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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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대왕 계마행’으로 불리는 특별한 은행나무의 노란 가을

[나무편지] ‘인조대왕 계마행’으로 불리는 특별한 은행나무의 노란 가을 ★ 1,208번째 《나무편지》 ★ 바람 매섭던 한 주일 잘 보내셨겠지요. 주말에 머물렀던 강원도 춘천과 경상북도 봉화는 아침 기온이 영하 8도, 영하 1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추울 것이라는 예보는 알고서도 바보처럼 옷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이틀 내내 매운 바람에 덜덜 떨며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사람, 좋은 나무, 좋은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이틀이었기에 차가운 바람 너끈히 이겨낼 만큼 따뜻했습니다. 이제 한 해의 끝자락인 십이월, 겨울입니다. 그냥 보내기 아쉬운 지난 가을의 나무 이야기로 이 아침의 《나무편지》 띄웁니다. 지난 주 《나무편지》에서 알려드린 〈부천 상동도서관 나무강좌〉 소식, 한번 더 전해드리고 나무 이야..

해남 대흥사 침계루 현판

산도 깎는 물의 글씨, 고통 속에 피어난 달관 중앙일보 입력 2023.12.01 00:38 업데이트 2023.12.01 07:1 해남 대흥사 침계루 현판 김정탁 노장사상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마주한 현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남 해남 대흥사의 침계루(枕溪樓)다. 침계루는 ‘계곡(溪)을 베개 삼는(枕) 누각’이란 뜻인데 사찰 건물 이름치고는 특이해도 이름은 주위 환경과 잘 어울린다. 누각이 울창한 숲에 드리운 계곡과 나란히 위치해 마치 계곡을 베개 삼는 것처럼 보여 침계란 이름에 딱 부합한다. 이름만 그런 게 아니다. 글씨도 인상적이어서 바위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의 물처럼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침계루 글씨를 보고 있으면 생각이 맑아져 계곡의 깊은 물처럼 마음도 담박해진다. 조선..

카테고리 없음 2023.12.01

강원 영월 청령포 & 장릉

‘端宗 마지막 길’ 함께한 소나무 절망하는 後世에 희망 속삭이다 문화일보 입력 2015-05-06 15:50 강원 영월읍 방절리 청령포를 찾은 관광객들이 단종의 유배생활 당시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관음송을 둘러보고 있다. 단종이 두 갈래로 갈라진 이 소나무에 앉아 쉬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높이 30m, 둘레 약 5m에 이르며 수령은 600년으로 추정된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강원 영월 청령포 & 장릉 바람 탓이다. 슬쩍 스치고 간 것 같은데 흐려지던 산벚꽃이 남은 자취를 지운다. 꽃잎이 뿔뿔이 흩어지고 나무들이 어깨를 들먹인다. 청령포로 가는 길은 슬픔과 동행하는 길이다. 계절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시간은 앞으로 줄달음치지만 소년 왕의 눈물은 바위마다 새겨져 지워지지 않..

king

14년을 함께 한 고양이를 먼저 자 세상으로 보냈다. 이름은 King이다. 고양이를 정말 싫어했는데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버린 새끼를 업동설한에 집으로 데려와 마음을 나누었다. 뒷다리 상처를 미처 살피지 못해 절단을 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 11월 17일 잘 가라 King! 이별의 시간 이제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하는데 끝내 하지 못했다 마지막이라는 말 그러면 영영 너를 잊어버리고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안녕 그 말은 가슴속에 넣었다 우리는 서로의 주인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듬고 체온을 나누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을 나누지는 못했다 서로의 언어가 달랐으므로 오로지 눈빛으로 오로지 몸짓으로 나이테를 새겼다 기억은 내 옷자락에 묻어있다 무심코 신발에 달라붙는 흙처럼 옷깃에 떼어내지지 ..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 낸 포크록의 대부

사진집 낸 한대수 “삶이 있기에 고통, 고통 있기에 삶 아니겠나”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 낸 포크록의 대부 윤수정 기자 입력 2023.11.30. 03:45업데이트 2023.11.30. 06:07 최근 사진집을 낸 가수 한대수가 뉴욕 거리에 섰다. 그는 사진집에 각국 대도시의 노숙자, 1970년대 반전 시위자를 찍은 사진을 함께 실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충격받았다. 아내 고향(러시아)이 얽힌 일이라, 우리 집도 의견이 갈려 냉전 상태가 됐다. 예전에 쓴 곡 ‘No Religion’(종교 반대)이 딱 맞는 시기랄까. 인간들이 정신을 잃은 것 같아 슬프다”고 했다. /George Jung 가수 한대수(75)가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북하우스)’을 냈다. 제목부터 그의 인생 축..

문화평론 2023.11.30

인구 5만 한양, 17세기 유랑민 몰리며 30만 도시로 확장

[뉴스 속의 한국사] 인구 5만 한양, 17세기 유랑민 몰리며 30만 도시로 확장 입력 : 2023.11.30 03:30 17~18세기 서울 팽창 ▲ 1910년대 서울의 시장 풍경. /서울역사아카이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어요. 서울은 조선 건국 초기만 해도 '한양 도성 내'를 의미했는데, 17~18세기에는 도성 밖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어요. 17~18세기 서울의 팽창과 도시 구조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조선 건국 초기 서울 조선 건국 초 서울은 개성보다 훨씬 작은 도시로 건설됐습니다. 건설 책임자 정도전은 길이 18.2㎞의 서울 성곽을 쌓고, 그 안에 종묘와 사직단, 궁궐과 관청, 성균관, 시장 등을 건설했어요. 양반 ..

