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윤의 하이쿠로 읽는 일본] [24] 가볍고도 무겁고 기다려지다가도 지긋지긋한정수윤 작가·번역가입력 2024.11.27. 23:58업데이트 2024.11.28. 04:57 첫눈 내리네수선화 잎사귀가휘어질 만큼初雪(はつゆき)や水仙(すいせん)のはのたわむまで 밤새 내릴 모양이다. 첫눈 예보가 있었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자정 무렵, 하늘에서 희끗희끗 보드랍고 촉촉한 것이 한 잎 두 잎 날리기에 탄성을 질렀다. 와, 첫눈이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처럼 반갑다. 지금 자는 사람들은 아마 못 볼 거야. 곧 녹을 테니까. 첫눈은 그런 거니까. 아무도 모르게 잠깐 내리다가 그치는 거니까. 지금 절기는 소설(小雪)이 아닌가. 눈이 작게 조금만 내리는 때다.어라, 눈발이 점점 더 거세지네.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