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4/08 6

우리에겐 거북이 필요하다… 속사포 래퍼의 '저속 예찬'

우리에겐 거북이 필요하다… 속사포 래퍼의 '저속 예찬'[아무튼, 주말][정상혁 기자의 행각]파충류 전도사 아웃사이더힙합 20년, 사육 인생 30년정상혁 기자입력 2025.04.05. 00:31업데이트 2025.04.08. 10:30   미국 래퍼 리키 브라운이 역대 가장 빠른 랩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게 2005년이었다. 51.27초 동안 723음절을 쏘아댔다. 2016년 한국 래퍼 아웃사이더(42)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란 듯 이를 깨버렸다. 자신의 히트곡 ‘외톨이’ 가사 723음절을 시청자의 귓구멍에 때려 박는 데 걸린 시간은 50.26초. 드르륵, 거의 재봉틀 수준. 왜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성질 급한 민족인지 증명해 내는 순간이었다.–기네스북에 등재됐나요?“가사가 영어가 아니라 안..

[223] 간간한한(間間閑閑)

[정민의 세설신어] [223] 간간한한(間間閑閑)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8.14. 03:28   매일 말의 성찬(盛饌) 속에 살아간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언어에는 실속이 없다. 사람들은 그저 있기 불안해 자꾸 떠든다. 약속하고 장담하며 허세를 부린다. 아무 문제 없다고, 끄떡없으니 나만 믿으라고 큰소리 친다.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 그는 어느 틈에 숨고 없다. 아니면 그럴 줄 몰랐다고 남 탓만 하고 운수에 허물을 돌린다. 끝내 반성하지 않는다.허목(許穆·1595~1682)은 '기언서(記言序)'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계할진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일이 많으면 손해가 많다. 안락을 경계하고 후회할 일은 행하지 말라. 문제없다고 ..

[우리 동네 이런 서점] [3] 한남동 블루도어북스

예약하셨나요? 여기는 책 한 권과 쉬어가는 '호텔'[우리 동네 이런 서점] [3] 한남동 블루도어북스곽아람 기자입력 2025.02.04. 00:33업데이트 2025.02.04. 07:24  김진우 블루도어북스 대표는 “고객들이 우리 서점을 ‘2시간 이용 가능한 호텔’이라 여겼으면 좋겠다”면서 “책은 판매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이곳을 찾도록 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김지호 기자서울 한남동의 은행 건물 주차장, 건물 뒷문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니 미로 같은 복도가 펼쳐졌다. 복도를 반쯤 지나자 ‘조금만 더 오시면 곧 블루도어북스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벽에 붙어 있었다. 파란색 크레용으로 ‘Exit to Bluedoorbooks(블루도어북스로의 비상구)’라 휘갈겨 쓴 액자가..

[나무편지] 빨라진 봄의 걸음에 따라 더 빨리 피어난 자목련 꽃

[나무편지] 빨라진 봄의 걸음에 따라 더 빨리 피어난 자목련 꽃   ★ 1,282번째 《나무편지》 ★   봄의 걸음걸이가 빨라졌습니다. 분명 활짝 피어난 자목련을 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그런데 더 없이 아름다운 모양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의 어느 봄이라도 거르지 않고 편안하게 만나서 인사 나누는 한 그루의 자목련입니다. 강원도 춘천 한림대학교 교정의 자목련입니다. 23년이라고 했지만, 해마다의 사진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둔 건 아니고, 또 제 강의실이 이 자리의 정 반대쪽에 배당되었던 적도 있어서, 어쩌면 한두 해는 빠뜨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목련 꽃 피어나는 봄이면 강의 시간이 비어있는 한낮에는 어김없이 캠퍼스를 거닐며 여러 아름다운 꽃들을 찾아보았기에 이 자목련을 놓친 적은 없..

예산 대흥슬로시티 여행

'의좋은 형제' '상생의 나무'가 있는 마을에서 천천히 너그럽게[아무튼, 주말]미담과 미풍을 간직한예산 대흥슬로시티 여행예산=박근희 여행기자입력 2025.04.05. 00:36업데이트 2025.04.08. 10:36   충남 예산 봉수산 임존성 동벽 건물지 부근에 오르면 전래 동화 '의좋은 형제'에서 '어느 마을'로 등장하는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예당호를 곁에 둔 '대흥슬로시티'엔 무해한 풍경이 가득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광속에 지쳐 피로해지는 요즘, 자극 없는 순한 이야기를 나누고, 무해한 풍경을 보고 싶은 날, 슬로시티로 향한다. 우리나라 15개 슬로시티 가운데 충남 예산·대흥 슬로시티(이하 대흥슬로시티)는 수도권과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곳. 따스한 옛이야기가 ..

봄날

봄날 여보세요생명의 전화입니다죽고 싶어서 전화했어요봄이 왔는데 왜 꽃이 피지 않을까요그건 죽을 이유가 안되죠요금체납으로 아무데도 걸수가 없어요죽고 싶다면서 어떻게 전화하셨어요아무리 걸어도 집에 갈 수가 없어요오늘 30킬로를 걸었는데 생전에 집에 닿을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요집이 어디신데요제 집이요? 달이요 아직도 오십만 킬로가 남았잖아요 지구 밖으로 나갈 수도 없구요아 잠깐만요 전화 끊지 마시고요 농담하시는거죠? 수화기 너머로 벚꽃이 진다  계간 불교문예 2025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