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生에 대한 반역과 번역 나호열시를 써 보겠다고 마음 쓴 지 50년이다. 우유부단한 내가 진득하게 한 가지 일에 매달린 유일한 시업詩業 덕분에 나는 내 생에 반역反逆을 저지르고 그 반역의 생을 번역하는데 반평생을 보냈다. 이 말에 대해서는 조금 긴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아니,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이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별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무딘 감성이 그나마 예리하게 작동하여 피붙이를 포함한 타자로부터 받은 불쾌함과 상처가 도무지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지 않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말한다면 이해가 가능할까?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남보다는 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