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이십 리마다 한 그루… 우리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 1,219번째 《나무편지》 ★ 가만가만 상상해 봅니다. 그저 상상입니다. 길을 걷다가 눈에 익숙한 한 그루의 나무를 만나는 경우 말입니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숨바꼭질하며 놀던 큰 나무를 만난다고 하죠. 다른 건 둘째 치고 우선 나무를 보고, “아, 이제 다 왔구나”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골목을 따라가면서 울타리 곁에서 잘 자란 팔손이의 너른 잎사귀들을 스치고, 이어지는 담장 아래 쪽에 옹색하게 마련한 화단에서 피어난 채송화 분꽃 바라보며 조금 더 걷습니다. 화단 끝 자락에서 능소화가 덩굴을 이뤄 담벼락을 휘감고 오른 집이 나오는데, 그 집 안쪽에서 걸음 소리에 반가운 큰 개가 온 마을이 울리게 ‘컹컹’ 짖습니다. 그 집이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