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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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가득한 대한민국, 분노의 악취를 화해의 향기로 만들어야”

“갈등 가득한 대한민국, 분노의 악취를 화해의 향기로 만들어야”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펴낸 등단 50주년 정호승 시인 인터뷰 이영관 기자 입력 2022.10.04 03:00 정호승 시인은 “기계화, 인공지능화되며 누군가로부터 위안의 언어를 선물받기가 어려운 시대”라며 “존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고단한 삶을 사는 인간에게 어머니처럼 위로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한 시의 역할이다”라고 했다./남강호 기자 정호승(72) 시인이 열네 번째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창비)를 냈다. 올해로 등단 50년 차인 시인은 “50년 동안 죽지 않고 시를 써온 것보다 더 큰 감사는 없다”며 “언젠가 제가 죽어서 시를 못 쓰는 날이 올 거다. 그런데 그때 스스로 후회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

“밤낮 詩·詩… 시 쓰는게 시시해졌다”

“밤낮 詩·詩… 시 쓰는게 시시해졌다” ‘오늘은 좀…’ 펴낸 시인 문정희 “집착 버리니 詩 더 나아지더라” 이영관 기자 입력 2022.09.21 03:00 시인 문정희는 “잠깐 시를 쓰다 만 게 아니라, 좌충우돌하면서 지금도 시를 쓴다는 점에서 나는 성공했다”며 “앞으로 시를 통해 내 얘기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태어나서 한 거라고는 글과 시를 쓴 것밖에 없는데, 여기 와서 보니 손에 아무것도 없더라. 영원하고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후회와 절망이 포함된 사랑이 더 굵직한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다.” 문정희(75) 시인이 열다섯 번째 시집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민음사)를 냈다. 자신의 피를 잉크로 삼아 53년 동안 여성의 삶을 노래해 온 시인은 “밤낮으로 ‘시’ ‘시’ 하다가..

안중근 소설 『하얼빈』 출간한 소설가 김훈

『하얼빈』 김훈 "지난 대선, 시궁창을 봤다…젊음이 나서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16 01:07 업데이트 2022.09.16 09:30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신준봉 기자중앙일보 문화디렉터 구독 안중근 소설 『하얼빈』 출간한 소설가 김훈 신준봉 문화디렉터 광복절을 낀 여름 독서시장의 최강자는 일흔넷 소설가 김훈의 『하얼빈』이었다. 지난달 초 출간 직후부터 한 달 넘게 베스트셀러 정상을 지키고 있다.(교보문고 기준) 선 굵은 소설에 목말랐던 독자들이 다시 한번 그의 문장을 탐한 결과다. 한국인의 마음을 건드리는 안중근 서사라는 점, 문장가 김훈이 학창시절부터 별러 왔던 소재라는 점이 복합 작용했다. 김훈의 안중근은 그의 이전 역사소설과 결이 살짝 다르다. 거대한 세계악에 맞선 개인의 ..

“시조는 한국 문학의 뿌리…우리 안에 숨 쉬고 있다”중앙일보

[제8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시조는 한국 문학의 뿌리…우리 안에 숨 쉬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18 00:01 업데이트 2022.07.18 00:49 남수현 기자 구독 문정희 시인은 16일 제8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시상식에 이어 열린 강연에서 "내 본래 호흡으로서의 시조에 대한 애정과 사랑, 가치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시조는 우리 시가 문학의 뿌리다. (...) 우리는 시조가 있어 고유의 정형시를 가진 문화민족의 긍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16일 서울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17회 시조의 날(7월 21일) 기념식은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의 ‘시조 헌장’ 낭독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제8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시상식도 함께..

시인 문태준의 제주살이 3년

시인 문태준의 제주살이 3년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좋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01 00:03 시인 문태준. 재작년 아내의 고향 제주도에 내려와 정착했다. 얼마 전 펴낸 시집과 산문집 에 불편하지만 행복한 제주살이를 내비쳤다. 시가 무엇인지, 시인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답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시들이 그토록 다채로운 이유다. 시는 왜 쓰는지로 질문을 좁히면 보다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적어도 서정시인 문태준(52)에게 있어 시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보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우리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은 왜 늘 가난한지,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인지, 시인이 직접 경험한 삶의 비탄에서 태어나, 매일매일 커다란 빚더미에 눌린 채 밥과 돈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

“인간은 잔혹하면서 따뜻… 작가라면 둘 다 써야한다”

