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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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1.12)

여름 생각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2. 20. 16:52

여름 생각

 

옛 마당에 숨어있던 채송화가

고개를 들면 여름이었다

댓돌 밑에 죄 없이 벌 서는 아이 모양

납작 엎드려 있어도

붉은 꽃 쉴 새 없이 고개를 쳐들었다

 

옛 마당에 개망초가 키를 세우면

여름이었다

빈 땅만 있으면 창궐하는 역병처럼

잡초가 되는 개망초를

마음 가득 채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내게 당도했다

여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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