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김대식의 과학 34

[62] 뇌는 왜 커진 걸까?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62] 뇌는 왜 커진 걸까?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입력 2024.08.19. 23:54업데이트 2024.08.26. 15:23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지금 이 순간 주변을 한번 살펴보자. 물론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이 글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독자들은 아마 집, 카페, 회사 같은 실내에서 신문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것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이 상상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들로 가득한 현대사회. 약 1만년 전 정착하기 시작한 인류는 문명과 기술을 만들어냈고, 어느덧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되어버렸다.오로지 인간을 통해, 그리고 인간을 위해 리모델링..

김대식의 과학 2024.09.07

[63] 기계와 자율성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63] 기계와 자율성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입력 2024.09.02. 23:54업데이트 2024.09.03. 00:19  기계는 인간의 능력을 언제나 뛰어넘는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기계는 필요조차 없으니 말이다. 오랫동안 인류는 인간의 육체적 능력만을 뛰어넘는 기계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20세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이제 육체적 능력을 넘어 인간의 지적 능력까지 대체하고 뛰어넘기 시작한다.새로운 기계의 등장은 언제나 새로운 두려움도 만들어냈다. 대부분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두려움을 자극하고 있다.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같은 수많은 SF 영화 때문..

김대식의 과학 2024.09.03

[57] 아름다움의 힘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57] 아름다움의 힘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입력 2024.06.10. 23:54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최근 영화 시사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방송에서만 보던 연예인들, 많은 기자들, 그리고 그들을 보러 온 일반 시민들.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경험은 배우와 아이돌 스타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이었다. 돌고래 비명 같은 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렸고, 배우가 자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기만 해도 숨조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한 사람들. 우리는 왜 이렇게도 연예인들에게 열광을 하는 걸까?물론 그들은 외모부터 다르게 생겼다. ..

김대식의 과학 2024.08.22

<5> 대도시의 미래는?

AI·VR 빵빵한 ‘제2 바벨탑’ 꿈…가상 도시에선 누구나 황제·신 중앙선데이 입력 2019.10.26 00:2 [김대식의 ‘미래 Big Questions’] 대도시의 미래는? 피터르 브뤼헬, ‘바벨탑’(1563) 왜 같은 그림을 세 번이나 그린 걸까?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브뤼헬은 창세기에 소계 된 ‘바벨탑’ 이야기를 세 가지의 유화를 통해 그려본다. 로마에서 그린 첫 번째 작품은 불행히도 남아있지 않지만, 나머지 버전들은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비슷하면서 전혀 다른 브뤼헬의 바벨탑. 개인적으로 로테르담 버전을 더 선호한다. 신의 노여움이 그렇게도 두려웠던 걸까?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폐허에 가까운 모습인 비엔나 바벨탑. 그렇게 멋진 탑을 왜 ..

김대식의 과학 2024.03.28

내 유전자 조작해 만든 ‘완벽한 연인’과 사랑하게 될 수도

내 유전자 조작해 만든 ‘완벽한 연인’과 사랑하게 될 수도 중앙선데이 입력 2019.07.27 00:02 업데이트 2019.07.27 16:01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김대식의 ‘미래 Big Questions’ 사랑의 미래는? 조르조 데 키리코,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눈물의 씨앗”이라고 누군가 노래했던 ‘사랑’. 노래에서만이 아니다. 전설, 신화, 문학, 예술 … 먼 미래에 만약 외계인이 (또는 지구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있을 인공지능이) ‘고대’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연구한다면, 반드시 질문할 듯하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목숨을 바치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10년간 전쟁을 했다는 걸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분석하고 정의 내리려 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사..

김대식의 과학 2024.03.08

[3] 나의 현실, 우리의 현실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3] 나의 현실, 우리의 현실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교수 입력 2022.05.10. 03:00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중심으로 ‘현실’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날로그 현실’이 아닌 새로운 ‘디지털 현실’을 구현해 새로운 소통과 거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겠다는 생각이겠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해진다. ‘새로운’ 현실을 만든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현실을 만들 수 있다는 걸까? 현실이란 과연 무엇일까? 일상적 경험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눈을 뜨면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이 현실이지 않은가? 현실이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니었던가? 유럽인들이 ‘알 하젠’이..