“인간은 잔혹하면서 따뜻… 작가라면 둘 다 써야한다” 작년 노벨문학상 압둘라자크 구르나 화상 인터뷰 탄자니아 출신 영국 망명 작가, 대표작 3권 국내 첫 동시 출간 “인간은 괴물의 모습 갖고 있어… 작은 도발도 못 참고 폭력 행사 전쟁 등 삶의 위협 받은 이들을 환대할 의무도 인류에게 있어” 김미리 기자 입력 2022.05.18 22:24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한국 사회의 외국인 혐오와 배타성을 꼬집으며 “풍요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사회는 그렇지 못한 사회를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인류는 전쟁, 폭력, 궁핍 등으로 삶이 위협받은 이들을 환영하고 환대할 의무가 있다.”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4·영국 켄트대 명예교수)가 단호한 표정으로 인간의 배타성을 일갈했다. 영국 캔터베..

고독한 바다의 심장을 노래하다 이생진 시인

한국의 대표시인을 찾아서 1 시에 살다, 섬에 살다 고독한 바다의 심장을 노래하다 이생진 시인 대담 김남권 시인 (본지 주간) 정리 서지숙 시인 “또 태어나면 시를 쓰자, 운명이야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손을 내밀든 시 때문에 나는 가난하지 않았으니까, 시는 정말 고마웠다. 그 모두들 날 외면할 적에도 시만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이생진 시인은 올해로 92세를 맞이하고 있다. 첫 시집을 1955년 출간하고 문단에 첫 발을 내디뎠으니까 문단생활 만해도 올해로 65년째가 된다. 그는 그동안 38권의 시집을 출간하고, 시선집 3권, 시화집 4권, 산문집 2권을 펴냈다. 1978년에 발표한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바다와 섬과 사랑을 노래한 시로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 시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중앙 시조 백일장] 1월 수상작

[중앙 시조 백일장] 1월 수상작 중앙일보 입력 2022.01.27 00:03 업데이트 2022.01.27 10:58 〈장원〉 햇볕 계단 -김보선 짧은 치마에 담긴 햇살 어디로 간 건지 수많은 신발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창문은 빛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무릎 걸친 바깥은 안쪽의 배후를 알까 숨어 있는 반 지하 붉은 눈을 밝혀도 당신 꿈 도착하기 전 골목이 고단하다 평생 오르고 싶은 마음 속 햇볕 계단 눅눅한 반점을 군데군데 남겨놓고 한 번도 환해본일 없이 눈빛만 번식한다 ◆김보선 김보선 국립 한경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탈후반기 동인. 〈차상〉 풍선論 -이종현 태생은 말이야 얇게 저민 탄성彈性고무 입을 모아 날숨으로 한가득 넣는 거야 입구가 새지 않도록 묶는 것도 필수지 장소는 상관없이 혀의 경력이..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럭키슈퍼/고선경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럭키슈퍼/고선경 -럭키슈퍼/고선경- 농담은 껍질째 먹는 과일입니다 전봇대 아래 버려진 홍시를 까마귀가 쪼아 먹네요 나는 럭키슈퍼 평상에 앉아 풍선껌 씹으면서 나뭇가지에 맺힌 열매를 세어 보는데요 원래 낙과가 맛있습니다 사과 한 알에도 세계가 있겠지요 풍선껌을 세계만큼 크게 불어 봅니다 그러다 터지면 서둘러 입속에 훔쳐 넣습니다 세계의 단물이 거의 다 빠졌어요 슈퍼 사장님 딸은 중학교 동창이고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닙니다 대기업 맛은 저도 좀 아는데요 우리 집도 그 회사가 만든 감미료를 씁니다 대기업은 농담 맛을 좀 압니까? 농담은 슈퍼에서도 팔지 않습니다 여름이 다시 오면 자두를 먹고 자두 씨를 심을 거예요 나는 껍질째 삼키는 게 좋거든요 그래도 다 소화되..

우리는 왜 써야 할까?