유물과의 대화 2023.11.30

경북 상주

용의 기운 품은 조선 제일의 명당… 발길 닿는 족족 옛 영광 떠오르네 [박경일기자의 여행] 문화일보 입력 2023-11-30 09:08 업데이트 2023-11-30 10:00 산의 형상이 소라껍데기를 닮은 나각산(螺角山)의 정자와 두 봉우리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 날씨 좋은 날에 여기서 보는 낙동강과 소백산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줍듯이 둘러보는 경북 상주 ‘경상감영’ 있던 곳… 三災 없다는 우복동, 풍수지리 덕에 대규모 정착촌 이루기도 청화산~도장산 사이 가늘고 긴 용유구곡… 물살에 깎인 바위 장관 연출 나각산 봉우리 두곳에 각각 정자… 낙동강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대 늘재 고개 아래 ‘보굴암’… 세조 딸과 김종서 손자 사랑의 도피처 설화도 상주·문경=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카테고리 없음 2023.11.30

중국 항저우를 적신 시인 정지용의 ‘향수’

중국 항저우를 적신 시인 정지용의 ‘향수’ 중앙일보 입력 2023.11.30 00:41 업데이트 2023.11.30 07:42 지난 18일 중국 항저우사범대에서 시인 정지용을 기억하는 시 낭송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중국 대학생들이 정지용의 ‘석류’을 낭송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김응교 시인·숙명여대 교수 중공군 병사 한 명이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유품을 상관에게 전한다. 소낙비마냥 쏟아지는 포화를 뚫고 병사는 토치카까지 기어간다. 기총 사격을 맞은 병사가 던진 수류탄에 토치카는 파괴된다. 중국 항저우 붉은 깃발이 오르면서, 인해전술로 뛰어가는 전쟁영화다. 지난 17일 중국 항저우의 한 호텔에서 본 영화다. 그때 나는 이튿날 항저우사범대에서 강연할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자료를 검토하고 ..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과 부천의 ‘상동도서관 나무강좌’

[나무편지]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과 부천의 ‘상동도서관 나무강좌’ ★ 1,207번째 《나무편지》 ★ 한 주간, 기껏해야 이레밖에 안 되는 동안에 날씨가 깜짝 놀랄 만큼 오락가락했습니다. 남쪽 지방인 전라남도 담양에서 보낸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은 늦여름 못지 않게 따뜻해 웃옷을 벗어놓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날인 금요일의 강원도 춘천에서는 한겨울 복장도 모자라지 싶을 만큼 바람이 차가웠습니다. 언제나 온기가 배어 있는 도서관에서조차 겉옷을 벗어놓지 못했지만 옷깃을 스미는 한기를 견디기 힘들었어요. 계절의 온전한 흐름이 붕괴되어버린 즈음입니다. 그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맞이해야 할 날들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우선 지난 2017년 봄부터 지금까지 다달이 한 차례씩 이어가고 ..

“사과나무 열매 맺는 인생 시기는 바로···”

103세 김형석 교수 “사과나무 열매 맺는 인생 시기는 바로···” [김민철의 꽃이야기] 김민철 기자 입력 2023.11.28. 00:00업데이트 2023.11.28. 00:14 김민철의 꽃이야기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4750 몇 년 전 은희경 장편 ‘새의 선물’에 나오는 사과꽃 이야기를 쓸 때 사과꽃 향기를 어떻게 묘사해야할지 참 난감했습니다. ‘맑고 시큼하다’는 것 말고는 사과꽃 향기에 대한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사과꽃을 주의깊게 관찰한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글로 향기를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그러다 기대도 하지 않고 찾아간 사과농장에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42] 소주 한잔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42] 소주 한잔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2.11.25. 03:00 최광호, 술과 안주, 1998. 예술은 타인을 탐색할 수 있게 해 준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행동과 사고와 감정을 아주 내밀하게 들여다볼 기회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든 작품에는 분명한 공통 목표가 있다. 작가는 온전히 자신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히 작품을 만나면 그 안에 어렴풋이 사람이 보인다. 작품을 살펴보는 데에 규칙이나 매뉴얼은 없다. 작가의 면전에 대고 하는 말이 아니라면 극찬이든 혹평이든 순전히 보는 사람 맘이다. 작품은 발표되는 순간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감상자와 교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을..

제54회 동인문학상, 정영선 ‘아무것도 아닌 빛’

제54회 동인문학상, 정영선 ‘아무것도 아닌 빛’ 이영관 기자 입력 2023.11.24. 03:00 소설가 정영선(60·사진)이 장편소설 ‘아무것도 아닌 빛’으로 2023년 제54회 동인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6·25전쟁과 분단을 비롯한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품고 살아가는 노인들의 회상을 중심으로, 각자의 삶이 간직한 희미한 빛을 그려낸 작품이다. 상금은 5000만원. 시상식은 12월 8일에 열린다. 평범한 이들의 말이 곧 소설… 나는 ‘딴짓’의 힘을 믿는다 [2023 동인문학상 수상자] ‘아무것도 아닌 빛’ 소설가 정영선 이영관 기자 입력 2023.11.24. 03:00업데이트 2023.11.24. 07:31 2 소설가 정영선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견으로 떠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금이 쫙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