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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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나무편지 149

[나무편지] 지금 ‘나뭇잎’을 바라보며 쓴 새 책이 나왔습니다.

[나무편지] 지금 ‘나뭇잎’을 바라보며 쓴 새 책이 나왔습니다. 새 책 소식 전해드립니다. 《나뭇잎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지금 펴낸 새 책입니다. 나무를 찾아다니며, 공부하는 동안 나뭇잎의 과학을 홀로 공부하기에는 힘에 부치기도 했던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나뭇잎에 초점을 맞춘 공부는 늘 신비롭고 상큼했습니다. 더불어 나무 공부의 핵심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무를 초록으로 보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 나뭇잎이니까요. 나뭇잎 공부는 지금도 또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가야 할 공부가 될 겁니다. https://bit.ly/3LM9ZFe

송강 정철의 자취를 수굿이 지키고 서 있는 큰 나무

[나무를 찾아서] 송강 정철의 자취를 수굿이 지키고 서 있는 큰 나무 해마다 이 즈음이면 ‘봄꽃 개화 예상도’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 동안 봄꽃 개화 예상 시기를 기상청에서 발표했는데, 올해부터는 민간의 기상업체에 이 서비스를 넘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상업체마다 이미 앞다퉈 봄꽃 개화를 예상해 발표했습니다. 업체마다 관측표준목이 다르기 때문인지,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봐야 하루 이틀 정도 차이입니다. 개나리는 서울이 이 달 24일, 인천은 26일로 예상되어 있습니다. 두 업체의 발표를 살펴봤는데, 다른 지역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서울과 인천은 똑같습니다. 아직 이틀 사흘 지나야 서울 인천 지역에 개나리꽃이 피어난다는 예상입니다. ○ 산수유에 이어 백목련 화사한 꽃이 피어난 정송강사 ○ 기..

생명의 안간힘으로 피어난 ‘안갖춘꽃’의 특별한 향기를 찾아

[나무를 찾아서] 생명의 안간힘으로 피어난 ‘안갖춘꽃’의 특별한 향기를 찾아 재우쳐 다가오는 봄 소식이 따사롭습니다.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섰는데, 아파트 울타리에 다소곳이 웅크리고 낮은 키로 서 있는 회양목 Buxus koreana Nakai ex Chung & al. 에서 환하게 피어난 노란 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겨우내 콘크리트 빛의 우리 도시를 초록빛으로 지켜준 고마운 나무입니다. 회양목은 키가 작은 데다 꽃도 도드라지지 않아 존재감은 적지요. 자연에서 저절로 자라는 경우라 해도 2미터쯤 자라는 게 고작입니다. 더구나 도시에서 조경수로 키울 때에는 그만큼 자란 회양목도 보기 어렵지요. 흔히 생울타리로 심어 키우는 탓에 높이 자라지 않도록 가지를 적당하게 잘라내는 때문이지요. ○ 작지만 옹골차게 봄..

사람의 소망을 담고 특별한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

[나무를 찾아서] 사람의 소망을 담고 특별한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 해마다 봄의 기미를 가장 먼저 알리는 풍년화 소식입니다. 첫 개화는 훨씬 전이었습니다만, 조금 늦게 풍년화를 찾아보았습니다. 풍년화는 아직 그리 흔한 나무라 할 수는 없지만, 식물원 수목원을 비롯해 중부 이남의 정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이지요. 풍년화는 무엇보다 꽃이 독특해 눈길을 끄는 나무입니다. 넉 장의 가느다란 꽃잎이 삐뚤빼뚤 꼬인 리본처럼 조롱조롱 피어나는 꽃은 봄에 피어나는 여느 나무에서처럼 잎보다 먼저 피어납니다. 풍년화 꽃이 가장 예쁜 건 활짝 피었을 때보다 처음 꽃봉오리를 깨면서 가느다란 꽃잎이 종이 리본을 풀어나가듯 구불구불 꿈틀거릴 때입니다. 엊그제 우리 수목원의 풍년화들은 이미 활짝 피어난 상태였습니다. 제 발걸..

뜻밖의 자리에서 뜻밖에 만난 뜻밖의 큰 잣나무 한 쌍

[나무를 찾아서] 뜻밖의 자리에서 뜻밖에 만난 뜻밖의 큰 잣나무 한 쌍 삼월입니다. 삼월의 첫 날인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일부 지방에는 폭설까지 내리는 등 날씨가 오락가락하지만 삼월은 봄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 동안 날씨가 조금 따뜻해질 때마다 서둘러 봄의 기미라고 반기면, 다시 또 추위가 찾아오기를 몇 차례 되풀이했지요. 그래도 삼월 들어선 이제는 어엿한 봄입니다. 삼월의 첫째 주인 이번 주에는 대학을 비롯한 모든 학교도 개학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바이러스 감염병의 위험 때문에 학교마다 개학의 방식에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새 학기는 시작합니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기다리던 ‘백신 접종’도 시작했으니, 이제 정말 움츠린 우리 마음에도 새 봄이 기쁘게 다가오기를 바랍니다. ○ 밤이 많..

