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34

노고단 기행

노고단 기행 나호열 첫째 날 노고단에 오르다 광복절 짧은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남녘 지리산 자락 연곡사 부도를 보러 가자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져서 사학자 김용은 박사와 함께 길을 떠났다. 첫 날은 노고단을 오르고 이튿날 화엄사와 연곡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하룻밤 묵을 숙소는 화엄사 밑에 있는 콘도로 정하고 아침부터 내려 쬐는 햇살은 따가운데 피서철을 지난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네 시간을 달리는 내내 장엄한 초록의 물결이 하늘과 맞닿아 출렁거리고 있었다. 산은 직접 올라도 좋지만 멀리서 유장하게 흘러가는 능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도시의 답답한 직선의 벽들이 차단과 구분의 경계인 것과 달리 지리산의 길고 장엄한 마루금은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쉬엄쉬엄 눈길을 이끌며 산 너머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