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낙타에 관한 질문 2004 7

제 2 부 산은 산길로 다니지 않는다

제 2 부 산은 산길로 다니지 않는다 새싹을 노래함 눈이 있는가 굳센 팔이 있는가 어디 힘차게 디딜 다리 힘이 있는가 견고한 땅을 밀어내며 얼굴을 내미는 새싹은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봄으로 말미암아 땅의 틈새가 벌어지기를 기다렸던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는 침묵을 조금씩 들어올려 이윽고 땅의 틈새로 하늘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눈먼 채로 벙어리인 채로 혼자 커가는 그리움처럼 그 자리 자북하게 민들레가 앉아 있던 자리 올해엔 개망초가 어깨동무 하고 있다 저 평화, 제 몸을 두드리는 이 그 누구 마다 않고 아픔을 되물어 치맛단 스치는 푸른 종소리 그 가슴 같다 편지를 읽다가 우렁우렁 날아들던 나비 울지 말아야지 흰 구름 오래 머무는 자리 이제는 토끼풀이 돋아날 차례이다 어느..

제 3 부 온통 빈 북 같은 가을이 오네

제 3 부 온통 빈 북 같은 가을이 오네 감포 가는 길 / 나호열 누구나 한 번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이리저리 굽이치는 길의 끝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길의 끝에는 마음을 다하여 기쁨으로 치면 기쁨으로 슬픔으로 다가서면 슬픔으로 울리는 바다가 있음을 꿈꾸듯 살아왔음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때아닌 나비떼 눈 한 번 크게 뜨니 성성한 눈발이더니 다시 한 번 눈감았다가 보니 너울대는 재들 바다 쪽으로 불어가는 바람을 따라 아름답게 사라져 버리는 추억을 데리고 가는 길 산다는 것 / 나호열 집으로 돌아가는 촌로 부부를 태웠다. 직업이 뭐요? 학 교에서 학생들 가르칩니다. 아!. 그거 좋지. 난 배우는 사 람이요. 턍감만 열려 매년 골탕 먹이는 감나무한테. 삽질. 쇠스랑질에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