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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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춘문예]문화일보 시

광명기업 - 김용희[2025 신춘문예] 문화일보입력 2025-01-02 09:26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2025 신춘문예 - 시외국인 친구를 사귀려면 여기로 와요 압둘, 쿤, 표씨투 친해지면 각자의 신에게 기도해줄 거예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글로벌 회사랍니다 요즘은 각자도생이라지만 도는 멀고 생은 가까운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해요 매운맛 짠맛 단맛 모두 준비되어 있어요 성실한 태양 아래 정직한 땀을 흘려봐요 투자에 실패해 실성한 사람 하나쯤 알고 있지 않나요? 압둘, 땀 흘리고 먹는 점심은 맛있지? 압둘이 얘기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입맛이 없어요 농담도 잘하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봐요 쿤과 표씨투가 싱긋 웃습니다서서히표정을 잃게 되어도 주머니가빵 빵 해질 거예요 배부를 거예요소속이란 등..

한강이 남긴 것들

한강이 남긴 것들나호열 (시인)   2024년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대한민국의 소설가 한강을 선정했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로 최초, 거기다가 50대 초반의 젊은 작가가 영예를 안았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환호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연간 6만 2천 여종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연간 독서량은 7권에 불과하며, 만 부가 팔리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했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지 않은가!   이에 부응하여 그동안 발간되었던 한강의 소설집들을 다시 읽어보겠다고 서점으로 달려가는 통에 순식간에 100만부를 돌파했다는 뉴스가 잇달아 들려왔다. 나도 서가 모퉁이에서 그 책을 찾아냈지만『채식주의자』(2007..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20년… '죽음 공부' 쓴 의사 박광우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입니다"[아무튼, 주말][박돈규 기자의 2사 만루]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20년… '죽음 공부' 쓴 의사 박광우박돈규 기자 입력 2024.12.28. 00:30업데이트 2024.12.30. 16:58    가천대 길병원 박광우 교수는 신경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더블보드 의사다. 20여 년 동안 말기 암과 파킨슨병을 주로 치료하며 환자들 생의 마지막을 돌봤다. 수술복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절대 안 죽을 듯이 사는 사람이 많다”며 “죽음을 똑바로 볼수록 삶이 더 선명해진다”고 말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들 한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거북하고 불편하다. 그런데 말기 암과 파킨슨병을 주로 치료해 온 이 의사는 ..

[207] 불위선악(不爲善惡)

[정민의 세설신어] [207] 불위선악(不爲善惡)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4.23. 23:12업데이트 2013.04.24. 04:36  을사사화 때 임형수(林亨秀·1504~ 1547)가 나주에서 사약을 받았다. 열 살이 못 된 아들에게 말했다. "글을 배우지 말거라." 아들이 울며 나가니, 다시 불러 말했다. "글을 안 배우면 무식하게 되어 남의 업신여김을 받을 테니, 글은 배우되 과거는 보지 말라." '연려실기술'에 나온다.후한 때 범방(范滂·137~169)은 만인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인물이었다. 영제(靈帝) 때 자청해서 형을 받으러 나가면서 아들에게 말했다. "네게 악을 행하라 권하고 싶구나. 하지만 악은 할 수가 없는 법. 그래서 네게 선을 권하려 한다만, 나는 악이나 행하지 않으..

구석기舊石器의 사내

구석기舊石器의 사내  하루 동안 이 만년을 다녀왔다선사先史로 넘어가는 차령車嶺에서 잠시 주춤거렸지만돌로 도끼를 만드는 둔탁한 깨짐의 소리가오수를 깨우는 강변에서말이 통하지 않는 한 사내를 만났다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강을 따라목책으로 둘러싸인 움집 속몇 겁의 옷을 걸쳐 입은 그의 손엔날카로운 청동 칼이 번득이고여전히 말이 통하지 않은 채삼천년이 지나갔다내가 노을 앞에서 도시의 불빛을 되내일 때그 사내는 고인돌 속으로 들어가뼈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 갔다천 오백년 전 망한 나라의 나들목을 지나하루의 풍진을 씻어내는 거울 앞에수척해진 채 돌도끼를 만들 줄 모르는구석기의 사내가우두커니 서 있었다

