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우리그림 속 나무 읽기] [26] 궁궐 불탄 자리에 소나무 곧고 푸르러라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입력 2021.09.10 03:00 정선 ‘경복궁(慶福宮·1754년경)’, 비단에 담채, 16.7x18.1㎝,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린 경복궁은 조선 말기 다시 지을 때까지 오랫동안 거의 폐허였다. 불타고 150여 년이 지난 영조 30년(1754)경 78세의 겸재 정선은 경회루 일대를 화폭에 담는다. 그림 위쪽 빽빽한 솔숲 앞에 보이는 돌기둥은 무너진 경회루다. 곧은 줄기가 쭉쭉 뻗은 큰 소나물 40여 그루가 숲을 이룬다. 그러나 북악산과 인왕산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원래 휘고 구부러진 모습이다. 가까운 거리라 같은 솔 씨에서 싹이 텄을 것임에도 경복궁은 이렇게 곧은 소나무가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