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 지나 망상
아주 먼 나라, 나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잔치에 늦가을의 나그네처럼 흘깃 지나고 있어요 왼발 아래는 늪이 오른발 밑에는 절벽이 꿈속에서 러시안룰렛의 총구처럼 돌고 있어요 마치 당신은 내 마음속 오리무중에 있는데 나는 사슬에 묶여 이리저리 흔들리는 형국이지요 갈대들은 한 문장으로 나부끼는 깃발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나는 아직도 먼 나라에 살면서 이곳으로 정든 편지를 써요
망우(忘憂) 다음 역은 망상 입니다
* 문학과 사람 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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