우리는 왜 써야 할까? 황정산 현대사회는 “왜?”라는 질문을 잊게 만든다.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고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 말고 누군가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미 만들어 놓고 있다. 우리는 ‘왜’라는 질문 없이 태어나고 공부하고 또 사회에 입문한다. 왜 사는지 모를 물건을 사고 왜 만나야 하는지 모를 사람을 만나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 채 돈을 벌고 재산을 모은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나의 욕망이 진정한 나의 욕망이 아니라 누군가의 욕망을 모방해서 욕망하기 때문이다. 나의 욕망은 누군가의 욕망의 대리물이거나 모사일 뿐이다. 이 가짜 욕망이 상품을 만들고 상품을 소비하고 스스로 자신을 상품이 되게 한다. 이러한 시대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이 “왜?”라는 ..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엄경희 (문학평론가, 숭실대학교 교수) 말의 첫 번째 기능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우리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애쓰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뜻과 입장을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시인은 가급적 비논리적으로, 애매하게 말한다.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애매한 말은 일반적으로 곤혹스러움을 낳는다. 우리가 명쾌함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말하기 방식에는 이도가 내재해 있다. 시인이 애매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단적으로 말해 인생사가 복합적이고 애매하기 때문이다. 내가 시의 애매성에 대해 이처럼 설명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웃는다. 그 답이 너무 당연하고 싱겁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서정시로 변혁기 역사의 무게 견뎌낸 시인, 파스테르나크”

“서정시로 변혁기 역사의 무게 견뎌낸 시인, 파스테르나크” [석영중 길 위에서 만난 문학]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동아일보입력 2021-12-03 03:00수정 2021-12-03 03:04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1948년 2월 23일 모스크바 종합과학기술박물관 강당에서 “서구의 전쟁광”을 타도하고 소련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시 낭송회가 열렸다. 행사에 동원된 스무 명의 시인 중 한 사람을 제외한 전원이 객석을 향해 놓인 무대 위 의자에 앉아서 사회자의 호명을 기다렸다. 객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첫 번째 순서인 알렉세이 수르코프가 정권 홍보용 자작시를 낭송하는 도중에 갑자기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자신의 인기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서정주의 ‘눈섭’ 윤동주의 ‘바람’…시련 견뎌내는 소망 담아

서정주의 ‘눈섭’ 윤동주의 ‘바람’…시련 견뎌내는 소망 담아 중앙선데이 입력 2020.11.14 00:21 시로 읽는 세상 시로 읽는 세상 언어영역 문학 문제의 풀이를 두고 어느 국어 교사와 대화를 나눈 뒤에 궁금증이 생겨, 문학 교과서들을 이곳저곳 들추어 보았다. 그러다가 오래 읽어 온 두 작품의 설명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들을 만났다. 시를 지은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 시들을 이분들의 작품세계와 관련지어 더 숙고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섭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 ‘동천’ #교과서들은 ‘동천’의 ‘님’을 오랜 그리..

청량산 아홉구비 절경 노래한 ‘청량구곡가’ 최초 공개

[더오래] 청량산 아홉구비 절경 노래한 ‘청량구곡가’ 최초 공개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11:00 송의호 [더,오래] 송의호의 온고지신 우리문화(113) 조선시대 선비들은 산이나 계곡 등 자연을 찾아 심신을 수양하는 시간을 마련하곤 했다. 아홉 굽이 절경을 차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른바 구곡(九曲) 문화다. 우리나라는 전국 160여 곳에 구곡이 설정되어 있다. 구곡마다 그곳을 즐긴 선비의 시가 있다. 현재까지 구곡을 노래한 시는 1000수가 넘는다. 경북 봉화군에는 청량산이 있다. 청량산은 규모는 작지만 풍광이 뛰어나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어진다. 청량산과 관련 있는 첫 번째 인물은 퇴계 이황 선생이다. 퇴계는 14세에 청량산을 처음 찾은 이후 틈만 나면 들렀고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청량산에서..

이현석의 '소설의 곁'

이현석의 '소설의 곁' 진짜 강자엔 항거 못하고, 힘없는 이방인에 혐오의 칼날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30 00:21 업데이트 2021.11.04 10:11 이현석의 ‘소설의 곁’ 소설은 세상 곁에서 탄생한다. 시대와 더불어 숨 쉬고, 사회와 조응하며, 역사를 반영하면서 소설은 쓰인다. 때문에 소설을 세상 곁으로 되가져오면 지금 이곳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소설가 이현석의 새 연재 ‘소설의 곁’을 시작하는 이유다. 매달 한 편의 소설과 함께 그 곁에서 우리 사회를 돌아본다. 구글 번역기가 없을 때는 어떻게 진료했을까,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일하는 공업도시에는 이주 노동자가 많다. 국적도 다양하고 공장마다 민족지적 특성도 다르다. 이 공장에는 중국 동포들이, 저 공장에는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