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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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온 봄꽃들의 찬란한 봄 노래를 바라보며

[나무편지] 숨가쁘게 달려온 봄꽃들의 찬란한 봄 노래를 바라보며 ★ 1,224번째 《나무편지》 ★ 온 땅에 봄 기운 우우 퍼지자 나무들이 풀꽃들이 일제히 봄노래를 외장쳐 부릅니다. 빠르게 다가오는 봄 기운에 발걸음도 따라서 분주해지고, 눈길도 한층 바빠집니다. 그래봤자 사람의 눈으로는 이 봄을 일일이 다 바라볼 수도 없고, 봄의 걸음걸이를 사람의 말로 꼼꼼히 적을 수 없습니다. 한꺼번에 피어나는 봄꽃들을 《나무편지》에 온전히 담을 재간이 없습니다. 게다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봄의 속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도 봄길잡이에 나서는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봄 숲에서 한 밤과 두 낮을 머무르고 돌아와 가만히 봄꽃들을 돌아봅니다. 지난 2월 초에 드린 《나무편지》에서 3월 중순인 지난 주말에는 아마도 ‘설강..

‘죽서루’ 국보지정… 다시 발견한 삼척

관동8경중 최고 ‘벼랑위 누각’ 잠자던 ‘삼척의 매력’ 깨우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문화일보 입력 2024-03-28 09:23 업데이트 2024-03-28 09:25 오십천 건너편에서 바라본 야간 조명을 받은 죽서루 모습.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죽서루’ 국보지정… 다시 발견한 삼척 오십천 변 내려다보는 죽서루, 선비들 남긴 문장 읽는 재미 울퉁불퉁한 지형에 맞춘 기둥 · 용이 뚫고 지나간‘용문바위’ 복원된 객사 ‘진주관’엔 출입금지 대신‘신을 벗고 올라오라’ 삼척항엔 높이 50m ‘지진해일 안전타워’ 전망대 무료 이용 백두대간 산촌에 숨은 ‘가곡온천’… 근사한 경치 보며 스파 해안절벽 ‘초곡용굴촛대바위길’ 걸으며 기기묘묘 바위 구경 삼척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

이완용의 파묘

이완용의 파묘 중앙일보 입력 2024.03.28 00:22 조상 묘지를 이장(移葬)하는 문제를 둘러싼 영화가 화제다. 여러 말이 많지만, 뒤에는 산이 병풍처럼 가려 바람을 막아주고 앞에 고요히 냇물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풍광은 나쁠 이유가 없다. 기독교 문명권에서는 풍수지리설을 미신이라 치부하지만, 장묘문화는 일종의 자연지리학이다. 파묘(破墓)의 대표적 사례는 이완용(1858~1926)이다. 수재는 재승박덕(才勝薄德)하다더니 그가 그랬다. 명문가의 벌족으로 재산 많고 공부도 많이 했다. 선악 문제를 떠나 그 시대에 시류를 가장 정확하게 읽은 인물이었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닮고 싶은 사람으로 여겼던 그는 남보다 먼저 영어를 익혀 외교관의 등용 무대인 ‘정동 구락부’의 스타가 됐다. 글씨는 ..

현실과 해석은 분리될 수 있나

토리노의 말을 보고 니체는 왜 미쳤는가 중앙일보 입력 2024.03.26 00:38 현실과 해석은 분리될 수 있나 1889년 1월 3일 니체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카를로 알베르토 광장에서 마부에게 채찍질 당하는 말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울부짖으며 말에게 달려간다. 말의 목을 감싸 안고 날아오는 채찍질을 막으려 든다. 바로 이 순간 니체는 미쳐버린다. 그 이후 죽을 때까지 10년이 넘도록 그 광기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한다. 니체는 왜 미쳐버린 것일까. 채찍질당하는 말을 감싼 니체 작고하기 얼마 전, 베스트셀러 작가 이어령은 토리노의 말 사건을 실제로 있었던 일로 간주하며 이렇게 말했다. “토리노 광장에서 얻어맞는 말이 예수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인간의 편에 서지 말고 동물의 편에 서라는 신의 부르..

