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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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대하소설

[일사일언] 인생은 대하소설나연만·소설가입력 2024.12.31. 00:32   장편소설을 쓰기 전에 소설가들은 시놉시스를 먼저 쓴다. 작가마다 시놉시스를 쓰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소설의 계획서 같은 것이다. 시놉시스에서 소설의 장르와 주요 줄거리, 주인공이 정해진다. 시놉시스 없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그런데, 단 한 번도 시놉시스대로 소설을 써나간 적이 없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써지는 듯하다. 하지만 절반도 가기 전에 주인공이 파업을 하고 빌런이 개과천선하는 등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린다. 내가 쓰는 이야기인데도 그렇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나아간다. 빌런에게 사악한 생각을 주입하고 주인공을 움직일 동기를 안겨줘서 개연성을 확보한다. 줄거리는 바뀔지언정 한번 시..

카테고리 없음 2024.12.31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

‘어디로’ 아닌 ‘어떻게’… 평범한 삶 속 숨은 재미를 찾다[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12-26 09:11업데이트 2024-12-26 09:15부탄을 대표하는 명소인 불교사원 탁상 곰바. 부탄 국민의 행복한 삶의 바탕에는 티베트 불교가 있다. 욕망을 절제하고 자연 앞에 겸손하며 나보다 주변을 먼저 챙기는 부탄의 전통은 모두 종교적 가르침에서 온 것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올해의 여행 BEST 5글·사진=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한 해 동안 Culture&Life가 줄곧 관심을 기울였던 건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여행에 관한 한 ‘발견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명소는 샅샅이 수색됐으며, 속속들이 꺼내어졌다. 여행 정보의 유통도 빨라져서 ‘몰라서 못 가는’ 곳이란..

문화평론 2024.12.27

어슬렁, 거기- 거진에서

어슬렁, 거기  - 거진에서  빨간 심장을 닮은 우체통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팔딱거리고그 옆 딸깍 목젖을 젖히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는 공중전화는 수평선에 가 닿는다신호등은 있으나마나건너가고 싶으면 건너고 멈추고 싶으면 그만인언제나 토요일 오후 그 시간에 느리게 서 있는십 분만 걸어 나가도 한 세상의 끝이 보이는 곳 어슬렁, 거기 집에서 무덤까지 그 사이

[237] 행복한 하루 보내기

[양해원의 말글 탐험] [237] 행복한 하루 보내기양해원 글지기 대표입력 2024.12.19. 23:54  사회복지 단체에서 휴대전화 쪽지를 또 보냈다. 알량한 기부금이 머쓱해 건성으로 읽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하루. 생일을 맞이한 회원님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형용사에는 청유형이나 명령형이 어울리지 않으니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면 더 좋으련만.그러고 보니 병원 몇 곳에서도 축하 문자가 와 있다. ‘○○ 의원 모든 가족이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연달아 쓴 ‘축하’를 포함해 두 군데 것이 완전히 똑같다. 그도 그러려니…. 좀 성의 보인 다른 곳 쪽지가 못내 아쉽다. ‘뜻깊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루가 ‘되시다’니. 당사자와 관계없는 사물에 존대를 나..

[19] 달 한 모금 마시고 소원을 빌고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19] 달 한 모금 마시고 소원을 빌고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09.11. 23:50업데이트 2024.09.12. 00:18  달맞이하다다다미에 쏟았네꽃병 속의 물つきみ たたみ はな みずお月見や畳にこぼす花の水달이 차오르니 바야흐로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어린 날에는 추석날 밤 할머니 손을 잡고 신기하도록 크고 선명하여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보름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면 할머니는 “자, 어서 소원을 빌어야지. 한가위 달님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신다”라고 하시면서 달이 구름 뒤로 사라질세라 당신도 소원을 비셨다.“달님, 올해도 우리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할머니는 진지했다.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 ..

상대만 노려보는 여야의 눈, ‘화엄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마음 챙기기 백성호의 궁궁통통2상대만 노려보는 여야의 눈, ‘화엄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카드 발행 일시2024.12.27에디터백성호백성호의 궁궁통통2세상에 문제 없는 인생이  과연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모두의 삶에는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저는 그 문제로 인해우리가 자유롭고, 지혜로워진다고생각합니다.왜냐고요?문제를 품고서 골똘히궁리하고,궁리하고,또궁리하는 과정을 통해솔루션을 얻기 때문입니다.그게 결국삶에 대한 깨달음입니다.궁리하고 궁리하면통하고 통합니다.  ‘백성호의 궁궁통통2’에서는그런 이야기를 담습니다.#궁궁통1지난주 서울에서 만난법륜 스님은이렇게 말했습니다.16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만난 법륜 스님은 "비상게엄 사태는 불행 중 다행"이라며 "대한민국의 취약성과 민주주의가 단단하다는..

붓다를 만나다 2024.12.27

'프레지던트'는 어쩌다 일본어 '大統領'이 됐나

[정우상 칼럼] '프레지던트'는 어쩌다 일본어 '大統領'이 됐나美 건국때 권위주의 배격의장,사회자 뜻 프레지던트흑선에 놀란 일본위대한 '사무라이 두목'美에 극존칭 大統領 조어대통령, 용어에 짓눌려민주리더 아닌 군주선출해5년마다 처형과 추방대통령 대신 국가의장 어떤가정우상 논설위원입력 2024.12.25. 00:15    영국이나 일본처럼 왕과 정치 지도자가 분리된 입헌군주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왕조의 말로는 비참했다. 프랑스 루이 16세와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 처형됐다. 러시아혁명 이후 우랄산맥 근처로 쫓겨났던 니콜라이 2세는 볼셰비키에 의해 지하실에서 일가가 몰살당했다. 중국 마지막 황제 선통제(푸이)는 자금성에서 추방당하고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 국민이 왕조를 무너트린 국가들은 왕..

