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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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문 닫는 33년 역사 '학전'…김민기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끝내 문 닫는 33년 역사 '학전'…김민기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4.02.22 19:05 업데이트 2024.02.22 19:23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어환희 기자 구독 1991년 설립돼 대학로를 대표하는 소극장으로 불렸던 학전이 오는 3월 15일을 폐관한다. 연합뉴스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다음 달 15일 33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결국 문을 닫는다. 22일 학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학전 블루 소극장이 2024년 3월 15일 문을 닫는다”며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음악인을 위한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김민기 학전 대표는 “모두 다 그저 감..

망우 지나 망상

망우 지나 망상 아주 먼 나라, 나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잔치에 늦가을의 나그네처럼 흘깃 지나고 있어요 왼발 아래는 늪이 오른발 밑에는 절벽이 꿈속에서 러시안룰렛의 총구처럼 돌고 있어요 마치 당신은 내 마음속 오리무중에 있는데 나는 사슬에 묶여 이리저리 흔들리는 형국이지요 갈대들은 한 문장으로 나부끼는 깃발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나는 아직도 먼 나라에 살면서 이곳으로 정든 편지를 써요 망우(忘憂) 다음 역은 망상 입니다 * 문학과 사람 2024 봄호

늙고 거친 가지에 성글게 틔운 ‘조선 홍매’… 봄이 벌써 도착했다

늙고 거친 가지에 성글게 틔운 ‘조선 홍매’… 봄이 벌써 도착했다[박경일기자의 여행] 문화일보 입력 2024-02-22 09:28 업데이트 2024-02-22 09:29 전남 진도의 ‘수진재’ 마당에 피어난 조선 홍매. 가지 끝이 얇고, 꽃이 작으며 붉은 기운이 옅다. 삽목이나 접붙이기를 하지 않고 매실 씨앗으로만 대를 이어 기른 매화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매화향 그윽한 진도 진도 ‘수진재’ 문인화가의 작업실 겸 매화정원 씨 심어 피운 ‘조선 홍매’ 가득 뒤틀린 가지, 꽃도 열매도 작아 진도 ‘운림산방’ 초의선사가 선물한 ‘일지매’ 볼품없이 말랐지만 꽃눈 탱글 소전 ‘철수생화’에 위로 받아 임자도 매화정원 수진재서 온 445그루 포함해 7000평에 홍·백매 2400그루 압도적 크기 ‘10억짜리’ ..

조롱 받는 새

할 말은 많은데 말문을 열 수 없는 날이 있다. 말하자니 변명이고 한 마디 더하면 거짓말장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날 오래 전 시가 나를 위로해 준다 조롱 받는 새 슬퍼도 울고 기뻐도 울고 노래해도 운다고 조롱 받는다 조롱 속에서 사람들이 조롱 밖의 새에게 한 웅큼의 모이와 물을 준다 너에게 자유가 있어야 할 텐데 《 낙타에 관한 질문 》(리토피아 2004)

석류나무가 있는 풍경

석류나무가 있는 풍경 심장을 닮은 석류가 그예 울음을 터뜨렸을 때 기적을 울리며 떠나가는 마지막 기차가 남긴 발자국을 생각한다 붉어서 슬픈 심장의 고동 소리가 남긴 폐역의 녹슬어가는 철로와 인적 끊긴 대합실 안으로 몸을 비틀어 꽃을 피운 칡넝쿨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고요가 저리할까 스스로 뛰어내려 흙에 눈물을 묻는 석류처럼 오늘 또 한 사람 가슴이 붉다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 바구지꽃의 정체는?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 바구지꽃의 정체는? [김민철의 꽃이야기] 김민철 기자 입력 2024.02.20. 00:00 김민철의 꽃이야기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4750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함께 시인의 절창 중 하나로 꼽힙니다. 흰 바람벽이 화자 의식의 스크린 구실을 하는 절묘한 착상으로 쓰여진 시입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시인데, 이 시 마지막 부분에 생소한 ‘바구지꽃’이 나옵니다. ◇바구지꽃, 시인이 높이 여긴 4가지 중 하나 시인이 가장 사랑하는 것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들 4가지 중 하나로 바구지꽃을 든 것입니다. 시인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에서 절망..

이십 리마다 한 그루… 우리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나무편지] 이십 리마다 한 그루… 우리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 1,219번째 《나무편지》 ★ 가만가만 상상해 봅니다. 그저 상상입니다. 길을 걷다가 눈에 익숙한 한 그루의 나무를 만나는 경우 말입니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숨바꼭질하며 놀던 큰 나무를 만난다고 하죠. 다른 건 둘째 치고 우선 나무를 보고, “아, 이제 다 왔구나”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골목을 따라가면서 울타리 곁에서 잘 자란 팔손이의 너른 잎사귀들을 스치고, 이어지는 담장 아래 쪽에 옹색하게 마련한 화단에서 피어난 채송화 분꽃 바라보며 조금 더 걷습니다. 화단 끝 자락에서 능소화가 덩굴을 이뤄 담벼락을 휘감고 오른 집이 나오는데, 그 집 안쪽에서 걸음 소리에 반가운 큰 개가 온 마을이 울리게 ‘컹컹’ 짖습니다. 그 집이 바로..

제 8강 페미니즘feminism이란 무엇인가?