국민

세치 혀로 천냥 빚은 갚을 수 있어도 거짓은 덮을 수는 없다. 국민 (시/ 정병근).그는 한 사람으로 지나가고 여러 사람으로 흩어진다나는 그에게 인사를 건네고그들의 한 사람으로 지나가기도 한다.한 사람의 그는 겸손하고 선량하다흉흉한 뉴스를 보면 - 세상이 무서워요선행을 한 후엔 - 누구라도 그랬을 거예요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터뷰에 응한다.여러 사람의 그는 모범적이지 않다그는 곧잘 피해자와 가해자로 합의된다- 잘 걸렸다소박하고 수줍던 그가 법 없이 살던 그가법을 들먹이며 도사린 마음을 드러낸다.살짝 부딪혔을 뿐인데 목뒤를 잡고 드러눕거나멀쩡한 치아를 흔들어 사태를 악화시킨다밤이 되면 담 밑에 쓰레기를 버리고훌쩍 담을 넘는 허깨비가 된다.아무도 보지 않을 때 그는 힐끔거린다.여러 사람의 그가 모인 자리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4.12.31

‘인생 해돋이’ 여기서 봤다, 2025년 꼭 걸어야 할 10곳

쉴 땐 뭐하지 호모 트레커스‘인생 해돋이’ 여기서 봤다, 2025년 꼭 걸어야 할 10곳카드 발행 일시2024.12.31에디터 김영주호모 트레커스는 올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길을 걸었습니다. 약 30여 군데의 둘레길과 트레일을 다녔습니다. 지난 1~2월 47일 동안 강원 고성군 진부령(해발 520m)에서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700㎞를 종주했으며, 지난 9~10월엔 다시 지리산에서 태백산(1567m)까지 백두대간 길을 한 번 더 걸었습니다. 한여름엔 울릉도 라운드 트레일(총 65㎞)을 걸었고, 산림청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동서트레일(총 849㎞) 중 경북 울진과 충남 태안·서산 구간을 모두 답사했습니다. 또 해남의 달마고도를 연결한 ‘땅끝 길’, 인제 아침가리 트레일 등 기존 걷기길에 더해 새..

인생은 대하소설

[일사일언] 인생은 대하소설나연만·소설가입력 2024.12.31. 00:32   장편소설을 쓰기 전에 소설가들은 시놉시스를 먼저 쓴다. 작가마다 시놉시스를 쓰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소설의 계획서 같은 것이다. 시놉시스에서 소설의 장르와 주요 줄거리, 주인공이 정해진다. 시놉시스 없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그런데, 단 한 번도 시놉시스대로 소설을 써나간 적이 없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써지는 듯하다. 하지만 절반도 가기 전에 주인공이 파업을 하고 빌런이 개과천선하는 등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린다. 내가 쓰는 이야기인데도 그렇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나아간다. 빌런에게 사악한 생각을 주입하고 주인공을 움직일 동기를 안겨줘서 개연성을 확보한다. 줄거리는 바뀔지언정 한번 시..

카테고리 없음 2024.12.31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2-26 09:11업데이트 2024-12-26 09:15부탄을 대표하는 명소인 불교사원 탁상 곰바. 부탄 국민의 행복한 삶의 바탕에는 티베트 불교가 있다. 욕망을 절제하고 자연 앞에 겸손하며 나보다 주변을 먼저 챙기는 부탄의 전통은 모두 종교적 가르침에서 온 것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올해의 여행 BEST 5글·사진=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한 해 동안 Culture&Life가 줄곧 관심을 기울였던 건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여행에 관한 한 ‘발견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명소는 샅샅이 수색됐으며, 속속들이 꺼내어졌다. 여행 정보의 유통도 빨라져서 ‘몰라서 못 가는’ 곳이란..

