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서] 나무와 더불어 살던 자리에 길을 내고 사람은 떠나고 이른 아침, 작업실까지 천천히 걸을 때면 어김없이 알싸한 향기에 취합니다. KF94 마스크로 꼭꼭 막은 콧속으로 스미는 향기는 쥐똥나무 꽃에서 흘러나온 겁니다. 배경으로 피어있는 장미 꽃의 향기를 훨씬 뛰어넘는 향기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 즈음, 우리 마을의 주인공은 쥐똥나무입니다. 사실 이 마을의 원래 주인공은 복사나무였습니다. 여기는 오래 전부터 복숭아의 산지로 유명한 부천입니다. 지금 제가 걷는 이 길은 제가 대학생 즈음이던 젊은 시절에는 복숭아 과수원이었습니다. 그 자리를 갈아엎고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시를 세운 거죠. 이제는 복숭아도 복사나무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마을마다 그런 대표 나무가 있습니다. ○ 감나무 … 명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