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편지] 봄의 발걸음을 재우치며 피어난 할미꽃에서 얼레지까지 ★ 1,283번째 《나무편지》 ★ 계절의 흐름이 빨라진 것과 정반대로 사람의 발걸음은 느려졌습니다.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입니다. 잘 채비해두고도 떠나지 못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아져서 하는 말입니다. 지금 한창 마무리 중인 새 책과 관련한 일이 밀려 있다는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고, 예상치 않았던 이런저런 사정이 자주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천생 게으름의 관성이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지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 머뭇거리는 사이에 세찬 비바람 몰아치고, 강산을 화려하게 물들인 봄꽃들이 속절없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결국 목련 잔치가 한창인 천리포수목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봄볕 아쉬워 하릴없이 가까이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