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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나는 싸움이 싫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1. 3. 01:42

 

                                                         부여 부소산성 군창지 2010.11.06

 

 

나는 싸움이 싫다

 

 

아무리 거룩한 역사役事라 하더라도 나는 싸움이 싫다

망한 나라 군량미 불탄 자리

그 옛날 군사들처럼 우뚝 서 있는 소나무들 바라보면서

칼이든 머리로든 사람의 마음을 베는 싸움의 역사 歷史를

피로 읽었다

 

 

소나무들은 곧거나 휘어지면서도 몸 부딪는 일 없다

샅바를 잡기 전에 상대방의 기를 제압하는 준비 자세일까

아니면 한바탕 용을 쓰고 난 후 이기거나 지거나

다같이 모래바닥에 뒹굴고 난 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툭툭 모래 털어내는 몸서리일까

 

 

마음을 읽고 근육을 움직이며 서로 땀 묻히고

숨결을 주고받는 후

으라찻차 상대를 들어올려주는 씨름 한 판이 그리워

허공의 샅바를 붙잡고 평생을 엉거주춤한 자세로 살아 왔다고 해도

 

 

아무리 거룩한 역사役事라 하더라도 나는 싸움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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