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작은 꽃 ★ 1,214번째 《나무편지》 ★ 뜬금없이 따뜻한 봄볕 받고 피어나는 제비꽃이 떠올랐습니다. 봄볕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사진첩에서 제비꽃 사진을 뒤적여 끄집어냈습니다. 더없이 화려한 빛깔로 피어난 꽃인데, 그들이 마침 자리잡은 곳들은 그야말로 ‘아무데나’ 였습니다. 누가 일부러 심어 키우지 않아도 알아서 저절로 아무데나 찾아가 뿌리 내리고 주어진 생명의 한 살이를 말없이 살아가는 풀꽃입니다. 가만히 돌틈에서 피어난 제비꽃 바라다보며 겨울 날의 이른 아침을 맞이합니다. 하드디스크를 좀더 뒤적여 보니, 시인 안도현의 ‘제비꽃에 대하여’라는 시(詩)도 눈에 띕니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로 시작하고는 “제비꽃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