문화평론 2024.12.27

어슬렁, 거기- 거진에서

어슬렁, 거기  - 거진에서  빨간 심장을 닮은 우체통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팔딱거리고그 옆 딸깍 목젖을 젖히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는 공중전화는 수평선에 가 닿는다신호등은 있으나마나건너가고 싶으면 건너고 멈추고 싶으면 그만인언제나 토요일 오후 그 시간에 느리게 서 있는십 분만 걸어 나가도 한 세상의 끝이 보이는 곳 어슬렁, 거기 집에서 무덤까지 그 사이

[237] 행복한 하루 보내기

[양해원의 말글 탐험] [237] 행복한 하루 보내기양해원 글지기 대표입력 2024.12.19. 23:54  사회복지 단체에서 휴대전화 쪽지를 또 보냈다. 알량한 기부금이 머쓱해 건성으로 읽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하루. 생일을 맞이한 회원님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형용사에는 청유형이나 명령형이 어울리지 않으니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면 더 좋으련만.그러고 보니 병원 몇 곳에서도 축하 문자가 와 있다. ‘○○ 의원 모든 가족이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연달아 쓴 ‘축하’를 포함해 두 군데 것이 완전히 똑같다. 그도 그러려니…. 좀 성의 보인 다른 곳 쪽지가 못내 아쉽다. ‘뜻깊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루가 ‘되시다’니. 당사자와 관계없는 사물에 존대를 나..

[19] 달 한 모금 마시고 소원을 빌고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19] 달 한 모금 마시고 소원을 빌고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9.11. 23:50업데이트 2024.09.12. 00:18  달맞이하다다다미에 쏟았네꽃병 속의 물つきみ たたみ はな みずお月見や畳にこぼす花の水달이 차오르니 바야흐로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어린 날에는 추석날 밤 할머니 손을 잡고 신기하도록 크고 선명하여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보름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면 할머니는 “자, 어서 소원을 빌어야지. 한가위 달님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신다”라고 하시면서 달이 구름 뒤로 사라질세라 당신도 소원을 비셨다.“달님, 올해도 우리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할머니는 진지했다.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 ..

상대만 노려보는 여야의 눈, ‘화엄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마음 챙기기 백성호의 궁궁통통2상대만 노려보는 여야의 눈, ‘화엄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카드 발행 일시2024.12.27에디터백성호백성호의 궁궁통통2세상에 문제 없는 인생이  과연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모두의 삶에는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저는 그 문제로 인해우리가 자유롭고, 지혜로워진다고생각합니다.왜냐고요?문제를 품고서 골똘히궁리하고,궁리하고,또궁리하는 과정을 통해솔루션을 얻기 때문입니다.그게 결국삶에 대한 깨달음입니다.궁리하고 궁리하면통하고 통합니다.  ‘백성호의 궁궁통통2’에서는그런 이야기를 담습니다.#궁궁통1지난주 서울에서 만난법륜 스님은이렇게 말했습니다.16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만난 법륜 스님은 "비상게엄 사태는 불행 중 다행"이라며 "대한민국의 취약성과 민주주의가 단단하다는..

붓다를 만나다 2024.12.27

'프레지던트'는 어쩌다 일본어 '大統領'이 됐나

[정우상 칼럼] '프레지던트'는 어쩌다 일본어 '大統領'이 됐나美 건국때 권위주의 배격의장,사회자 뜻 프레지던트흑선에 놀란 일본위대한 '사무라이 두목'美에 극존칭 大統領 조어대통령, 용어에 짓눌려민주리더 아닌 군주선출해5년마다 처형과 추방대통령 대신 국가의장 어떤가정우상 논설위원입력 2024.12.25. 00:15    영국이나 일본처럼 왕과 정치 지도자가 분리된 입헌군주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왕조의 말로는 비참했다. 프랑스 루이 16세와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 처형됐다. 러시아혁명 이후 우랄산맥 근처로 쫓겨났던 니콜라이 2세는 볼셰비키에 의해 지하실에서 일가가 몰살당했다. 중국 마지막 황제 선통제(푸이)는 자금성에서 추방당하고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 국민이 왕조를 무너트린 국가들은 왕..

카테고리 없음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