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5/03/06 4

[24] 가볍고도 무겁고 기다려지다가도 지긋지긋한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4] 가볍고도 무겁고 기다려지다가도 지긋지긋한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1.27. 23:58업데이트 2024.11.28. 04:57  첫눈 내리네수선화 잎사귀가휘어질 만큼初雪(はつゆき)や水仙(すいせん)のはのたわむまで 밤새 내릴 모양이다. 첫눈 예보가 있었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자정 무렵, 하늘에서 희끗희끗 보드랍고 촉촉한 것이 한 잎 두 잎 날리기에 탄성을 질렀다. 와, 첫눈이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처럼 반갑다. 지금 자는 사람들은 아마 못 볼 거야. 곧 녹을 테니까. 첫눈은 그런 거니까. 아무도 모르게 잠깐 내리다가 그치는 거니까. 지금 절기는 소설(小雪)이 아닌가. 눈이 작게 조금만 내리는 때다.어라, 눈발이 점점 더 거세지네. 새벽..

[219] 지만계영(持滿戒盈)

[정민의 세설신어] [219] 지만계영(持滿戒盈)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7.17. 03:04   공자께서 노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을 구경했다. 사당 안에 의기(欹器), 즉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그릇이 놓여 있었다. 묘지기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그릇인가?" "자리 곁에 놓아두었던 그릇(宥坐之器)입니다.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집니다. 이것으로 경계를 삼으셨습니다." "그렇구려." 제자에게 물을 붓게 하니 과연 그 말과 꼭 같았다. 공자께서 탄식하셨다. "아! 가득 차고도 엎어지지 않을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제자 자로(子路)가 물었다. "지만(持滿), 즉 가득 참을 유지하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따라내어 덜면 된다." "더는 방법은요?" "높아지..

경남 통영 좌도(佐島)

매화 곁에 돗자리 펴고 누우니… 작은 섬의 봄날은 느긋하여라[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5-03-06 09:16업데이트 2025-03-06 09:56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사령부가 있던 한산도의 제승당. 제승당 앞으로 깊이 들어온 만(灣) 안쪽의 푸른 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다. 뒤쪽 바다 가까이 있는 누각이, 이순신 장군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을 하던’ 바로 그 수루(水樓)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경남 통영 좌도 ‘탐매 기행’팝콘처럼 백매화 터진 좌도통영항서 배로 1시간40분 거리육지와는 다른 우람한 매화 가득1935년쯤 일본인 부부가 심고해방뒤 주민들도 곳곳에 씨 뿌려함께 들르면 좋은 한산도이순신 학익진 보여주던 문어포장작지~합포사이 윤슬 풍경 일품연도교 건너 추봉도..

정민 교수의 다산 정약용

18세기 지식인 연구하다 만난 '조선의 다빈치'… 언제나 그를 닮으려 했다[나를 있게 한 인연] [4] 정민 교수의 다산 정약용 유석재 기자입력 2025.03.05. 01:32업데이트 2025.03.05. 14:21  정민 한양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지금까지 쓴 다산 정약용 관련 저작을 탁자 위에 쌓아 보이고 있다. 그는 “정보 처리와 지식 편집 방법을 비롯해 늘 다산을 닮으려 했으나 미치지 못한 채 정년이 다 됐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이란 대(大)학자를, 많은 사람들은 그저 ‘실학자이자 목민심서의 저자’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산을 연구할 때 주로 ‘애민(愛民)’이란 주제로 접근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표적인 다산 연구자인 고전학자 정민(64) 한양대 국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