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1/14 4

[나무편지] 나뭇가지를 24미터 펼친 ‘향나무 가운데 가장 큰 향나무’

[나무편지] 나뭇가지를 24미터 펼친 ‘향나무 가운데 가장 큰 향나무’  ★ 1,269번째 《나무편지》 ★   시간이 참 느리게 흘러갑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하루 빨리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산처럼 쌓인 탓이겠지요. 다시 또 나무 이야기 전해드려야 하는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주에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이리저리 움직이기 어려우셨지요. 다행히 주말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풀렸습니다. 예보가 정확히 맞지는 않겠지만, 45일 기상예보를 살펴보니, 올 겨울에는 지난 주보다 더 추운 날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 곁의 시간이 머뭇대고는 있지만, 세월은 분명 겨울 지나 봄으로 흘러갑니다. 이제 곧 설 지나고 우리 곁에도 모두 함께 환하게 웃으며 맞이할 봄이 찾아오겠지요.   오늘 《나무편지》의 제목..

[211] 수이불실(秀而不實)

[정민의 세설신어] [211] 수이불실(秀而不實)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5.22. 03:03  모를 심어 싹이 웃자라면 이윽고 이삭 대가 올라와 눈을 내고 꽃을 피운다. 그 이삭이 양분을 받아 알곡으로 채워져 고개를 수그릴 때 추수의 보람을 거둔다. 처음 올라오는 이삭 대 중에는 아예 싹의 모가지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있고, 대를 올려도 끝이 노랗게 되어 종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은 농부의 손길에 솎아져서 뽑히고 만다. 싹의 모가지가 싹아지, 즉 싸가지다. 이삭 대의 이삭 패는 자리가 싹수(穗)다. 싸가지는 있어야 하고, 싹수가 노래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공자는 논어 '자한(子罕)'에서 이렇게 말했다. "싹만 트고 꽃이 피지 않는 것이 있고, 꽃은 ..

얼굴- 봉감 모전 오층 석탑

얼굴- 봉감 모전 오층 석탑  아무도 호명하지 않았다. 까마득하게 오래 전부터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맑은 물가에 나아가 홀로 얼굴을 비춰보거나, 발목을 담궈 보다가 그 길 마저 부끄러워 얼른 바람에 지워버리는 나는 기댈 곳이 없다. 그림자를 길게 뻗어 강 건너 숲의 가슴에 닿아보아도 나무들의 노래를 배울 수가 없다  나에게로 가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떨어질 낙엽 대신 굳은 마음의 균열이 노을을 받아들인다. 늘 그대 곁에 서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깨에 기댄 그대 때문에 잠깐 현기증이 일고 시간의 열매인 얼굴은 나그네만이 알아본다. 흙바람을 맞으며 길을 버린 그대가 하염없이 작다. *봉감 모전 오층 석탑: 경북 영양군 입압면 산해리 봉감마을 밭 가운데 서 있는 模塼 탑이다.

길상사 관음상 앞 공양물…쌀 봉지에 쓰인 슬픈 한마디

길상사 관음상 앞 공양물…쌀 봉지에 쓰인 슬픈 한마디카드 발행 일시2022.11.02에디터안충기안충기의 펜화서울도감길상사는 서울 성북동에 있다. 성(城)의 북(北)쪽에 있는 동네다. 성은 한양도성을 말한다. 서울 미래유산이 된 길상사는 본래 대원각이라는 최고급 요정이었다. 1995년 소유주 김영한이 법정 스님에게 시주하며 화제가 됐다. 세간에 널리 퍼진 얘기는 이렇다.일제강점기이던 1930년대 시인 백석은 기생 김영한과 사랑에 빠졌다. 그가 붙여준 이름이 자야(子夜)다. 백석은 김소월, 이중섭, 황순원을 낳은 평북 정주 오산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집안 어른들의 뜻으로 백석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다. 둘은 다시 만나 짧은 동거를 한다. 백석은 함께 만주로 가자고 하지만 자야는 서울로 향한다. 이때 남긴 ..

붓다를 만나다 202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