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4/25 4

[224] 공생도사(空生徒死)

[정민의 세설신어] [224] 공생도사(空生徒死)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8.21. 03:05 마실(馬實)과 왕창(王暢)은 친한 친구 사이였다. 헤어질 때 마실이 왕창의 손을 잡고 말했다. "가장 좋기는 덕을 세움이요, 그다음이 공을 세움일세. 요행히 우리는 이 태평한 세상에 함께 태어나 벽돌이나 기왓장 같은 신세를 면하고 대장부의 몸을 받았으니 마땅히 후세에 이름을 남겨야 할 것일세. 그럭저럭 살다가 그저 죽는 공생도사(空生徒死)의 삶을 살아 천지 사이를 더럽혀서야 되겠는가?" 청나라 주량공(周亮工·1612~1672)의 '인수옥서영(因樹屋書影)'에 나온다.그저 살다가 이룬 것 없이 죽는 삶이 공생도사다. 무위도식(無爲徒食)은 아무 한 것 없이 밥만 축내며 산 삶이다. 취생몽사(醉生夢..

[26] 뜨거운 고드름의 시절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6] 뜨거운 고드름의 시절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2.25. 23:50 벼랑 고드름거꾸로 보면 칼이빼곡한 지옥がけつららとうりんじごくさか崖氷柱刀林地獄逆しまに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재판을 받는다고 하는데 죄의 심판을 위해 죽은 자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 도산지옥이다. 칼 도(刀) 자에 메 산(山) 자를 쓴다. 도림(刀林)이라고도 한다. 문자 그대로 칼이 빼곡한 숲이다. 살아생전에 남에게 뭘 베푼 적이 없는 인정머리 없는 자들이 떨어지는 지옥의 첫 관문이다. 배고픈 이에게 밥을 준 적도 없고, 타인을 위해 다리를 놓은 적도 없이 그저 구두쇠처럼 살아온 사람들이 죽은 지 7일째에 들어간다. 맨발로 칼을 밟으며 산을 헤매는 중생들은 살이 찢기는 ..

왕권으로 사익 추구한 28대 충혜왕

주색·재물에 눈먼 왕, 왕조 몰락 재촉해중앙일보입력 2025.04.25 00:26왕권으로 사익 추구한 28대 충혜왕이익주 역사학자‘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니 꽃이 좋고 열매가 많도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으니 내를 이뤄 바다에 이르도다.’(『용비어천가』 제2장)옳은 말이다.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바람에 흔들리고 가뭄에 마를 리가 있겠나. 세종은 새 나라 조선이 그렇게 무궁하기를 바라면서 갓 만든 훈민정음으로 순우리말 노래를 지어 보였다. 그런데 이 말은 틀렸다. 불과 두 세대 전에 고려 왕조가 흔들리고 말라버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500년 왕조의 멸망, 그것은 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중대한 사건이었다. 고려는 어쩌다 망했을까? 고려의 망국인(亡國因)은 직접적이고..

카테고리 없음 2025.04.25

종묘, 어떻게 수리했나

5년간 200억… 장인이 만든 수제 기와로 교체종묘, 어떻게 수리했나 허윤희 기자입력 2025.04.21. 00:48 5년간의 대규모 공사를 끝내고 공개된 종묘 정전에서 20일 신주 49위의 무사 환안을 알리는 고유제가 열리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번 종묘 정전 수리는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역대 최대 규모 공사다. 공사에는 5년간 약 200억원이 투입됐다. 핵심은 기와. 지붕에 있는 공장제 기와를 모두 수제 기와로 교체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기존에 지붕 앞쪽에는 공장제 기와, 뒤쪽에 수제 기와를 얹어 하중이 한쪽으로 쏠렸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수제 기와 약 7만장을 만들어 교체했다”고 했다.기와 제작은 국가무형유산 제와장 김창대 보유자가 주도했고, 지붕 기와를 이는 작업..

유물과의 대화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