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내가 쓴 시인론·시평 198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사랑의 메아리 : 전순선 시집『별똥별 마을』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사랑의 메아리 나호열( 시인․ 경희대학교 교수) 시인이 되기 위하여 시를 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감성이 뛰어나 흥興을 즐겼다. 일찍이 이 땅을 일러 삼천리금수강산이라 부른 까닭은 산수山水의 풍광이 뛰어나고 사계절의 운행이 뚜렷한 환경 속에서 아름..

궁핍한 사유思惟를 사유하는 시/ 박주순 시집 『매킨토시와 성황당』

궁핍한 사유思惟를 사유하는 시 나호열(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1. 박주순은 특이한 이력을 지닌 시인이다. 그를 시인이라고 해도 맞는 말이고 아니라고 해도 맞는 말이다. 약관 弱冠의 나이에 시 동인 활동을 시작하고 이립 而立과 불혹 不惑을 넘기고서는 예술잡지의 편집장을 지..

칸딘스키적인, 전혀 아닌/ 강만수 시집 『검푸른 비망록』

시집 리뷰 : 강만수 시집 『검푸른 비망록』 칸딘스키적인, 전혀 아닌 나호열 『검푸른 비망록』(2016,『문장)은 강만수의 열 번째 시집이다. 1992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한 이듬해인 1993년, 시집 『가난한 천사』를 상재한 이후 17년을 침묵하다가『시공장공장장』(2010),『기이한꽃』(201..

슬픔의 반추 反芻를 감춘 나무의 언어 / 박명숙 시집 『이곳의 별들은』

跋文 슬픔의 반추 反芻를 감춘 나무의 언어 나호열( 시인․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시인 박명숙 박명숙 시인의 인상을 한 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바람 많은 언덕위에 초연히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라고 하겠다. 비록 오랜 시간 교유를 나누지는 못했을지라도 늘 조용한 걸음걸이와 ..

문여기인 文如其人의 풍경을 읽다/ 송낙현 시집 『바람에 앉아』

문여기인 文如其人의 풍경을 읽다 나호열(시인․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1 『바람에 앉아』는 시인 송낙현의 첫 시집이다. 종심 從心을 넘어서서 선보이는 80 여 편의 시는 열렬한 창작에의 욕구의 산물이며 시인 자신의 삶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겠기에 각별할 뿐만 아니라 시를..

자유를 향한 몸의 탐구/ 정선희 시집 『푸른 빛이 걸어 왔다』

자유를 향한 몸의 탐구『푸른 빛이 걸어 왔다』(정선희) 나호열 시인에게 시를 쓰는 이유를 묻거나 시의 이력履歷을 말해 달라고 하는 것처럼 무례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한 편의 시 속에는 시인의 전 생애가 삼투되어 있고, 이미 세상 밖으로 던져진 시는 독자들의 쓰임에 따라 그 거처가 ..

삶의 현장과 죽음의 리얼리티Reality

삶의 현장과 죽음의 리얼리티Reality나호열   죽음은 우리에게 해를 입힐 수 없는데, 죽음이란 실제로 죽음이 일어나기 전까지 우리에게 해를 입힐 수 없지만, 죽음이 일어났을 때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를 입을 수 없는 것이다. 죽음이 우리에게 해를 입힐 수 없다면, 죽음은 나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죽은 사람에게는 나쁜 것이 아니다.                 - 에피큐로스 Epicuros  현장現場만큼 강열한 인상印象을 남기는 것은 없다. 인상의 힘이 강력할수록 현장의 기록은 선명한 만큼 건조해진다. 조광현 시인의 다섯 편의 시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음에도 짐짓 모르는 체 하거나, 결말을 유보하고 싶어하는 노년의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경계를 환기시킨다. 그러면서 살다가 사라져야 하는 존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