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4/28 3

김신례시집 『아름다운 달력』 : 순정純情한 삶의 길을 보여주는 시詩

순정純情한 삶의 길을 보여주는 시詩나호열 (시인· 문화평론가) 1. 시詩는 말씀 언言과 절 사寺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이를 직역하면 언어의 사원이 시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사원寺院은 불교에서는 불상을 모시고 승려들이 수도하는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시는 우리가 쓰는 말을 존귀하게 받드는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공자孔子께서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編에서 “시경詩經에 있는 삼백 편의 시를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생각에 거짓됨이 없다’는 것이다” (시 삼백 일언이폐지『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라고 하였듯이 시는 세상을 측은하게 살피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시의 정의는 사寺를 지持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시는 마음에서 일으켜지는 생각을 잡는 것- 시언지 詩言志-으로 풀이가..

[27] 천상의 빛과 지상의 빛이 공명할 때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7] 천상의 빛과 지상의 빛이 공명할 때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5.01.08. 23:50업데이트 2025.01.09. 02:49 달빛 한 줄기얼어붙은 호숫가함께 빛나네つきいちりんとうこいちりんひか月一輪凍湖一輪光りあふ 빛도 파도의 형태를 띤다. 진동하며 움직인다. 밤하늘의 달도, 한겨울 얼어붙은 호숫가의 얼음도 모두 흔들리며 우리 눈에 들어온다. 눈이 시리도록 추운 겨울날, 나는 담요를 덮어쓰고 베란다로 나가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흔들리는 작은 별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내게로 달려온다. 까마득한 은하계에서부터 이곳에 서 있는 내게로 별빛이 올 때까지 몇 번의 파동을 거쳤을까. 그 힘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시간도 만만치 않게 들었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

[225] 석복수행(惜福修行)

[정민의 세설신어] [225] 석복수행(惜福修行)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8.28. 03:06 이덕무의 '입연기(入燕記)'에 각로(閣老) 부항(傅恒)이 죽자 그 아들 부융안(傅隆安)이 석복(惜福)을 하려고 집안의 엄청난 보물을 팔았는데, 그 값이 은 80만냥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석복은 더 넘칠 수 없는 사치의 극에서 그것을 덜어냄으로써 적어도 그만큼 자신의 복을 남겨 아껴두려는 행위였다.송나라 여혜경(呂惠卿)이 항주(杭州) 절도사로 있을 때 일이다. 대통선사(大通禪師) 선본(善本)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선사가 말했다. "나는 그대에게 출가해서 불법을 배우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단지 복을 아끼는 수행을 하라고 권하겠다(我不勸�出家學佛 只勸�惜福修行)." 석복수행(惜福修行)!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