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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을 부끄럽게 하는 시나호열 ( 시인· 문화평론가) 모든 슬픔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복합적 감정의 유령이다. 생멸, 미래에 대한 불안, 외로움과 분노, 폭력과 갈등 등등의 부유물이기도 하다. 고철의 세 번째 시집『극단적 흰빛』은 그 슬픔의 극단을 ‘흰빛’으로 요약한다. ‘흰빛’의 사전적 의미는 ‘눈과 같이 밝고 선명한 빛깔’이지만 동시에 더 이상 더럽혀지지 않는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다. ‘끝닿은 낭떠러지처럼 / 한발 물러설 수 없는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 때’ (「극단적 흰빛」2연)를 마주치지 않은 사람은 ‘실감나지 않는 흰빛이 생기’는 광경을 볼 수가 없다. 고철 시인은 ‘우리들은 우리들의 우리들에 의한 / 전쟁을 겪었었’(「보육원 생각」부분)음에도 ‘세상은 고요하고 고요’(「보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