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74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해설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누가 이렇게 이쁜 이름 걸어놓고 / 황홀하게 죽어갔는가 / 무지개 / 그 양쪽 끝에서/ 터벅거리는 / 사랑 / 사막 / 지옥 - 「실크로드」전문 “저녁에 닿기 위히여 새벽에 길을 떠난다 ”라는 직관의 1행시 「집과 무덤」의 시인 너호열. 그는 80년대에 작품활동을 시작한 바 있지만 1991년 『시왁시학』지를 통해 새롭게 데뷔한 이래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사람사는 일에 대한 탐구를 깊이있게 전개해가고 있는 역량있는 시인의 한 사람이다. 특히 그는 지난 93년에 「상계동」 연작을 집중 수록한 시집 『칼과 집』을 통해서 갇힌 삶, 사막화한 오늘의 삶의 형태에 대해 날카로운 자기성찰을 펼쳐 보인 바 있다. 거대한 감옥이었다 마음 속에 ..

후기

후기 나에게로 가는 길 - 동해기행 변화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곡절 많은 몇 해가 지나갔다. 분칠을 해서 변한 것 인지 아니면 허물을 벗어서 변한 것 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간에 몸을 두고 있으되, 정신은 변방으로 하염없이 떠밀리어 갔다는 점이다. 가까웠던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규격화된 질서로부터 몸을 빼면 뺄수록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옥죄어오는 불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였던 시간들 이었다. 그동안 많은 시를 읽었으나 시를 쓰지는 못하였으며 외로웠으나 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어떤 몸짓도 할 수 없었다. 아니, 그렇지 않다! 낡을 대로 낡아서 툴툴거리는 차를 달래가면서 악을 쓰듯 여장을 꾸렸던 것이 몇 번이었던가! 쫓기듯 떠났다가 쫓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