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고 놀다 공하고 놀다 /나호열 상상 임신 끝에 알을 낳았다 무정란의 공 부화되지 못한 채 주렁주렁 망태기에 담겨 있다가 태생의 탱탱함으로 이리저리 차이다가 별이 될 듯 하늘로 솟구치다가 울타리를 넘어 차에 치여 찌그러진다 제 힘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공 끝내 가죽만 남아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간다 누..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1.01.19
서천 가는 길 서천 가는 길 / 나호열 한달 전 고향 서천에 다녀왔다. 큰 어머니께서 90년 세월을 접고 세상을 뜨셨기 때문이었다. 그럭저럭 15년이 흘러간 다음 찾아간 고향은 여전히 낯설었다. 사람들도,비포장 황토길이 아스팔트로 번쩍거려도 내고향은 그냥 눈물나는 곳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계신 뒷산에 ..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8
백일 간의 눈꽃 백일 간의 눈꽃 - J에게 가부좌를 틀고 동안거에 들었다 이제 그는 예고 없이 와서 이유 없이 떠나간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작정이다 느닷없이 다가온 겨울과 함께 몇 편의 단편소설을 소리내어 읽어주었고 촛불이 사그라질 때까지 얼굴을 마주보는 밤도 있었다 웃음은 작은 물의 입자들이 만들어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1.01.17
1999년 여름 백담사 / 나호열 1999년 여름 백담사 / 나호열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국토 곳곳의 길들은 볼쌍사납게 파헤쳐지거나 넓혀지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가 늘어나고 이곳저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꼭 필요할 때만 도로를 이용하여야 한다면 나는 할말을 잃는다. 이유없이, 그저 바람처럼 뭔가 시상을 건질..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5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 / 나호열 마리,고려 쌍돛대에 푸른 바람을 가득 먹여도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한다 뭍을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은 그렇게 떠 있다 아득한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참성단과 지석묘 그 사이에 웃음보다는 울음이 질펀하게 깔린 땅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아프게 삭인 눈물..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11.01.15
문학회 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문학회 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나호열(시인) 일간지 신년 첫 호에는 일제히 신춘문예 당선작품과 당선자를 발표한다. 신춘 新春은 말 그대로 새 봄, 그러니까 지금껏 접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과 작가를 뜻하기도 한다. 모처럼 겨울다운 겨울을 맞이하면서 폭설과 혹한에 생활의 불편을 겪을수록 .. 문화평론 2011.01.07
보수든 진보든 모두에게 공정한 사회적 원칙이 정의 보수든 진보든 모두에게 공정한 사회적 원칙이 정의 매일경제 | 입력 2010.08.17 17:42 ◆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단독 인터뷰 ◆ '법을 유지하기 위한 합법적인 폭력은 정의인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 마이클 샌델 교수는혹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며 인.. 철학 강의실 2011.01.04
사랑? 사랑?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버린 숫놈 고양이가 얌전히 내 무릎 위에 앉아 털을 핥고 있다. 그 새끼 고양이의 체온이 스스르 내 눈꺼풀을 가라앉게 하고 있다.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1.01.04
나는 싸움이 싫다 부여 부소산성 군창지 2010.11.06 나는 싸움이 싫다 아무리 거룩한 역사役事라 하더라도 나는 싸움이 싫다 망한 나라 군량미 불탄 자리 그 옛날 군사들처럼 우뚝 서 있는 소나무들 바라보면서 칼이든 머리로든 사람의 마음을 베는 싸움의 역사 歷史를 피로 읽었다 소나무들은 곧거나 휘어지면서도 몸 부..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1.01.03
나는 나를 믿어 2010. 가을 강의실에서 나는 나를 믿어 '내 안의 소리를 믿자. 나는 나를 믿어. 신념을 굽히지 않고 내게 주어진 일을 어느 누구보다 성실하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해낼 거야. 그것이 진짜 내 모습이야.' - 이나모리 가즈오의《왜 일하는가》중에서 - * 무엇이 나의 진짜 모습인지 스스로도 잘 모를..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11.01.03
2011년 1월 1일 귀여운 손녀 유빈이 2011.01.01 2011년 1월 1일 신묘 辛卯 새 해가 시작되었다.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기다렸으나 해는 구름에 가리워 불끈 솟는 장엄을 마음에 새기지 못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더할 때마다 아쉬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못된 습관은 없지만 무엇인가 도전해야.. 혼자 중얼거리다 2011.01.02
잘 가라 잘 가라 자박자박 살얼음 낀 겨울 하늘을 오래도 걸어 왔구나 험한 길 밑창 떨어진 신발로 고독한 추위보다 더 추운 사람들 앞에 남은 체온 아낌없이 나눠주고 이제 어디로 가려는 것이냐 잘가라 네 옆을 지켜 준 저 별 황홀하게 아름답구나 2010.12.31. 07:00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10.12.31
‘통큰치킨’과 ‘공정한 가격’ 논란을 보며 ‘통큰치킨’과 ‘공정한 가격’ 논란을 보며 전용덕 _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통큰치킨 사건과 관련하여 치킨의 가격이 '정상가격’인지 혹은 '공정가격’인지 논란이 있지만, 두 가지 모두 근거가 없는 틀린 개념들이다. 굳이 따진다면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 시장가격은 모두 정상가격..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10.12.28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 심심치 않게 전화를 받는다. 문자메시지가 불청객처럼 다가오고 우편으로 책도 달려온다. 선거철인 것이다. 그것도 글 쓰는 사람들, 즉 문인들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코 앞에 닥친 모양이다. 선거는 민주사회를 상징하는 대의제도 중의 하나이다. 직접 참여할 수 없는 까닭에, 나.. 세상으로 내려가는시냇물(산문) 201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