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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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꿈

사막의 꿈 어느 사람은 낙타를 타고 지나갔고 순례자는 기도를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때마다 화염을 숨기고 뜨거워졌다가 밤이면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빛으로 얼음 속에 가슴을 숨겼다 나에게 머무르지 않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침묵과 고요 속에서 태어난 바람으로 지우며 육신의 덧없음을 일깨우곤 했다 오늘도 낙타의 행렬과 순례자들이 덧없이 지나갔지만 나는 꿈을 꾼다 그 사람이 오고 백년 만에 비가 내리고 백년 만에 내 몸에서 피어나는 꽃을 어쩌지 못한다 안녕이라는 꽃말을 가진 사람

안부 (2021.12) 2024.03.07

사후에 재평가된 율곡 이이

[뉴스 속의 한국사] 백성 부담 줄이려 '공납'을 쌀로 받자… 30년 뒤 실현 입력 : 2024.03.07 03:30 사후에 재평가된 율곡 이이 ▲ 우리나라 5000원권 지폐 앞면에 실린 ‘율곡 이이’ 초상화. 화가 김은호가 1965년 그렸어요. /한국은행 지난달 14일 파주시와 해군이 조선 시대 인물인 '율곡 이이'를 함께 기리자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해요. 두 단체와 율곡 이이는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대한민국 해군의 두 번째 국산 이지스함 이름이 바로 '율곡이이함'이에요. 임진왜란을 내다보고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율곡 이이의 정신을 해군이 계승하겠다는 의미로 이름 붙였다고 해요. 또 경기 파주는 율곡 이이의 아버지 본가가 있는 곳이에요. 이이의 호인 '율곡'도 아버지 본가의 마을 이름..

구례 화엄사

사진대회에 영화제에… 놀러가는 사찰로 바꾼 주인공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김한수 기자 입력 2024.03.06. 03:00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이 각황전 옆의 홍매화 가지를 가리키고 있다. 화엄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이 찾아오는 사찰로 각광받고 있다. /김한수 기자 “화엄사 홍매화는 항상 저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향기와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고마움을 전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한 음악제와 사진 콘테스트를 기획했는데, 마침 코로나 때여서 그런지 국민들이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각황전 옆 홍매화 가지마다 고운 꽃망울이 맺히던 지난주,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만난 주지 덕문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화엄사는 오는 9일..

문화평론 2024.03.07

어머니를 걸어 은행나무에 닿다

어머니를 걸어 은행나무에 닿다 구백 걸음 걸어 멈추는 곳 은행나무 줄지어 푸른 잎 틔어내고 한여름 폭포처럼 매미 울음 쏟아내고 가을 깊어가자 냄새나는 눈물방울들과 쓸어도 쓸어도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은 편지를 가슴에서 뜯어내더니 한 차례 눈 내리고 고요해진 뼈를 드러낸 은행나무 길 구백 걸음 오가는 사람 띄엄띄엄 밤길을 걸어 오늘은 찹쌀떡 두 개 주머니에 넣고 저 혼자 껌벅거리는 신호등 앞에 선다 배워도 모자라는 공부 때문에 지은 죄가 많아 때로는 무량하게 기대고 싶어 구백 걸음 걸어 가닿는 곳 떡 하나는 내가 먹고 너 배고프지 하며 먹다 만 떡 내밀 때 그예 목이 메어 냉수 한 사발 들이켜고 마는 나에게는 학교이며 고해소이며 절간인 나의 어머니

소박한 개별자

소박한 개별자 글: 정병근 (시인) 나호열 시인은 1986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후 올해로 시력 38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20여 권의 시집을 상재하면서 쉼 없는 시 인생을 노정하고 있다. 그와 나는 중랑천을 사이에 둔 이웃이다. 나는 노원구에 살고 그는 도봉구에 산다. 우리는 가끔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중랑천을 산책한다. 그는 만날 때마다 당신이 살아온 세월만큼 다채롭고 재미있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군대 이야기에서부터 전국의 지리와 인물에 대한 촌평에 더하여 지역별 부동산 시세까지 꿰뚫는 탁견에 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물 반 물고기 반 시절의 낭만이 그립기도 하다. 나호열 시인의 시를 한 마디로 가벼이 말하는 것은 누가 될 듯하다. 칠순에 이른 인생의 깊이와..

“오늘 너를 무죄로 석방한다”

“오늘 너를 무죄로 석방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4.03.07 00:32 업데이트 2024.03.07 01:55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지면보기 박석무 다산학자, 우석대 석좌교수 1797년 음력 윤 6월 2일 다산 정약용은 황해도 곡산(谷山) 도호부사로 임명되었다. 생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목민관 생활, 조선이라는 나라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자 『목민심서』라는 위대한 고전이 탄생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1799년 음 4월 24일 부사직을 마치고 내직으로 들어오기까지의 1년 11여개월 간의 목민관 생활은 다산에게 『목민심서』를 저술할 경험과 지혜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곡산 목민관으로 부임한 다산 맨 먼저 억울한 백성 석방부터 관 횡포 항의 주동자 무죄 판결 “형벌 두려워 ..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난 봄꽃의 향연을 찾아 길 위에 오르며 …

