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물학자의 시 읽기김응빈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유튜브 '김응빈의 응생물학' 운영입력 2023.11.10 10:01사진=클립아트코리아시를 읽고 느끼는 감성과 해석의 폭과 깊이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내 경험을 하나 소개하자면, “숲길 짙어 이끼 푸르고”로 시작하는 신석정(1907-1974) 시인의 를 읽으면 음지식물이 떠오른다. 쉽게 말해서 음지식물은 햇빛이 덜 드는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식물은 빛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 광합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식물들은 그늘에서 벗어나려 한다. 예컨대 다른 식물이 빛을 가리면 그 식물보다 위로 가려고 길이 성장을 열심히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식물들은 햇빛을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음지회피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