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금주 시집 『비자림에 가고 싶다』: 기억이 주는 통증과 치유의 기록
허금주 시집 『비자림에 가고 싶다』 미네르바시선 26 .2012 나호열(시인, 문화평론가) 오늘날 우리 의식의 내면에 무의식의 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인간의 위대한(?) 통찰을 꼽으라면 중세의 천동설에 반기를 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신의 섭리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프로이트가 자신이 발견해낸 무의식이라고 주장한 이래, 인간의 행동 양상이 결정론적 경향을 띤 것 인지 아니면 자유의지론적 경향을 지닌 것인지의 형이상학적 논쟁은 더욱 더 정치 精緻한 문제로 파급 되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무의식을 지닌 인간은 결코 자신의 의지(의식)으로 운명을 결정 지울 수 없다는 결정론으로 기울게 된다. 과학적 사유의 도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