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가다 두물머리에가다 덕소 도곡리 한국탁본자료박물관에 갔다가 두물머리에 들렀다. 예전의 고즈녁한 풍경은 사라지고 상춘의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두물머리는 번잡했다. 저 멀리 태백의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남한강과 금강산 언저리쯤에서 발걸음을 뗀 북한강물이 헤아릴 수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5.04.18
내성천, 강물에 대한 예의 영주 무섬마을 2011. 6 강물에 대한 예의 나호열 (시인. 문화평론가) 경북 봉화 어느 깊은 골짜기에서 발걸음을 시작한 내성천乃城川은 봉화, 영주, 예천을 거쳐 회룡포를 돌아 낙동강과 몸을 섞는다. 큰 고을과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 물도리동을 만들어 영주의 무섬마을과 예천의 선몽대,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3.09.23
진부에서 백봉령까지 / 나호열 진부에서 백봉령까지 / 나호열 초겨울이다. 봄나들이는 흥겨웁고 한여름 피서도 좋고 가을 단풍놀이도 제 맛이 나지만 가을과 겨울 사이에 떠나는 여행은 더없이 쓸쓸하다. 베트남 승려 틱냑한은 도회지 삶에 지쳐 교외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당신의 차에 시동을 걸..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3.08.31
전쟁과 평화의 길을 가다 전쟁과 평화의 길을 가다 나호열 한 두 번 지나가는 길이 아니건만 새로이 길을 밟을 때 마다 풍경은 바뀌어 있다. 구불구불했던 옛길은 다림질하듯 직선으로 펼쳐져 있다. 강원도 산간의 길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나절이 걸려야 닿을 수 있던 곳도 서너 시간이면 너끈하게 당도한다. 옛길..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2.06.20
사라짐과 잃음의 경계에서 사라짐과 잃음의 경계에서 - 목계 장터 나호열 목계장터는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목계는 있으되 장터는 사라졌다. 나루터가 있던 자리는 밭으로 변했고 강을 오르내리고 강을 건너던 배 대신 긴 콘크리트 다리가 가로질러간다. 야은 길재는 나라가 망하고 충절을 지키는 신하가 없음을 "산천은 의..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2.05
얼굴과 석탑 얼굴과 석탑 / 나호열 1. 아침 출근길의 둑방에는 말없는 긴 행렬이 검은 그림자처럼 펄럭거리고 있었다. 우리가 꿈꾸던 풍요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아이엠에프의 한파가 닥친 그 해 겨울 둑방 길에서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중랑천 제방 취로공사장으로 가는 그 행렬은 젊은이들, 노인들, 그리고 아..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25
서천 가는 길 서천 가는 길 / 나호열 한달 전 고향 서천에 다녀왔다. 큰 어머니께서 90년 세월을 접고 세상을 뜨셨기 때문이었다. 그럭저럭 15년이 흘러간 다음 찾아간 고향은 여전히 낯설었다. 사람들도,비포장 황토길이 아스팔트로 번쩍거려도 내고향은 그냥 눈물나는 곳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계신 뒷산에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8
1999년 여름 백담사 / 나호열 1999년 여름 백담사 / 나호열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국토 곳곳의 길들은 볼쌍사납게 파헤쳐지거나 넓혀지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가 늘어나고 이곳저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꼭 필요할 때만 도로를 이용하여야 한다면 나는 할말을 잃는다. 이유없이, 그저 바람처럼 뭔가 시상을 건질..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5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 / 나호열 마리,고려 쌍돛대에 푸른 바람을 가득 먹여도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한다 뭍을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은 그렇게 떠 있다 아득한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참성단과 지석묘 그 사이에 웃음보다는 울음이 질펀하게 깔린 땅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아프게 삭인 눈물..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5
나에게로 가는 길 나에게로 가는 길 -동해기행 나호열 변화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곡절 많은 몇 해가 지나갔다. 분칠을 해서 변한 것 인지 아니면 허물을 벗어서 변한 것 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간에 몸을 두고 있으되, 정신은 변방으로 하염없이 떠밀리어 갔다는 점이다...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0.04.05
호르륵 날아간 산새여 호르륵 날아간 산새여 나호열 호르륵 날아간 산새여 청화 남쪽 향로에 반쯤 타던 향 홀연히 쓰러져 꺼진 날 북쪽 빈 법당 가득히 남은 향내음을 어찌하리 아침이슬에게도 저녁바람에게도 이제는 물을 수 없는 一惚不見의 안타깝고 안타까운 오오 그대의 행방 어디갔느뇨 오월 신록이 목..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0.02.17
노고단 기행 노고단 기행 나호열 첫째 날 노고단에 오르다 광복절 짧은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남녘 지리산 자락 연곡사 부도를 보러 가자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져서 사학자 김용은 박사와 함께 길을 떠났다. 첫 날은 노고단을 오르고 이튿날 화엄사와 연곡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하룻밤 묵을 숙소는 화엄사 밑에 있는 콘도로 정하고 아침부터 내려 쬐는 햇살은 따가운데 피서철을 지난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네 시간을 달리는 내내 장엄한 초록의 물결이 하늘과 맞닿아 출렁거리고 있었다. 산은 직접 올라도 좋지만 멀리서 유장하게 흘러가는 능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도시의 답답한 직선의 벽들이 차단과 구분의 경계인 것과 달리 지리산의 길고 장엄한 마루금은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쉬엄쉬엄 눈길을 이끌며 산 너머 세..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0.02.16
오름에 오르다 오름에 오르다 - 제주기행. 1 나호열 <높은 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멀리 다랑쉬오름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제주는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한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島)이면서 가장 작은 행정구역(제주특별자치道)이기도 하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까닭에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