[나무편지]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난 봄꽃의 향연을 찾아 길 위에 오르며 … ★ 1,221번째 《나무편지》 ★ 삼월, 새 봄의 첫 편지입니다. ‘봄’이라는 절기가 달력의 숫자로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아직 겨울 옷을 채 내려놓지 못한 이 즈음이라면 무엇에서라도 봄의 기미를 끌어당기고 싶은 게 긴 겨울을 보낸 사람의 성마름이지 싶습니다. 삼월의 일정표는 벌써 숨가쁘게 채워져 있습니다. 대학의 강의도 시작해야 하고, 봄꽃 마중도 떠나야 하며, 나무가 들려주는 생명 이야기를 기다리는 분들도 찾아뵈어야 합니다. 수두룩하게 들어찬 삼월 달력입니다. 봄이니까요. 삼월의 첫 월요일을 큰 설렘으로 맞이합니다. 남녘에서는 매화의 개화 소식이 달려옵니다. 주말에는 광양 매화마을에서 매화잔치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지난 해와 ..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명품'으로 출발한 솔올미술관, 강릉 '문화력' 시험대에 올려놨다 중앙일보 입력 2024.03.04 16:51 업데이트 2024.03.04 17:2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이은주 기자 구독 2월 14일 개관한 솔올미술관. 마이어 파트너스에서 설계를 맡았다. [사진 솔올미술관] 솔올미술관 2층에서 내다보이는 강릉 시내 풍경. [사진 솔올미술관] 루치오 폰타나의 설치 작품 '제9회 밀라노 트리엔날레를 위한 네온 구조'. [사진 솔올미술관]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89)와 이탈리아 미술가 루치오 폰타나(1899~1968). 건축과 미술에 한 획을 그은 두 해외 거장이 국내 예술 애호가들을 지금 강릉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관한 강릉의 새로운 공공미술관 '솔올미술관'. 지난 3·1절 연휴에 3..

문화평론 2024.03.04

문학의집 서울, 2024년 2월 "이 작가를 말한다"

팜플렛 표지 를 출간하고 그해 7월 앰버서더호텔 그랜드볼룸을 빌려 멋있게 출판기념회를 하고 문단을 떠났습니다. 고향은 하동이지만 학교를 부산에서 다닌 탓에 부산지역의 문학회 회원으로 동인지에는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의 후배로 만나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아직도 제가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내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선생님은 1986년도에 《월간문학》으로 등단을 하셨고, 3년 후에 《시와시학》으로 한 번 더 등단을 하셨습니다. 시력 38년 동안 20여 권의 시집을 상재하셨는데요. 단순하게 나누면 1년 6개월마다 시집을 내신 거니까 다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작에 대한 신념이나 이유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1989년 첫 시집을 내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대학원에 진학하여 철학공..

나는 거기있다

나는 거기있다* 기차길이 지워지고 역사만 남았다 소실점으로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그대를 기다리는 봄꽂 터지는 심장의 박동 우두커니 머물지 않고 지나치는 바람을 잡으려다 거두어들이는 머쓱한 손 그래도 기다릴테다 기다림이 무너져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눈 멀어 흩날리는 진눈깨비가 되어 이름을 지워버린다해도 눈 감지 않는 등대가 되어 그대를 꽃피우리라 * 는 곽성숙 시인의 시 제목이다. 시인은 세상을 떠난 친 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로 담았다. 이 시는 그런 애틋한 마음을 되새기며 연시풍으로 쓴 것이다.

3월, 값싸게 Go! 편하게 Go! 알차게 Go!

3월, 값싸게 Go! 편하게 Go! 알차게 Go! [박경일기자의 여행] 문화일보 입력 2024-02-29 09:07 업데이트 2024-02-29 09:10 ‘여행 가는 달’ 캠페인 기간 중인 3월 9일부터 17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리는 경남 양산 원동 순매원. 낙동강변의 매실농원을 끼고 열차가 다닌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3월 ‘여행가는 달’… 쿠폰·패키지 챙겨 떠나요 KTX 주중 50%, 주말 30% 총 18만명에 렌터카 등 할인 비수도권 숙박쿠폰 11만장 5만원 이상 예약시 3만원↓ 로컬매력·가족낭만 패키지 G마켓 기획상품 40% 싸게 코레일관광 3만원 열차여행 식사 포함 당일치기 상품도 템플스테이 최대 50% 혜택 지자체들도 입장료 등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두 번 개최하기로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신해철 음악작업실이 지난 24일 완전 철거됐다

"김광석 거리처럼 될 줄 알았는데…" 마왕 신해철 작업실 철거, 왜 중앙일보 입력 2024.02.26 16:42 업데이트 2024.02.26 16:59 업 손성배 기자 구독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신해철거리. 성남시는 2016년 10월 신해철거리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발이봉로 3번길2에서 수내 어린이공원에 이르는 160m 구간에 신해철거리를 조성해 2018년 2월부터 운영 중이다. 사진은 고 신해철씨 조형물. 손성배 기자 “신해철,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너.” 경기 성남시 수내동 ‘신해철 거리’ 한 편엔 가수 서태지의 글이 새겨진 기념석이 있다. 기념석에서 100m쯤 걸어가면 ‘신해철 음악작업실’이 나온다. 지난 2014년 10월 고(故) 신해철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찾아 작업했던 곳으로, 신해철 ..

정치인에게 무협 만화 ‘앵무살수’를 권한다

정치인에게 무협 만화 ‘앵무살수’를 권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4.01.30 00:48 무협을 통해 정치를 생각한다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정치인들은 홍보 수단으로 책을 활용한다. 다독가로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 이래, 대통령들은 자신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홍보하기도 하고 추천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경리의 『토지』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명견만리』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처드 탈러의 『넛지』를 추천한 적이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되었을 때,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다고 알려졌다. 이런 책들은 이미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였다. 따라서 추천자의 개인적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게다가 대통령 주변에는 비서들이 있어서,..

김영민 칼럼 202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