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4/24 7

봐라! 꽃이다

봐라! 꽃이다중앙일보입력 2025.04.22 00:16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봄이 깊어질수록 나뭇가지 끝 꽃은 지고, 연초록 이파리들이 새롭게 커간다. 늘어진 복숭아꽃 가지 위에서 딱새 한 마리 맑고 높은 목청으로 노래한다. 머물고 있는 수행도량 뜨락에 수령 30년쯤 된 붉은 영산홍과 자산홍, 하얀 철쭉들 10여 그루 구해 심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얼굴엔 미소 절로 가득하고 마음엔 활짝 꽃이 피었다.어떤 사람이 물었다. “스님은 왜 꽃나무를 심으세요?”스님이 대답했다. “꽃을 보며 화내는 사람은 없지요! 모든 사람이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꽃처럼.”마음 비워야 꽃이 아름다운 법분별 욕심을 버리고 둘러보라모두가 날 향해 꽃을 들고 있다30년 전쯤 초의선사가 심은 영산홍 한 뿌리를 구해와 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빛과 어둠 품은 박물관, 생사 초월한 순교의 역사중앙일보입력 2025.04.22 00:26업데이트 2025.04.22 03:40업데이트 정보 더보기지면보기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김정탁 노장사상가서울을 대표하는 건물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들고 싶다. 이 건물들은 여러 면에서 대칭적이고 대조적이라 서울을 대표할만한 건물이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는 도심지 동쪽에,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도심지 서쪽에 각각 자리해 먼저 위치상으로 대칭을 이룬다. 또 디자인플라자는 지상에 지어진 데 반해 역사박물관은 지하에 세워지고, 디자인플라자가 곡선의 미를 뽐내면 역사박물관은 직선의 미를 자랑하는 점에서 서로 대조적이다. 그리고..

문화평론 2025.04.24

한라산

[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등산 코스 중 하나… 한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해요한라산신준범 월간 산 기자입력 2025.04.21. 05:19 한라산 백록담에는 눈이 녹거나 비가 올 때 물이 고이지만 이 물은 지하수로 흘러가버려요. 그래서 물이 적거나 거의 없는 날도 많아요. /뉴시스 등산 동호인뿐만 아니라 평소 등산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많이 찾는 산이 있습니다. 바로 한라산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봄철엔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한라산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지요.제주도가 관광지로 유명하다 보니 한라산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등산로는 완만하지만, 오르막이 5시간 동안 계속되고 갈수록 가팔라진다면 어떨까요? 숱하게 많은 등산 초보자가 ..

카테고리 없음 2025.04.24

박원석 시집 『구례 가는 길』: 생生의 원초적 고향을 탐색하는 시

생生의 원초적 고향을 탐색하는 시나호열(시인·문화평론가) 1. 시집『구례 가는 길』은 박원석 시인의 일대기이다. 그가 펼쳐놓은 서사敍事는 해방 이후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풍경 그 자체이다. 고향을 잃어버린 유목의 시대에 공동체의 아름다운 사랑이 사라지고 물질적 탐욕에 일그러진 풍요의 허상이 가득한 세상을 지나온 초로의 시인이 읊는 귀거래사歸去來辭인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급격한 변화는 급기야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을 대신하는 디지털 사회로 세상을 바꿔 놓았다. 시집『구례 가는 길』은 이와 같은 삶의 변화를 되새김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도정道程을 보여주고 있다. 시집『구례 가는 길』의 팔십 여 편의 시들은 ‘고향’, ‘사랑’, ‘경건한 신앙’ 그리고 병마를 이기고자 하는 분..

[윤동주 80주기 - 어둠 넘어 별을 노래하다] [3] 참회록

선거철 되자 우후죽순 자서전... 그보다 한 줄 '참회록' 부터 쓰십시다[윤동주 80주기 - 어둠 넘어 별을 노래하다] [3] 참회록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입력 2025.04.24. 00:10업데이트 2025.04.24. 06:55 일러스트=이철원참회록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이다지도 욕될까.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슬픈 사람의 뒷모양이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194..

카테고리 없음 2025.04.24

'생태 예술' 설치미술가 최재은13년 만에 국내서 개인전

꽃잎 병풍·DMZ에 뿌릴 씨앗… 자연이 곧 예술'생태 예술' 설치미술가 최재은13년 만에 국내서 개인전허윤희 기자입력 2025.04.24. 00:41 최재은 작가가 숲의 생명력을 펼친 K2 전시장 1층에 앉았다. 뒤에 걸린 회화 연작은 교토의 숲에서 모은 낙엽과 꽃잎으로 물감을 만들고 캔버스에 칠한 뒤 바람소리, 새소리, 빗소리를 그대로 음차해 흑연으로 적었다. 사진 안천호. /국제갤러리 설치미술가 최재은(72)은 비무장지대(DMZ)와 ‘동갑’이다. 1953년생. DMZ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남다르다. 그는 “비무장지대만큼 아이러니하고 희귀한 공간은 없다”며 “70년 넘게 이런 환경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게 21세기에 맞는 일인가” 물었다.2015년부터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坂茂)와 협업해 DMZ..

꽃구름 펼쳐진 남해의 봄

‘벚꽃 터널’ 끝이라고 슬퍼마라… 샛노란 ‘유채 계단’이 기다리니[박경일기자의 여행]박경일 전임기자+ 구독입력 2025-04-24 09:28수정 2025-04-24 09:35■ 박경일기자의 여행 - 꽃구름 펼쳐진 남해의 봄 다랭이마을 다랑논 층층이 유채파란 바다와 어우러져 그림같아 두모마을엔 ‘파라다랑스’ 조성여름 수국·가을 메밀꽃도 장관 해안따라 1.5㎞ ‘물건리 어부林’1만여 활엽수 초록 풍경 뛰어나 단항마을엔 500년된 왕후박나무우산살 같은 가지로 그늘 만들어 나비모양 섬 사이 바다 ‘앵강만’수면 위로 비친 보름달도 절경 섬의 최남단에 세워진 무민사왜구 맞선 최영장군 제사 지내남해 두모마을의 ‘파라다랑스’. 다랑논을 유채꽃밭으로 단장하고 주변 밭에 꽃 잔디와 튤립 등을 심어서 꽃으로 가득한 농촌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