천천히…… 쉬엄쉬엄…… 더 좋은 나무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나무 생각] 천천히…… 쉬엄쉬엄…… 더 좋은 나무 이야기를 찾아갑니다. 설 잘 쇠셨나요? 이번 설날은 여느 때보다 조용히 지났습니다. 아쉬움 없지는 않았지만, 연휴만큼은 무척 달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흘 동안, 오랜만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수 있었습니다. 하루도 쉬지 못했던 지난 가을 추석 명절 치 휴식까지 한꺼번에 몰아서 쉬었습니다. 쉬면서 올에는 무엇보다 정말 화급하게 재우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습니다. 누구나 다 하는 새해 계획 중에 제가 가장 먼저 집어든 화두는 ‘천천히’ 무슨 일을 하든 ‘쉬엄쉬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스물 두 해 동안의 프리랜서 생활은 늘 분주했습니다. 어쩌면 해마다 ‘천천히 하자’는 식의 다짐은 했..

‘직지문인송’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영험한 소나무 한 그루

[나무를 찾아서] ‘직지문인송’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영험한 소나무 한 그루 김천 직지사 앞 ‘사하촌’이라 할 만한 마을에는 ‘문인송(文人松)’이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는 소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오래 된 소나무 가운데에는 ‘의암송’ ‘귀학송’ ‘수성송’처럼 고유명사로 불리는 나무가 적지 않습니다. 김천 향천리 문인송도 그런 식입니다. 삼백 년쯤 이 자리에서 살아온 문인송을 더러는 직지사에 가까운 마을에 있는 소나무임을 가리키기 위해서 ‘직지문인송’이라고 긴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의 《나무편지》에서도 지난 《나무편지》에 이어서 지난 해에 답사하고, 미처 전해드리지 못한 나무 가운데 한 그루 전해드리겠습니다. ○ 일제 순사들의 감시를 피해서 소원을 빌었던 나무 ○ 직지문인송이 서 ..

삼십 년만에 이뤄낸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심의 솔숲

[나무를 찾아서] 삼십 년만에 이뤄낸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심의 솔숲 나이 들어서 그런가요! 잘 모르던 내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또렷이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점점 더 좋아집니다. 오래 전 《나무편지》에서 “사람들은 내 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이승우의 소설 제목을 인용하면서, 대개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들을 잘 살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나무도 그렇습니다. 우리 곁에 어떤 나무가 있는지 잘 모른다는 거죠. 안다 하더라도 일부러 멀리 찾아가서 만나 본 나무만큼 곁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분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는 생각입니다. ○ 고작 30년쯤 만에 이뤄진 참 아름다운 도심의 솔숲 ○ 그런데 살다보니, ..

한많은 세월을 살다 간 숱하게 많은 여인의 원이 담긴 나무

[나무를 찾아서] 한많은 세월을 살다 간 숱하게 많은 여인의 원이 담긴 나무 사람의 마을에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던 큰 나무는 사람들의 소원을 한데 모아 하늘에 전했고, 하늘은 어진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었어요. 세월 흐르면서 사람들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나무를 향해 홀로 가슴 깊이 묻어둔 소원까지 빌게 되었습니다. 소원은 제가끔 달랐습니다. 하지만 세상살이의 흐름 속에서 일정하게 사람들이 가지는 소원이 비슷할 때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그런 특별한 유형의 소원을 잘 들어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들을 낳게 해 달라는 소원’이었고, 나무 가운데에는 특별히 그 소원을 잘 들어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함을 가진 느티나무 ○ 경상북도 의성 지..

계절이 거푸 지나도 잊히지 않는 나무와 그 곁의 사람들

[나무를 찾아서] 계절이 거푸 지나도 잊히지 않는 나무와 그 곁의 사람들 나무를 찾아다니면서 때로는 마을에 있는 오래 된 큰 나무를 마을 사람들이 채 알지 못하는 경우를 만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무는 물론이고, 나무 주변의 사람살이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인 경우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영남의 북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답사한 지난 해 가을에 의성 용연리가 그 마을이고, 마을 뒷동산 재실 앞에 서 있는 느릅나무와 향나무가 그 나무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의 위에 보여드리는 넉 장의 사진이 〈의성 용연리 느릅나무〉이고, 그 아래로 이어지는 사진 넉 장은 느릅나무 맞은편에 서있는 향나무입니다. 두 그루 가운데에 산림청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향나무입니다. 보호수는 아니지만, 느릅나무 역시 오래되고 큰 나무입..