제 8강 페미니즘feminism이란 무엇인가? Ⅰ. 페미니즘 정의 1.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사회, 정치, 법률상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 을 주장하는 주의. 2. 푸리에Fourier, Charles 1772 ~ 1837 에 의해 명명됨. Ⅱ. 페미니즘의 양상 1. 1차 19세기말 ~ 20세기 초 *여성의 참정권 쟁취 : 영국. 1865년 런던에서 '여성참정권위원회' 결성 2. 2차 1960 ~ 1980 1) 출산의 권리, 직장차별 폐지 운동 2) 보브아르 Simone de Beauvoir1908. ~ 1986. *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3. 3차 1990 ~ 2000 *인종, 계급, 성의 문제 등 포괄적 여성성 탐구 4. 4차 2010 ~ 현재 1) 성희롱, 신체수치..

지우다 못해 조작까지 해서 없애버리는 이승만의 흔적

지우다 못해 조작까지 해서 없애버리는 이승만의 흔적 [박종인의 ‘흔적’] [아무튼, 주말] 건국 대통령을 조작한 흔적들 박종인 기자 입력 2024.02.17. 03:00업데이트 2024.02.17. 09:33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 바람을 타면서 이승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전국 팔도에 걸쳐 있는 이승만의 흔적은 일찌감치 지워진 지 오래다. ‘독재자 이승만’이라는 일방적인 평가가 일반 대중에게 너무 강렬한 탓이다. 게다가 이승만을 비판하기 위해 사료를 조작하는 사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늘 ‘흔적’은 ‘지워지고 조작되는 이승만의 흔적’ 이야기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 전쟁 중인 1952년 4월 13일 건립된 1호 충무공 상..

유물과의 대화 2024.02.17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각축장 된 대한민국

캐나다 국민카페 VS 커피계의 에르메스… ‘3차 커피 전쟁’ 터진다 [아무튼, 주말]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 각축장 된 대한민국 이혜운 기자 입력 2024.02.17. 03:00업데이트 2024.02.17. 09:58 이 중 승자는 누구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 1호점.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1.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숭례문 SG타워 1층. 건물에는 국내 1위 ‘스타벅스’, 더티초코 빵으로 유명한 ‘아우어 베이커리’도 있었다. 그런데 개점 시간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다른 방향을 향해 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의 3호점 숭례문그랜드센트럴점이 문을 여는 날이었다. 팀홀튼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선수 팀 호턴이 1964년 만든 캐..

문화평론 2024.02.17

[49] 미디어와 친구로 잘 지내기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9] 미디어와 친구로 잘 지내기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3.01.27. 03:00 김진희, Finger Play-057, 2019. 친구를 사귀는 일은 중요하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곧 내 삶에 대한 무수한 평가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 어른이 친구 사귀기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제일 우선시해서 최선을 다하기도 어렵고 애를 쓴다 해도 잘 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있다. 퇴근길에 친구를 만날까, 혼자 OTT 영화나 볼까, 잠시 저울질하다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이 맺어주는 관계는 종종 친구나 가족보다 심리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쯤 되면 스마트폰을 반려 로봇으로 발전시켜서 그냥 친구 삼으면 ..

[177] 분도양표(分道揚鑣)

[정민의 세설신어] [177] 분도양표(分道揚鑣)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2.09.25. 23:31 남북조 시절 북위(北魏)의 대신 원제(元齊)는 여러 차례 국가에 큰 공을 세웠다. 황제가 그를 높여 하간공(河間公)에 봉했다. 그의 아들 원지(元志) 또한 총명해서, 임금의 총애를 받아 낙양령(洛陽令)에 임명되었다. 얼마 후 어사중위(御史中尉) 이표(李彪)의 건의로 산서성 평성(平城)에 있던 도읍이 낙양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일개 지방 현령이었던 원지는 하루아침에 경조윤(京兆尹)이 되었다. 경조윤은 오늘로 치면 서울특별시장에 해당한다. 원지는 평소 제 재주를 자부하여, 조정의 지위 높은 벼슬아치를 우습게 보았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가 공교롭게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이표의 수레와 마주쳤다. 조정..

위기지학 爲己之學의 詩

위기지학 爲己之學의 詩 내게 던지는 가장 어려운 질문은 ‘왜 시를 쓰는가?’이다. 차라리 ‘왜 사냐?’ 묻는다면 사소하기는 하나 절실한 많은 이유를 들 수 있겠는데, ‘왜 시를 쓰는가?’의 질문이야말로 내가 평생 스스로에게 던진 풀리지 않는 화두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시의 정의를 넘어서는 나만의 정의를 찾기 위해서? 그리하여 현상을 넘어서서 숨은 듯 존재하고 있는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서? 아니다. 내게는 타고난 문재文才도 이 세상에 대한 강열한 소명의식도 없다. 단지 나를 둘러싸고 있는 먹고 사는 일, 사람들과의 불화로부터 빚어지는 아름답지 않은 세상 풍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뿐이고,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간절히 염원하는 유토피아를 향해 나 자신의 무력함과 왜소함을 고백하고자 하..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국가 앞세운 동서양의 근대, 문명의 종착점일까 중앙일보 입력 2024.02.16 00:53 업데이트 2024.02.16 09:40 내리막길에 접어든 국가의 역할 김기협 역사학자 문명 전파가 남북보다 동서 방향으로 쉽게 이뤄지는 경향을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1997)에서 설명했다. 문명의 바탕이 농업에 있고, 농업 기술은 비슷한 기후대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가 동서축을 따라 동아시아권-인도권-이슬람권-기독교권으로 대략 구분되어 진행된 것도 이 까닭이다. 크게는 동양과 서양이 대비된다. 농업에 기반을 둔 세력들이 끊임없이 동서 방향으로 밀고 당긴 데 비해 남북 방향의 교섭은 호흡이 길었다.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문명의 시간-사..

문화평론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