김대식의 과학 2024.02.02

[2] 각자의 진실이라는 궤변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2] 각자의 진실이라는 궤변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입력 2022.04.26. 03:00 21세기에 다시 핵전쟁의 두려움을 상기시켜 주고 있는 러시아. 신기하고도 불안한 현실이다. 1990년대 초 구소련이 몰락하고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한국인들이 편하게 러시아로 관광과 유학을 가고, 러시아인들 역시 한국에서 사업과 관광을 할 수 있었다. 그러던 러시아가 이제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우리는 유럽 한복판에서 다시 최악의 도시전과 제노사이드(집단 살해)를 목격하고 있다. 어디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 단순히 푸틴이라는 한 정치인이 이성을 잃은 걸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푸틴의 정책을 철학적으로 ..

김대식의 과학 2024.01.26

[1] 디지털 외로움과 전체주의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1] 디지털 외로움과 전체주의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입력 2022.04.12. 03:00 철학자 해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고향 독일의 민주주의 몰락과 나치당 집권, 그리고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대학살을 경험했다. 홀로코스트 기획을 담당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추후 목격하며, 아이히만 역시 너무나도 하찮고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악의 평범함’을 주장한 그녀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하나 남겼다. 바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체주의는 인간의 외로움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말이었다. 왜 외로움이 전체주의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일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동물보다 특별히 더 강하지도, 빠르지도 않기에 협업만이 인류 역사 대부분에서 생존을..

김대식의 과학 2024.01.23

과거를 왜곡할 수 있는 시대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32] 과거를 왜곡할 수 있는 시대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입력 2023.06.27. 03:00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미국 SF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책 ‘화씨 451′에서는 소방관이 책을 불태워야 하는 디스토피아 미래 사회를 보여준다. 화씨 451도, 그러니까 섭씨 233도는 종이가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다. 책은 기록이고, 기록은 지식이다. 지식은 언제나 새로운 질문을 추구하기에, 한순간의 쾌락과 만족을 추구하는 대부분 사람에게 책은 위협적이다. 이 때문에 모든 책은 금지되었고, 이제 불을 끄는 게 아닌, 불을 지르는 것이 소방관의 업무가 되어버린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권력 유지와 국민 선동을 위해 과거를 조작하는..

김대식의 과학 2023.06.27

1만년의 고독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25) 1만년의 고독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입력 2023.03.21. 03:00 중남미 문학의 거장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하소설 ‘백년의 고독’. 남미 한 가문의 역사를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이야기하는 이 작품의 핵심은 그런데 왜 ‘고독’일까?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에게 중남미는 언제나 미지와 신비의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독할 정도로 고독을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뿌리를 내려야 하는 새로운 세상과 마음속 기억의 고향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수십년을 살아온 대부분 재미교포 1세대들 역시 지울 수 없는 마음의 고독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말이다. 지구에선 인간만이 생각하고, 세상을 알아보고, 세상에 대해 이야기..

김대식의 과학 2023.03.21

외롭지 않으려 발전한 인류

미래 Big Questions 〈12〉 외로움 할아버지는 이미 잠들어버린 걸까? 따듯한 옷을 걸치고 구석에 앉아 아들, 딸, 손자, 손녀의 모습을 슬그머니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른들은 이미 술에 취해 흥이 넘친다. 고대 아라비아 여성들이 속눈썹 화장에 사용하던 ‘콜’ 가루 ‘al-kuhl’이란 단어에서 왔다는 ‘알코올’. 조금 전까지 우울하고 세상이 망할 것 같았는데 알코올 한잔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방에 혼자 숨어 흘리던 눈물은 어느덧 웃음의 눈물이 되고, 힘들고 서러운 세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무기력은 한 잔의 술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내가 세상의 주인이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뭐 그런 터무니없는 순간 말이다. 혼자 있으면 떠오르는 과거 아픔 마음의 지하..

김대식의 과학 202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