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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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놀다 (2022.12)

어슬렁, 거기- 거진에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12. 27. 13:21

어슬렁, 거기

 

- 거진에서

 

 

빨간 심장을 닮은 우체통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팔딱거리고

그 옆 딸깍 목젖을 젖히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는 공중전화는 수평선에 가 닿는다

신호등은 있으나마나

건너가고 싶으면 건너고 멈추고 싶으면 그만인

언제나 토요일 오후 그 시간에 느리게 서 있는

십 분만 걸어 나가도 한 세상의 끝이 보이는 곳

 

어슬렁, 거기

 

집에서 무덤까지 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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