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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힘 몸은 낡은 집이 되어 가는데 바늘귀만한 틈만 있으면 뿌리내리는 풀처럼 푸르게 돋아오르는 것이 있다 누르고 밟아도 새 한 마리 날아와 우짖지 않고 고요만이 머무는 빈 집에 귀는 더 커져가고 눈은 더 맑아지는 법이다 들리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혼자일수록 커지는 용서의 힘면벽 面壁 아무도 묻지 않고 나도 묻지 않았다 한 때는 뾰족한 아픔이 새 순으로 돋아오를 때라고 믿기도 하였으나 먼 길을 걸어온 늙은 말등에 얹힌 짐이 한 줌도 안되는 세월의 무게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눈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세찬 빗줄기 꽂히는 아스팔트를 쪼아대는 비둘기의 투쟁과 몇 알 좁쌀을 입에 물고 무소유의 집으로 돌아가는 콩새가 전해주는 무언의 감사와 꽃도 아니라고 코웃음치던 들판에 십자가처럼 피어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