김영민 칼럼 2024.03.28

싸워야만 한다면 잘 싸우자

싸워야만 한다면 잘 싸우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27 00:32 지면보기 싸움의 기술 잘 지냈어? 혼자 있을 때 나는 가끔 나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마음이 몸에게 먼저 안부를 묻는다. “오늘 어땠어?” 몸이 대답한다. “너무 힘들었어.” 마음이 대꾸한다. “그 정도로 힘들어하면 어떡해. 한국에서 이 정도는 기본이라구.” 몸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의지만으로 다 되는 건 아니야. 네가 날 너무 몰아세우면 견딜 도리가 없어.” “내가 널 너무 몰아세웠다고?” 토라진 마음은 몸에게 소리친다. “넌 너무 저질이야!” 그래. 난 저질이다. 난 평균 이하의 저질 체력이다. 그러나 이 험난한 세상에서 저질 체력도 살아가야 한다. 싸우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소개할 것은 저질 체력을 위한 싸..

김영민 칼럼 2024.03.22

[51] 사진을 부르는 풍경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 읽기] [51] 사진을 부르는 풍경 신수진 예술기획자·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입력 2023.02.10. 03:00 조웅희, 태평염전, 2022. 인간은 순응한다. 천재지변에 순응하고, 환경에 순응하고, 주어지는 것들에 순응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있고 그냥 받아들일 순 없는 것도 있으니 때론 거스르거나 극복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힘이 닿지 않거나 애를 써도 달라지지 않는 일엔 결국 순응만이 길이다. 받아들이고 따르거나 뒤집어엎고 뛰쳐나가야 할 시간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생사와 존폐를 가른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생존한 종(種)으로서 인간은 적응의 방책인 순응의 미덕을 영리하게 써온 것이다. 자연을 품은 풍경 앞에서 저절로 숙연해지거나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있다. 해가 지고 ..

면벽

면벽 아무도 묻지 않고 나도 묻지 않았다 한 때는 뾰족한 아픔이 새 순으로 돋아오를 때라고 믿기도 하였으나 먼 길을 걸어온 늙은 말 등에 얹힌 짐이 한 줌도 되지 않는 세월의 무게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눈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세찬 빗줄기 꽂히는 아스팔트를 쪼아대는 비둘기의 투쟁과 몇 알 좁쌀을 입에 물고 무소유의 집으로 돌아가는 콩새가 전해주는 무언의 감사와 꽃도 아니라고 코웃음 치던 들판에 십자가처럼 피어나는 개망초의 용서가 아직 뜨거운 심장에 한 장의 편지로 내려앉을 때 눈물은 오늘을 사는 나의 양식 오롯이 가식의 옷을 벗는 영원으로 가는 첫걸음 지상에서 배운 첫 낱말 혼자 울 때 아무도 호명하지 않은 꽃으로 핀다

안부 (2021.12) 2024.03.22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몸에 대한 편견 바꾸기 중앙일보 입력 2024.03.22 00:24 이윤정 문화칼럼니스트 TV를 보며 몸에 대한 나의 편견을 바꾸게 된 계기가 몇 번 있다. 맨 처음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이었다. 천상의 연기를 펼치는 그의 완벽한 경기를 보고 나면 ‘다리 짧은’ 동양인 혹은 서양인의 이상적인 팔등신 비율 같은 고정관념은 깨끗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뛰어올랐다가 미끄러운 빙판에 안전하게 내려앉으려면 백인의 긴 다리는 좀 거추장스러운 게 아닐까 하는 ‘역 편견’이 생길 정도였다. 육체엔 각자 시간과 노력 새겨져 몸 만들며 한계 극복해 가기도 도전할 때 새로운 정체성 생겨 판앤펀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는 ‘섹시함’이란 단어에 대한 편견을 지워주었다. 자신의 몸으로 그렇게 당당하고 진..

문화평론 2024.03.22

김혜순 시인 ‘날개 환상통’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한국 첫 수상

김혜순 시인 ‘날개 환상통’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한국 첫 수상 중앙일보 입력 2024.03.22 15:43 업데이트 2024.03.22 15:45 홍지유 기자 구독 김혜순(69) 시인의 시집 『팬텀 페인 윙스(Phantom Pain Wings·날개 환상통)』가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시 부문 상을 받았다. 한국 문학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혜순 시인. [중앙포토]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2023 NBCC 어워즈'를 열고 시집 『날개 환상통』의 영어판인 『팬텀 페인 윙즈』를 시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했다. 『팬텀 페인 윙즈』는 이 상이 만들어진 1975년 이래로 번역 시집이 상을 받은 첫 사례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이 ..