아직 젊지만 여느 노거수 못지 않게 크고 아름다운 반송

[나무를 찾아서] 아직 젊지만 여느 노거수 못지 않게 크고 아름다운 반송 새해 들어 처음 띄우는 첫 《나무편지》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나무편지》에서 오늘 보여드리는 나무는 〈봉화 서벽리 반송〉입니다.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한 종류로, 삿갓솔, 다복솔이라고도 불리는 소나무입니다. 밑둥치에서부터 가지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면서 원 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없는 소나무를 우리가 흔히 보는 소나무와 나누어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가지가 여럿으로 갈라져 크게 자란다는 특징 외에는 소나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반송도 곧 소나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으로 우산이나 부챗살 펼치듯 넓게 펼치는 품이 아름다워 조경이나 원예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소나무입니다. ○ 다음 주에 시작할 부천 상동도서관 《나무강좌》에..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큰 나무처럼 건강한 새해 맞이하세요

[나무 생각]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큰 나무처럼 건강한 새해 맞이하세요 고단했던 한해가 여전히 고단한 채로 저물어갑니다. 2020년의 끄트머리에서 띄우는 오늘의 《나무편지》가 올해 쉰두번 째로 띄우는 편지입니다. 고단하고 분주하게 보낸 한해였지만 《나무편지》는 시월 중에 한 차례 거른 걸 빼면 적어도 한 주일에 한 통씩은 띄운 셈입니다. 그런데 《나무편지》를 띄우는 메일링 서버가 고단했던 모양입니다. 허술하기는 했어도 빠짐없이 띄웠건만, 《나무편지》를 받지 못했다고 제게 연락해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두세 주 정도를 걸렀다며,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안부를 물어주신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고맙고 감사드릴 일입니다. 정말로 《나무편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고..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나무가 오래 기억되는 나무로……

[나무를 찾아서]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나무가 오래 기억되는 나무로…… 정처없는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나는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사는 곳, 어디라도…… 지나는 길 어디라도 나무 없는 곳은 없으니까요. 가던 길을 멈추기 쉽지 않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겁 없이 재우치기만 하는 속도는 그래서 사람 사는 마을을 지나는 길 위에 오를라치면 하냥 느려집니다. 그냥 지나치고는 자동차 백미러로 멀어져가는 큰 나무를 돌아보며 아쉬운 마음 달래기보다는 천천히 돌아보며 나무를 찾는 게 훨씬 마음 편한 일인 건 당연한 이치겠지요. 속도는 풍경을 잃고, 풍경은 속도를 잃을 수밖에요. ○ 새해 2021년에 이어갈 부천 상동도서관 《나무강좌》에 모십니다. ○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즈음, 새해 채비 하나 일러드립니다. 줄..

사람의 마을 빠르게 바뀌어도 언제나 한결같은 큰 나무

[나무를 찾아서] 사람의 마을 빠르게 바뀌어도 언제나 한결같은 큰 나무 세월 지나며 참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빠르게 바뀌는 것도 있고, 천천히 바뀌는 것도 있습니다. 바뀐다는 것, 그것은 살아있음의 뚜렷한 자취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바뀝니다. 풍경도 사람도 세월 따라 바람 따라 바뀝니다. 살아있는 생명인 나무도 바뀝니다. 매우 천천히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천천히 바뀝니다. 바뀐 것을 알아채지 못할 때에 우리는 이상한 안도감을 얻습니다. 반대로 빠르게 많이 바뀐 것들을 보면 불안해집니다. 친근하게 여겼던 것들의 변화를 함께 하지 못한 데 대한 불안함이 그 까닭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을의 한가운데에서 육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도 사람과 풍경이 빠르게 바뀌는 동안 바뀐 것을 ..

[나무를 찾아서] 은행나무 가지에 스치는 그 겨울 매운 바람과 그때 그 사람들

[나무를 찾아서] 은행나무 가지에 스치는 그 겨울 매운 바람과 그때 그 사람들 찬 바람 맞으며 큰 나무 앞에 섰습니다. 오랜만에 수인사를 나누게 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딱히 용계리 은행나무를 만나기 위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안동 길안면을 지날 생각에, 이 은행나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서둘러 찾아봐야 할 나무들이 적지 않아 지도 위의 행선지에 표시하지 않고 지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익숙한 길, 익숙한 안내판이 눈에 띄는 바람에 어쩌는 수 없이 ‘눈인사’만이라도 하고 지나가는 게 도리이지 싶어 잠깐, 아주 잠깐 들렀습니다. 도저히 그냥 스쳐 지날 수 없는 나무가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그러고보니, 용계리 은행나무를 찾아온 게 꽤 지난 일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