 선언을 받을 정도..

[273] 송무백열(松茂柏悅)

[정민의 世說新語] [273] 송무백열(松茂柏悅)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백열록(柏悅錄)'이란 책이 있다. 근세 금명(錦溟) 보정(寶鼎·1861~1930) 스님이 대둔사에 머물면서 본 귀한 글을 필사해 묶은 것이다. 모두 74쪽 분량에 다산의 글만 해도 '산거잡영(山居雜詠)' 24수와 '선문답(禪問答)', 그 밖에 승려들에게 준 제문과 게송 등 모두 10편이 실려 있다. 대부분 문집에 빠지고 없는 글이다. 초의의 '동다송(東茶頌)'도 수록되었다.책 제목인 '백열(柏悅)'의 뜻이 퍽 궁금했다. 찾아보니 육기(陸機·260~ 303)가 '탄서부(歎逝賦)'에서 "참으로 소나무가 무성하매 잣나무가 기뻐하고, 아! 지초가 불타자 혜초가 탄식하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라 한 데서 따온 말이었다. 송무백열(松茂柏..

무수골에 가다

천주교 신자로서 사도신경도 못외우는데 반야심경은 외운다2026년 도봉산 산사축제 도봉산 자현암에 왔다도봉초등학교는 새로 짓는지 공터만 남았고 무수골 입구에 장승도 새로 세워졌고 모내기하려고 물채운 논에는 청둥오리 한 쌍이 놀고 있다무수골은 세종의 후손들이 사는 근심이 없는 마을이다 서울의 유일한 논 자현앞 가는 숲길에는 나무들이 그림자를 벗고 있다그런데 빨간 옷 파랑옷들이 유령처럼 왔다갔다 하네 6월3일이 가깝다에라이 산이나 보자삼각산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산신제 범패 바라 승무

시인으로 살아남기

영화 동주 속의 윤동주시인으로 살아남기나호열 저 먼 곳에서는 꽃 대신 포탄이 터지고들리지 않은 비명이 꽃으로 진다 「2026년 봄」 꽃들은 순서 없이 서둘러 피고 그렇게 봄은 황급히 떠나갔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이어서 흘러가는 순간 순간을 맞이하면 되는 것이니 인생을 꼭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고 릴케는 시를 썼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좋고 나쁜지 헤아리기가 쉽지 않은 오늘날의 삶은 시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문제를 던져준다. 시인이 수만 명이 넘는다는 소문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시집들에도 불구하고 책이 팔리지 않아 힘들어하는 출판계의 투덜거림이 겹쳐지면서 자꾸 기우뚱거리는 발걸음을 곧게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왜..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중앙일보입력 2026.04.28 00:06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두면 축제처럼 될 터이니/ 모든 날을 그냥 그렇게 두세요/ 아이가 길을 걸으며/ 바람 불 때마다 날아드는 꽃잎을/ 선물처럼 그냥 두듯이// 꽃잎을 모아 간직하는 일 따위/ 관심 없어요/ 아이는 제 머리카락에 들어와 붙잡힌 꽃잎/ 살며시 떼어내 풀어주고/ 사랑스러운 젊은 시절을 향해/ 새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밀어요-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앞의 세 문장에 꽂혔다. 릴케(사진) 시 필사집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에서 읽은 시다. 누구나 젊어서는 인생과 세상에 대해 끝까지 알려 애쓰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뿐..

무수골에 가다

천주교 신자로서 사도신경도 못외우는데 반야심경은 외운다2026년 도봉산 산사축제 도봉산 자현암에 왔다도봉초등학교는 새로 짓는지 공터만 남았고 무수골 입구에 장승도 새로 세워졌고 모내기하려고 물채운 논에는 청둥오리 한 쌍이 놀고 있다무수골은 근심이 없는 마을 세종의 후손들의 유택이 있다. 아마 서울의 유일한 논도 있다자현앞 가는 숲길에는 나무들이 그림자를 벗고 있다그러데 빨간 옷 파랑옷들이 유령처럼 왔다갔다 하네 6월3일이 가깝다에라이 산이나 보자삼각산 범패. 바라.,승무

카테고리 없음 2026.04.28

[나무편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없이 걸었습니다

[나무편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없이 걸었습니다★ 1,337번째 《나무편지》 ★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걸었습니다. 일상의 어지러운 생각과 긴장을 내려놓기에 올레길만한 곳이 없지 싶어,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도 예약된 행선지도 없이 그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걸었습니다. 굳이 숫자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는데, 사흘 동안의 걸음을 돌아보니, 꼭 10만 걸음이 되었습니다. 해 뜨는 시간에 일어나 걷기 시작해, 해질 때까지 걷고 그 길에서 마주치는 숙소에 빈 방이 있으면 들어가 하룻밤 머물렀습니다. 긴장했던 짧지 않은 날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또 약간은 몸과 마음이 좀 지친 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번아웃된 몸과 마음을 충전하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마침 이번 주에는 학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