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2/06 10

우리의 민주주의는 노인들을 얼마나 존중해왔나

[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우리의 민주주의는 노인들을 얼마나 존중해왔나젠더 갈등·반중 정서·민주당 반감 등 청년보수 대거 거리로탄핵반대 집회 현장 나가보니 노인과 청년들 서로 함박웃음새삼 각성… 거리의 노인들은 '의식 뒤떨어진 사람들' 아니다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입력 2025.02.05. 23:58   일러스트=이철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많은 이가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탄핵안이 가결되고 난 뒤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계속 상승해 오히려 최고점을 향해 달려갔다. 거리에서도 무언가 다른 에너지가 나타나고 있었다. 탄핵 반대 집회는 모일 때마다 무서운 기세로 불어나고 있었다. 이들은 서부지법에서는..

태종과 원경왕후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 한국사] '킹메이커'에서 '정적'으로… 부부도 피하지 못한 권력 다툼태종과 원경왕후유석재 기자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요즘 ‘원경’이라는 TV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어요. 조선왕조 3대 왕 태종(1367~1422·재위 1400~1418)과 그의 왕비 원경왕후(1365~1420)가 주인공인 사극이에요. 고려 말 권문세족의 딸로 태어난 원경왕후가 남편을 직접 고르고 임금이 되게 한 데다 직접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여걸’로 묘사됩니다. 원경왕후의 ‘원경’은 죽은 뒤 생겨난 호칭이며 생전에 쓰던 이름은 아닙니다. 태종과 원경왕후 부부의 역사 속 실제 모습은 어땠을까요?그래픽=이진영싸움터에 나가 남편과 함께 죽겠다“저 말이 왜 돌아온 것이냐? 우리가 싸움에 진 것이냐! 내 직접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입력 2025-01-01 00:03수정 2025-01-01 00:0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신춘문예 시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heystar 2025. 1. 2. 13:59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디스토피아 백아온  플라스틱 인간을 사랑했다. 손등을 두드리면 가벼운 소리가 나는. 그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말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자기가 피우는 카멜 담배의 낙타가 원래는 이런 모양이 아니었다거나 레몬청을 시지 않게 만드는 법 같은 것들을 말해줬다. 나는 그의 말들을 호리병에 넣어두었다. 언젠가 그것들로 유리 공예를 하고 싶었다. ​매일매일 그를 만나 그의 이야기들 들었다. 그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의 이야기가 끝나 갈 무렵에는 항상 쇼 원도 불이 꺼지고, 조명 상가들도 문을 닫았다. 집에 돌아가면 투명한 호리병을 한잠 바라보다 잠이 들곤 했다...

너덜너덜, 수피가 지저분한 나무 워스트5

너덜너덜, 수피가 지저분한 나무 워스트5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5.02.04. 00:05    나무에 잎이 없는 겨울이면 수피(나무껍질)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성이 있다고 해야할까, 지저분하다고 해야할까. 수피가 독특하게 벗겨지는데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은 나무들이 있다. 오늘은 수피가 너덜너덜 지저분한 나무들 이야기다.◇물박달나무 수피, 포스트잇 붙여놓은듯그중에서도 물박달나무는 단연 수피가 개성 있는 나무다. 회색 또는 회갈색 수피는 말 그대로 너덜너덜하다. 제법 큰 조각이 겹겹이 붙어 있다. 그래서 ‘할 일이 많아 포스트잇을 겹겹이 붙여 놓은 것 같다’는 표현도 보았다.                                                      ..

[21] 시의 나라에 어서 오세요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1] 시의 나라에 어서 오세요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0.16. 23:50업데이트 2024.10.17. 02:56 그가 한마디내가 한마디 가을깊어 가누나かれいちごわれいちごあきふか彼一語我一語秋深みかも예를 들면, 호젓한 가을 산 정자 같은 곳에서.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가까운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가 한마디, 내가 한마디. 많은 말은 필요 없다. 속도가 빠를 이유도 없다. 그저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천천히, 천천히. 어디선가 한 줄기 가을바람이 불어와, 낙엽 향이 진하게 밴 흙냄새가 어깨를 타고 올라오면, 이윽고 그와 나는 그윽이 깊어 가는 가을, 그 속에서 하나의 풍경이 된다. 다람쥐와 도토리와 노랗게 익은 모과와 함께. 사람 ..

[214] 음주육폐(飮酒六弊)

[정민의 세설신어] [214] 음주육폐(飮酒六弊)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6.12. 03:03   명나라 때 사조제(謝肇淛)가 '문해피사(文海披沙)'에서 지나친 음주가 가져오는 여섯 가지 폐단을 말했다.첫째, 치신(治身), 즉 몸가짐상의 '패덕상의(敗德喪儀)'다. 평소에 쌓아온 덕을 무너뜨리고, 점잖던 거동을 잃게 만든다. 술 취한 개라더니 체면이 영 말씀이 아니다. 둘째는 대인(待人)상의 '기쟁생흔(起爭生釁)'이다. 없어도 될 다툼을 일으키고, 공연한 사단을 부르는 것이 다 술기운을 못 이긴 탓이다. 셋째, 위학(爲學)상의 '폐시실사(廢時失事)'다. 공부에 힘 쏟아야 할 젊은이들이 때를 놓치고 할 일을 잃게 만드는 원흉이 술이다. 넷째, 치가(治家)에 있어 '초도생간(招盜生姦)'이다. ..

나무는 인생의 성소 聖所

나무는 인생의 성소 聖所나호열(시인)   과학의 시대에도 특정한 동식물을 신성시하는 토테미즘과 자연물에 혼령을 부여하는 애니미즘의 영향력은 여전히 우리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나무입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숭배와 경외의 대상으로 지친 삶의 위안을 줍니다. 풍상에 구부러지고 휘어지면서 직립을 향해가는 꼿꼿함, 다른 수종樹種과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가지와 잎과 뿌리로 치루어내면서도 오직 나이테에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침묵의 자세가 백년을 못 살면서 허우적거리는 우리에게 화두처럼 버티어 서 있는 것입니다.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마을의 당산나무로부터 도시의 가로수, 구중궁궐의 위엄을 상징하는 나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울릉도 ..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통영 사량도

칼바위 딛고 마주한 ‘360도 바다’… 전국 섬 산 중 단연코 원톱이로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2-06 08:50업데이트 2025-02-06 10:08바다만 좋아도 명산이고, 암봉만 좋아도 명산인데, 사량도 지리산은 둘 모두를 다 가졌다. 사량도 지리산 경관의 정점은 단연 옥녀봉이다. 옥녀봉 주변에는 바위 봉우리를 건너가는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마치 섬 사이로 비상하는 느낌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통영 사량도뱀같은 해협에 갈라진 두 개 섬윗섬엔 해발 400m ‘지리산’매년 국내 名山 순위권에 들어8㎞ 동서 종주 코스가 ‘정석’5시간 걸을 체력 모자라다면택시로 성자암까지 오를 수도아랫섬엔 7개 봉우리‘칠현산’도로변 해맞이 공원도 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