카테고리 없음 2024.12.27

축시 (혼인) 같이 걸어갑니다

같이 걸어갑니다    - 김태민· 엄한솔님의 화혼에 부쳐    나호열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끝이 보이지 않는 먼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일입니다 그 먼 길은한 사람이 또 한 사람에게로 가는 길이며함께 지나가야 할 운명이기도 합니다 사막을 만나고높은 산을 넘어가며늪과 안개로 가득한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힘은사랑입니다아무리 나눠주어도 모자라지 않는 사랑은믿음입니다 기꺼이 내어주고 채워주며 기뻐하는 마음이사랑이며 믿음입니다 사랑과 믿음이 사는 집은 서로가 등대가 되고 나침판이 되는 곳당신들의 꿈속에 있습니다 한 해의 시작과 함께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 곧 혼례를 앞둔 신랑 신부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이 된다.

[206] 시아비아(是我非我)

[정민의 세설신어] [206] 시아비아(是我非我)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4.16. 23:27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이만영(李晩榮·1604~1672)이 사신으로 갔다가 중국 화가 호병(胡炳)이 그린 초상화를 갖고 왔다. 똑 닮은 모습에 사람들이 감탄했고, 자신도 흡족했다. 18년 뒤 예전 초상화를 꺼내 거울 속 모습과 견줘 보니 조금도 같은 구석이 없었다. 거울 속의 나도 분명히 나이고, 그림 속 나도 틀림없는 나인데, 두 나는 전혀 달랐다. 그는 느낌이 있어 초상화 속 나를 위해 '화상찬병서(畵像贊幷序)'를 썼다."그대가 지금의 나란 말인가? 내가 그래도..

[62] 당신의 모호한 눈동자에 건배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62] 당신의 모호한 눈동자에 건배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입력 2023.06.02. 03:00   숨길 수 없는 게 사랑이라고들 한다. 사랑의 눈빛과 말씨, 표정과 행동은 특별하다. 연인들이 발산하는 정보는 낯선 이를 대할 때의 경계하는 눈빛이나 경쟁하는 동료에게 업무를 공유하는 말소리와 확연히 구분된다. 그런데 이런 걸 잘 판별해 내려면 경험치가 필요하다. 모르는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 환경과 경쟁적인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연인과의 특별한 교감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차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감정도 학습되기 때문이다.                                             안옥현, 이 뉘앙스에서 저 뉘앙스 사이를 ..

정해진 기찻길 왜 끌려가나…29살 싯다르타의 ‘탈선’

정해진 기찻길 왜 끌려가나…29살 싯다르타의 ‘탈선’카드 발행 일시2024.09.11에디터백성호(31) 인생이라는 기차의 종착점#풍경129살의 청년싯다르타는왜 출가했을까요.인간이라면누구나 겪게 되는생로병사에절망했기 때문입니다.젊은 시절의 싯다르타는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에 절망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인도 델리 박물관에 있는 싯다르타의 조각상. 백성호 기자누구나 겪는생로병사인데,싯다르타는왜거기에 절망했을까요.자신이 달려가는철로의 끝을미리보았기 때문입니다.어찌 보면인간의 삶은기차와 같습니다.정해진 시간에정해진 역을 통과해야 하고,정해진 철로를 따라서앞만 보고달려야 합니다.그러다 보면어느새철로의 끝에서게 됩니다.그때는누구라도이렇게 말하겠지요.  “인생이란   참으로 순간이..

붓다를 만나다 2024.12.24

올해 꽃 질문 2·3위는 큰금계국·산딸나무, 1위는?

올해 꽃 질문 2·3위는 큰금계국·산딸나무, 1위는? [김민철의 꽃이야기]김민철 기자입력 2024.12.24. 00:05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이름을 알고 싶어 한 꽃은 무엇일까. 꽃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 올 한해 꽃 이름 질문이 가장 많았던 순서를 문의했다. 이 순위를 보면 국민들의 꽃 이름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개망초가 압도적 1위, 이상기온 때문?1위는 압도적으로 개망초였다. 2·3위 질문 건수가 2만건대 후반인데 개망초 질문 건수는 4만건대였다. 개망초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라 해마다 꽃 질문 순위 5위 이내에 들었지만 1위에 오른 것은 처음 보았다. 모야모 관계자는 “올해 이상기온으로 개망초가 늦게까지 핀 것이 영..

봉선사 종소리에 답함

봉선사 종소리에 답함  봄밤 아득하게 피어나 홀로 얼굴 붉히는 꽃처럼여름 한낮 울컥 울음 쏟아내고 가는 소나기처럼가을이 와서 가을이 깊어서제 몸을 스스로 벗는 나뭇잎처럼잊지 않으려고 되내이다 하얗게 삭아버린 이름한 겨울의 눈처럼 쿵과 두우웅 사이 나는 빈 찻잔에소리의 그림자를 담는다눈으로적막의 눈으로 소리를 마신다

노벨문학상 한강과 함께'올해의 작가' 된 고명환

"세상에 끌려다니지 않는 삶? 책 속에 답이 있어요"[아무튼, 주말]노벨문학상 한강과 함께'올해의 작가' 된 고명환김성윤 기자입력 2024.12.21. 00:40업데이트 2024.12.21. 06:27  개그맨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고명환은 “책은 인간이 스스로 질문하게 함으로써 인생의 답을 찾게 해준다”고 했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교보문고 출판 어워즈’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건 당연했다. 하지만 한강과 나란히 뽑힌 올해의 작가가 고명환(52)씨라니. 의아한 일이었다. 여전히 그를 개그맨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고명환은 에세이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로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출간되자마자 교보·예스24 등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