일용직 노동자 호소…중처법 강화, 일할 기회 없어질 수 있어요

일용직 노동자 호소…중처법 강화, 일할 기회 없어질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2024.03.20 00:05 이두수작가, 건설노동자 소리내다(Make Some Noise)구독 앞보다는 뒷모습이 그이 본 모습일지 모른다. 겉모습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우리 반장처럼... 그림=이두수 4.10 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를 정치의 꽃이라 하기도 하고 민주주의 축제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광고 카피에 불과한 것 같다. 각 당의 공천 갈등을 바라보며 우리 사회가 정말 민주화되긴 한 것이냐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언제나 국민이 답이다’ ‘국민이 옳다’라며 국민을 주인으로 추켜세우지만, 정말 그럴까. 금리 인상과 부동산 불경기로 올해만 건설업체가 844곳이나 폐업..

[180] 만이불일(滿而不溢)

[정민의 世說新語] [180] 만이불일(滿而不溢)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2.10.16. 23:30 이조판서 이문원(李文源·1740~1794)의 세 아들이 가평에서 아버지를 뵈러 상경했다. 아버지는 아들들이 말을 타고 온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냈다. "아직 젊은데 고작 100여리 걷는 것이 싫어 말을 타다니. 힘쓰는 것을 이렇듯 싫어해서야 무슨 일을 하겠느냐?" 아버지는 세 아들에게 즉시 걸어 가평으로 돌아갔다가 이튿날 다시 도보로 올 것을 명령했다. 그 세 아들 중 한 사람이 이존수(李存秀·1772~1829)다. 조부는 영의정을 지낸 이천보(李天輔)였다. 영의정의 손자요 현임 이조판서의 아들들이 말 타고 왔다가 불호령을 받고 걸어갔다가 걸어왔다.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란 이존수 또한 뒤에 ..

[2024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2024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 솟아오른 지하 ​ 황주현 ​ ​몇 겹 속에 갇히면 /그곳이 지하가 된다 ​4시 25분의 지상이 감쪽같이 4시 26분의 지하에 세상의 빛을 넘겨주는 일, 언제부터 서서히 시작되었을까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아주 천천히 지상의 지하화가 도모되었을까 땅을 판 적도 없는데 다급한 말소리들은 지표면 위쪽에들 있다 조금 전의 당신의 양손과 두 볼이, 주름의 표정과 웃음이, 켜켜이 쌓인 말들이 들춰지고 있다 기억과 어둠이 뒤섞인 지상은 점점 잠의 늪으로 빠져드는데 누구도 이 어둠의 깊이를 짐작할 수 없다 ​몸이 몸을 옥죄고 있다 칠 층이 무너지고 십오 층이 무너졌다 그 사이 부서진 시멘트는 더 단단해지고 켜켜이 쌓인 흙은 견고하게 다져졌다 빠져나가지 못한 시간이 꽁꽁 얼어붙..

근대 무용가 조택원의 친일 행적에 관한 역사적 성찰

한국춤비평가협회 선정 2023 춤비평논저상 - 최우수논문 근대 무용가 조택원의 친일 행적에 관한 역사적 성찰 조경아 초 록 연구의 목적은 조택원(趙澤元; 일본명 후쿠가와 모토 福川元, 1907-1976)의 구체적인 친일 행위를 밝히고, 역사적으로 성찰하여 근대춤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것이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로 『친일인명사전』(2009)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2009) 등과 당대 신문·잡지를 이용하고 시각자료도 활용했다. 연구내용으로 우선, 친일의 기준과 조택원이 해당되는 영역을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조택원의 친일 활동을 분야별로 밝혔다. 조택원은 대표적인 친일작품인 「부여회상곡」(1941.5.12.-16) 안무, 다수의 황군위문공연, 징병과 학도병을 위한 공연을 비롯해 연극계와 영화..

카테고리 없음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