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네 집 나호열 누군가 ‘토마스!’라고 불렀다. 돌아보니 몇 년 전 나와 함께 예비교리를 받던 교우였다. ‘그래, 토마스였지. 내가!’ 역병으로 인한 봉쇄로 교회가 멀어지다 보니 까마득해진 이름이었는데 교우의 호명에 울컥 초심의 그 때가 되살아났다. 평생 무신론자인 내가 어찌 천주교도가 되었는가? 이순이 넘어가면서 불신과 증오가 창궐하는 시대에 대한 환멸, 늙어감의 한숨과 안식에 대한 열망이였다고 해두자. 아무튼 사월에 시작한 교리 학습은 장장 팔 개월이 지난 12월이 되어서야 끝났다. 오십이 갓 넘은 주임신부는 열정으로 가득 찬 분 이었다. 멋진(?) 사회생활을 하던 중에 삼십이 되어 신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뒤늦게 사제가 되었지만 현대인에게 왜 종교가 필요하며 신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